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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518

포르투갈어로 쓰는 여행기

오늘은 내 생애 네 번째 책이 출간된 특별한 날이다. 총 28명의 작가들이 인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 경험을 담아낸 책 "Destinos e Descobertas" (목적과 발견)의 출판식이 있었다.작년에 온 가족이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 여행 이야기를 풀어 썼다. 당시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딸이 그림일기 대회 본선에 진출하면서 갑자기 출발한 것이다.몇 년간 보지 못했던 양가 부모님을 뵈었고, 생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아이들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수 있었다. 한국의 풍경과 문화, 가족과의 재회는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 감정과 기억들을 글로 풀어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중이라 시간..

브라질 이야기 2024.06.30

브라질 학교급식에도 K바람이...훈풍 주도한 손정수 쉐프

요즘 한달간 정말 열심히 한식을 알리기 위해 고생했다. 그 결과를 지역 신문사에 기고했고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한인투데이] 브라질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한식을 학교 급식으로 제공하려는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aT 농수산품유통공사 상파울로 지사(지사장 정유선)와 공동으로 Graded, St. Nicholas, Stance Dual 국제학교를 대상으로 한식 교육을 주도한 손정수 셰프를 만나봤다. 기자: 브라질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점차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한식을 학교 급식으로 내놓으려는 운동이 한창이라고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어요?손정수 셰프: 네, 맞습니다. 브라질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러 학교에서 한식을 정식 급식..

브라질 이야기 2024.06.25

60만 명이 집을 나서다

브라질은 원래 한창 가을이다. 그러나 이상 기후로 인해 남극에서 부는 한파가 올라 오지 못하고 우루과이 접경 남부 지역에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리고 있다. 현재까지 3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60명이 사망했으며, 20만 대가 넘는 차량이 침수되었다. 이번 폭우는 이상 기온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인간의 욕심도 한몫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줄기를 바꾸고 땅을 넓히며 물길에 집을 세운 결과, 자연이 만들어 놓은 물길에 사람이 살면서 피해가 커진 것이다. 24일이 넘도록 물이 빠지지 않고 있다. 비는 계속 내리고 물은 점차 불어나고 있다. 지난 25일부터는 일부 산악 지방에 눈이 내리고 있다.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한 60만 명은 어디에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한국 사람도 다수 거주하고..

브라질 이야기 2024.05.30

고생은 개뿔

"셰프니까 고생 좀 하세요"요리가 뜨겁지 않다며 데워 달라는 손님이 있었다. 당연히 음식을 가지고 오면 다시 데워줄 텐데, 왜 직접 가지러 오지 않냐며 짜증을 냈다.우리 가게는 매장 안에 자리가 없고, 다 같이 쓰는 식당가에 있다. 또한 돈을 미리 내고 주문하는 시스템인데, 돈도 안 내고 멀리 다른 가게 앞에 앉아서 왜 안 오냐며 핀잔을 주었다.다른 직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기에 내가 직접 데워다 주었다.그러자 손님이 내 얼굴을 보며 기분 나쁘냐고 물었다."아니요, 기분 나쁘지는 않고요. 그런데 돈은 누가 내나요?"라고 대답했다.그때 옆에 있던 다른 손님이 "셰프니까 셰프님이 고생하셔야죠."라고 하길래,"아니요, 남을 위해 고생할 이유는 없습니다. 제가 왜 남을 위해 고생해야 하나요?"..

브라질 이야기 2024.05.26

십년을 기다리다

지금부터 10년 전. 비빔밥 양념과 불고기 양념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포장과 특허. 법인 등 넘어야 할것이 많아 판매를 바로 중단했다. 브라질에 한식을 알리며 재품개발과 시장개척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그 첫 단계가 막 넘었다. 없던 시장을 만들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가장 시급했던 포루투갈어 요리책도 만들었고 요리 교실도 열었다. 방송에도 출연하고 안터뷰에도 응했다. 제대로된 맛을 볼 수 있도록 식당도 차렸다. 조만간 불고기 양념을 비롯해 추가 제품도 출시된다.온라인 요리 수업도 촬영 들어가고 Gourmet 요리학교와 공동으로 한식 아카데미도 열것이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르다. 나를 나눌 수 없지만, 내 정신을 이해하고 따르는 사람이 한둘 늘어나 다행이다. 십년을 준비한 지금, 정말 소중한..

브라질 이야기 2024.05.24

아빠 생각하는 아들

"돈만 날린 거 아냐?" 아들이 참 좋아하는 포켓몬 카드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언제 오냐며 묻더니 대뜸 사기 당한 거 아니냐 고 묻는다. 저녁 늦게  카드를 받아 전해줬더니 약간 실망. 원했던 카드가 아니라 작은 딱지였던 것.  나이키가 아니라 나이스 신발을 사준 격.그래도 아빠를 위해 실망한 표정은 짖지 않고 냅다 방으로 뛰어 간다. 그러고는 "50 써 있는 거 하나, 20 써 있는 거 다섯 개, 그리고 100 써 있는 거 한 장 있어. 이걸로 또 다른 거 살 수 있지?" 하며 자기 용돈으로 비싼 거 사자고 한다.그래, 아들아 그렇게 하자. 예쁘고 착한 아들 손가온#아들 #손가온 #lucca

브라질 이야기 2024.05.19

브라질에 스타벅스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에서 스타벅스는 인기가 있을까? 작년에만 44개 매장을 닫은 스타벅스가 조만간 브라질을 떠날 예정이다. 맛은 좋았다. 처음으로 아메리카노를 시중에 선보였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출시했다. 뜨거운 커피만 마시는 브라질에서 차가운 커피를 주문하고 얼마나 즐거웠었는지 가격도 그리 높지는 않았다. 고급 커피점도 한둘 늘어나며 경쟁이 늘어나며 수익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브라질 국민이 원하는 커피점과는 조금 동떨어졌다. 철저하게 미국식을 선보이며 '봐라, 이게 유행이야' 이런 식으로 공략했다. 그러나 브라질이 원하는 커피점은 따로 있었다. 특별히 고급도 아니고, 맛도 아니고, 그냥 주위에서 편하게 자주 갈 수 있는 공간인데 그걸 고급스럽게 포장하려니 잘 안된 것 같다. 하여간 브라질..

브라질 이야기 2024.01.05

끝없는 도전, 불고기 양념 출시

홀로 때로는 같이 주말에 행사에 참여하여 호떡과 불고기를 판매했다. 기획하고 준비하느라 일주일 동안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몇 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정말 피곤하다. 포장, 팻말, 스티커 등은 전부 직접 만들었다. 재료도 모두 구해서 준비하는 데 허리가 아파졌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혼자 해낸 것은 아니다. 아내도 이날 8시간 동안 서서 호떡 200개를 만들었다. 손목과 허리가 아파서 진통제를 챙겨주었다. 집에 돌아와서 모든 물건을 정리하려고 보니 벌써 새벽이다. 정말로 졸려서 정리를 할 기운이 없어 그냥 잠이 들었다. 피곤하지만, 호떡을 맛보고 줄을 서는 모습을 보니 힘들었던 노력이 더욱 가치 있었다. 또한 내 불고기 양념을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뿌듯하다. 내 꿈과..

브라질 이야기 2023.12.12

반백살 된 느낌

어찌나 피곤한지 졸음 운전하다 50살에 저 세상 갈 뻔했다. 오늘은 Avenues 국제학교에서 닭강정 250kg와 잡채 1,500인분을 만들었다. 한 달에 두 번씩 학교 급식으로 한식을 내놓는다. 당연히 혼자 요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르친 조리사들과 함께 만든다. 먼저 잡채에 채소를 모두 썰어 버무리고 당면은 22kg 삶는다. 이를 한꺼번에 버무리지 못해 5번에 나눠서 버무린다. 손으로 다 버무리고 양념하고 그릇에 담다 보면 아침 시간이 다 지나간다. 원래는 닭강정을 하려고 했는데 재료도 비싸고 없어서 마늘간장 양념을 위에 뿌리기로 했다. 이 양념만 만드는데 한 시간이나 걸려 만들었는데 역시나 부족한 물엿, 순도를 맞추기 위해 무지 애를 썼다. 이야기 안 된 된장찌개를 만들라고 해서 한참을 고생했다...

브라질 이야기 2023.11.29

신용카드 연체비 400% 없애기

신용카드 이자와 전쟁 연간 400%가 넘는 신용카드 연체이자와 전쟁을 선포한 브라질 정부. 가계 부채는 49%로, 월급의 1/3을 빚 상환에 쓰고 있다.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사람 중 73%가 할부 구매를 한다. 가전제품, 의약품, 의류 등 모든 생필품이 비싸서 어쩔 수 없이 나눠서 산다. 오래전부터 말해왔지만, 브라질은 소득이 낮다. 그렇다고 월급을 마구 올려 줄 수도 없다. 또한 제대로 할부금을 내는 경우도 적다. 어떻게 해서든지 내려고 하지만, 이자가 너무 높아 제대로 낼 수 없다. 1년간 이런저런 이유로 밀리면 최초 금액의 네 배가 되는데, 낼 수 있나. 5년간 신용이 없어져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밀린 비용을 못 받아내는 은행과 카드사는 어쩔 수 없이 높은 이자를 받는다는 것이..

브라질 이야기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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