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한때 어디선가 사진을 현상하던 가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기억 속에서나 찾을 수 있는 존재가 된 듯하다.
증명사진이 필요하다는 말에 직접 출력해 가위로 잘라 보았지만, 예전만큼 능숙하게 자르지는 못했다.
30년 전, 아날로그 시대에 신문사에서 일했던 적이 있다. 원고는 팩스로 받고, 제목은 컴퓨터로 출력해 편집했다. 기사를 오리고 붙이며 한 페이지를 완성하는 데 3~4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지금은 모든 작업이 컴퓨터로 이루어지지만, 그때는 가위가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밥을 먹을 때만 내려놓았는데, 가위로도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도전해 보지는 않았다.
신문 편집에서는 글을 줄이거나 늘리는 작업도 필수였다. 줄일 때는 비교적 쉬웠다. 예를 들어, '했습니다'를 '했다'로 바꾸고, 불필요한 지명이나 직책을 과감히 삭제했다. 하지만 지면을 채우기 위해 글을 늘려야 할 때는 고역이었다.
활자가 부족하면 다른 기사에서 글자를 하나하나 오려 와야 했다. 그렇게 손으로 직접 오리고 풀로 붙여 한 페이지를 완성하면, 필름을 떠서 인쇄소로 보내고, 다시 윤전기를 돌려 따뜻한 신문을 받아오는 것이 내 일이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컴퓨터로 이루어지고, 인터넷으로 전송되니 그런 과정이 필요 없어졌다. 빠르고 편리하지만, 그만큼 더 복잡해진 세상 속에서 문득 심란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달래본다.
반응형
'브라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하는 한식 (0) | 2025.02.21 |
---|---|
저가 대체재 범람… 브라질, ‘커피 향’ 논란 확산 (0) | 2025.02.18 |
40년 동안 브라질에서 살며..두 번째 이야기 (0) | 2025.02.09 |
어쩌다 40년... (0) | 2025.02.04 |
🌟 2025년 9차 상파울루 역사 기행 초대 🌟 (0) | 2025.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