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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이야기 741

개업 칠 개월

어쩌다 보니 개업한 지 7개월이 됐다.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달리고 있다. 한 번에 해결될 일은 없다. 천천히 꾸준히 계속 전진해야 한다. 그게 내가 지금 최고로 할 수 있는 일이다.주방을 책임지며 부끄러운 소리 안 듣도록 많이 노력하고 있다. 그래도 부족하다. 잔소리하는 사람과 따끔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모두 고맙고 새겨 듣고 있다.셰프라는 이름을 걸고 우습게 분식이나 파냐는 핀잔도 들었다. 맛이 이것뿐이냐는 비판도 들었다. 이 모두 내가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는 일이고 내가 자초한 일이다.한편으로 아직 한식을 알리는 일도 꾸준히 하고 있다. 유튜브에도 출연하고 방송에도 나가고 있다. 물론, 돈이 되지 않지만. 한식을 알리는 일을 시작한 내 자존심 하나로 여기까지 오고 있다.나만 잘났다고 말하지는..

브라질 이야기 2024.09.30

브라질 전통 음식 - 모오까 방문

브라질 북동부(nordeste) 지역은 날씨가 덥고 척박한 땅이다. 이 지역에서는 쌀밥을 많이 먹고, 한국에서는 카사바로 알려진 만지오카(mandioca)를 가루로 내어 밥에 볶아 먹거나, 전분으로 타피오카(tapioca)로 점병을 만들어 먹는다.소고기를 소금에 절여 태양에 말린 것을 carne de sol이라 하며, 이 고기를 다시 물에 불려 조리하는 것도 유명하다. 쿡쿡한 냄새와 짠맛이 있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불만을 줄 수 있지만, 이 고기도 양념을 잘하면 아주 고소하다.대부분의 음식은 토마토와 양파 등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려운 현지 사정으로 인해, 만지오카(mandioca)와 감자를 섞은 맛이 나는 만지오끼냐(mandioquinha)를 삶아 먹기도 한다.만지오카 가루는 화리냐(far..

브라질 이야기 2024.09.06

브라질 결혼생활 환상

도대체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랑을 찾아 떠나는 것은 괜찮다. 새로운 도전도 좋다. 그런데 아무런 준비 없이 무조건 잘될 것이라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오래전부터 브라질에서의 결혼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해왔다. 사랑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을 위해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남의 나라에 와서 살려면 먼저 영주권이 필요하다. 물론, 결혼하면 이를 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무엇을 하든지 언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포르투갈어를 몇 마디 떠듬거린다고 해서 사람을 설득하거나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배우자에게만 의지할 수도 없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수차례 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모든 ..

브라질 이야기 2024.08.20

포르투갈어로 쓰는 여행기

오늘은 내 생애 네 번째 책이 출간된 특별한 날이다. 총 28명의 작가들이 인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 경험을 담아낸 책 "Destinos e Descobertas" (목적과 발견)의 출판식이 있었다.작년에 온 가족이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 여행 이야기를 풀어 썼다. 당시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딸이 그림일기 대회 본선에 진출하면서 갑자기 출발한 것이다.몇 년간 보지 못했던 양가 부모님을 뵈었고, 생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아이들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수 있었다. 한국의 풍경과 문화, 가족과의 재회는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 감정과 기억들을 글로 풀어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중이라 시간..

브라질 이야기 2024.06.30

브라질 학교급식에도 K바람이...훈풍 주도한 손정수 쉐프

요즘 한달간 정말 열심히 한식을 알리기 위해 고생했다. 그 결과를 지역 신문사에 기고했고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한인투데이] 브라질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한식을 학교 급식으로 제공하려는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aT 농수산품유통공사 상파울로 지사(지사장 정유선)와 공동으로 Graded, St. Nicholas, Stance Dual 국제학교를 대상으로 한식 교육을 주도한 손정수 셰프를 만나봤다. 기자: 브라질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점차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한식을 학교 급식으로 내놓으려는 운동이 한창이라고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 주시겠어요?손정수 셰프: 네, 맞습니다. 브라질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러 학교에서 한식을 정식 급식..

브라질 이야기 2024.06.25

60만 명이 집을 나서다

브라질은 원래 한창 가을이다. 그러나 이상 기후로 인해 남극에서 부는 한파가 올라 오지 못하고 우루과이 접경 남부 지역에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리고 있다. 현재까지 3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60명이 사망했으며, 20만 대가 넘는 차량이 침수되었다. 이번 폭우는 이상 기온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인간의 욕심도 한몫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줄기를 바꾸고 땅을 넓히며 물길에 집을 세운 결과, 자연이 만들어 놓은 물길에 사람이 살면서 피해가 커진 것이다. 24일이 넘도록 물이 빠지지 않고 있다. 비는 계속 내리고 물은 점차 불어나고 있다. 지난 25일부터는 일부 산악 지방에 눈이 내리고 있다.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한 60만 명은 어디에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한국 사람도 다수 거주하고..

브라질 이야기 2024.05.30

고생은 개뿔

"셰프니까 고생 좀 하세요"요리가 뜨겁지 않다며 데워 달라는 손님이 있었다. 당연히 음식을 가지고 오면 다시 데워줄 텐데, 왜 직접 가지러 오지 않냐며 짜증을 냈다.우리 가게는 매장 안에 자리가 없고, 다 같이 쓰는 식당가에 있다. 또한 돈을 미리 내고 주문하는 시스템인데, 돈도 안 내고 멀리 다른 가게 앞에 앉아서 왜 안 오냐며 핀잔을 주었다.다른 직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기에 내가 직접 데워다 주었다.그러자 손님이 내 얼굴을 보며 기분 나쁘냐고 물었다."아니요, 기분 나쁘지는 않고요. 그런데 돈은 누가 내나요?"라고 대답했다.그때 옆에 있던 다른 손님이 "셰프니까 셰프님이 고생하셔야죠."라고 하길래,"아니요, 남을 위해 고생할 이유는 없습니다. 제가 왜 남을 위해 고생해야 하나요?"..

브라질 이야기 2024.05.26

십년을 기다리다

지금부터 10년 전. 비빔밥 양념과 불고기 양념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포장과 특허. 법인 등 넘어야 할것이 많아 판매를 바로 중단했다. 브라질에 한식을 알리며 재품개발과 시장개척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그 첫 단계가 막 넘었다. 없던 시장을 만들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가장 시급했던 포루투갈어 요리책도 만들었고 요리 교실도 열었다. 방송에도 출연하고 안터뷰에도 응했다. 제대로된 맛을 볼 수 있도록 식당도 차렸다. 조만간 불고기 양념을 비롯해 추가 제품도 출시된다.온라인 요리 수업도 촬영 들어가고 Gourmet 요리학교와 공동으로 한식 아카데미도 열것이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르다. 나를 나눌 수 없지만, 내 정신을 이해하고 따르는 사람이 한둘 늘어나 다행이다. 십년을 준비한 지금, 정말 소중한..

브라질 이야기 2024.05.24

아빠 생각하는 아들

"돈만 날린 거 아냐?" 아들이 참 좋아하는 포켓몬 카드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언제 오냐며 묻더니 대뜸 사기 당한 거 아니냐 고 묻는다. 저녁 늦게  카드를 받아 전해줬더니 약간 실망. 원했던 카드가 아니라 작은 딱지였던 것.  나이키가 아니라 나이스 신발을 사준 격.그래도 아빠를 위해 실망한 표정은 짖지 않고 냅다 방으로 뛰어 간다. 그러고는 "50 써 있는 거 하나, 20 써 있는 거 다섯 개, 그리고 100 써 있는 거 한 장 있어. 이걸로 또 다른 거 살 수 있지?" 하며 자기 용돈으로 비싼 거 사자고 한다.그래, 아들아 그렇게 하자. 예쁘고 착한 아들 손가온#아들 #손가온 #lucca

브라질 이야기 2024.05.19

브라질에서 한식당 창업하다

드디어 한식당을 오픈했다. 브라질에서 한식을 알리기 시작한 2011년만 해도, 나는 식당을 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람 마음을 얻기 위해 시작한 한식 알림 운동이 점차 커지면서 어느새 나는 방송에서 한식 요리를 하고, 포르투갈어로 된 한식 요리책을 출간했으며, 이제는 한식당을 오픈했다. 지난 2월 28일, 주상파울로 총영사인 배상범 총영사와 무역관 관장, 제갈영철 한브장학회 이사 등 귀빈과 지인을 초대하여 개업식을 갖게 되었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감동과 동시에 눈물이 흘렀다. 식당 준비는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다. 가게 내부는 수리되어 있었지만, 내가 써야 할 냉장고, 가스렌지, 싱크대 등 하나하나를 구입하고 설치해야 했다. 매일 20가지 일을 해도 뭐 하나 빠지지 않게 찾아보니, 어쩌..

브라질 이야기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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