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브라질도 한글을 사랑합니다.

착한브라질 2015. 6. 25.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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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분명 제 눈에는 한글로 보이는데 이건 무슨 뜻일까요?


"스토리텔리형 테마 스트리트몰"


한글로 쓰여있기는 한데 도대체 이게 무엇인지.

인류자산인 한글을 함부로 다루는 것을 보면 정말 답답합니다.



저는 브라질에 살면서 한글을 배우고 쓰려고 노력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의 배움으로 잃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보면 한글을 배우는 브라질 친구도 많고 한인 2세보다 3세가 더욱 적극적으로 한글을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에 유학 중인 브라질 학생들이 만든 모임에 보면 서로 활발히 소통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있죠.

제가 운영 중인 한식홍보 반찬닷컴에는 김치를 만들어 먹고 싶다, 고추장을 사고 싶다는 문의 이메일이 오기도 합니다.

아무리 인터넷 시대라 해도 관심을 두지 않으면 바른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리 기성세대와 달리 이곳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2세는 더욱 사용할 일이 없죠.

편리한 생활언어인 포르투갈어로 자녀와 대화하다 보면 되겠지만 이제 이민 50년이 된 브라질 한인은 아직 1세대가 살아 있습니다.

자라나는 세대와 이민 1세대가 대화가 안된다는 것은 비극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잘 안 쓰는 한글 이를 제대로 알고 쓰자고 시작한 게 브라질 한글 사랑 운동입니다.

특별하게 무엇을 바꾸자는 게 목적이 아니라 한글을 자주 사용하고 제대로 사용하자는 것이죠. 


<한글을 사랑하고 바르게 씁시다>  http://blog.daum.net/joaobrazil/311


한글을 사랑하기에 앞서 브라질 언어에 대해서 먼저 써 보겠습니다.


브라질 문맹률은 높습니다. 

15세 이상의 문맹자를 보면 전국 1,300만 명이라고 합니다. (브라질 인구 2억 명 2015년)

25살 이상 성인을 보면 1,263만 명으로 이는 전체 25살 이상 인구의 10% 이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물론 낮은 교육열이 있습니다.

문맹자 중 700만 명은 가장 살기 어려운 북동부 지역에 있어 차별적인 정책과 정부의 무관심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포르투갈어 문법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같은 라틴계열에서도 가장 발달하였다고 자부하는 포르투갈어는 추상적인 개념부터 표현법이 가장 풍부합니다.

저도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영어 표현은 읽을 줄 알지만 표현할 때 쓰는 포르투갈어는 가장 발달한 언어 같이 느껴집니다.

특히 남미 인디오와 아프리카 흑인 언어를 받아들이며 발전된 브라질 포르투갈어는 독특한 표현법이 많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런 발전된 포르투갈어가 너무 복잡한 체계를 가져 그 문법을 쉽게 배울 수 없다는 것이죠.

특히 숫자를 셀 때도 단수냐. 복수냐 하는 것부터 시작해 남성.여성으로 분리되는 것은 정말 오랜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사용하며 습득해야 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웅 = Um (한 개 남성)
운스 = Uns (여러개 남성)
우마 = Uma (한 개 여성) 
우마스 = Umas (여러개 여성)


그래도 같은 로마자를 쓰기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복잡한 글을 쓰고 읽기에 어렵다 보니 문법을 더욱 쉽게 하기 위해 수차례 개정안을 발표했는데.

문제는 포르투갈어 종주국 포르투갈에서는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수차례 격돌 되기도 했습니다.

브라질, 모잠비크, 앙골라, 동티모르, 까보베르데, 마카오, 기네비사우, 적도기네, 상투메 프린시페 총 2억6천만 명이 사용하는 포르투갈어 문법을 개정하는 그 이유는 더욱 쓰기 쉽고 읽기 쉽게 하자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예전에 사용되던 포르투갈어입니다.


금지를 뜻하는 PROHIBIDO에서 무음인 H하나를 빼 PROIBIDO

붙이다를 뜻한 COLLOCAR에서 L 하나를 빼 COLOCAR

광고지를 뜻하는 ANNUNCIOS에서 N하나를 빼 ANUNCIOS

이게 지금 사용하는 언어입니다.


 

결국, 멋진 글보다는 시민들이 사용하기 편한 것으로 바꾸었는데

처음 교양있는 글이라고 우기던 기성세대로 편리성을 따르며 지금과 같이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주의를 뜻하는 "ATENÇÃO' 같은 글을 보면 엑센트가 있습니다.

옆 동네 같은 스페인권에서도 사용 안 하는 이런 엑센트와 잘 사용안하던 Ü 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개정안은 보다 편하게 쓰기 쉽게 하여 문맹률을 낮추려는 의지도 있습니다.

같은 로마자를 쓰지만 생활에 들어와 정착한 영어, 이를 막고자 포어를 쉽게 하자는 이유도 깔려 있는 것이죠


자 그럼 우리 한글은 어떨까요?

당연히 쓰기 쉽고 전달하기 쉽습니다.

낮은 문맹률을 봐도 정말 멋진 글입니다.

위의 포르투갈어가 변한 것과 같이 한글도 변해야 할까요?

저는 그런 것보다 쓰는 우리가 좀 더 공부하게 제대로 써야 한다고 봅니다.

가장 경쟁력 있는 우리 자산인 한글을 사랑하지 않고 함부로 써버린다면.

요즘 가장 관심을 많이 받는 우리 한국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사람이 줄서서 배우는 한글

좀 더 사랑하고 공부하고 사용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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