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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수 396

브라질에서 한식당 창업하다

드디어 한식당을 오픈했다. 브라질에서 한식을 알리기 시작한 2011년만 해도, 나는 식당을 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람 마음을 얻기 위해 시작한 한식 알림 운동이 점차 커지면서 어느새 나는 방송에서 한식 요리를 하고, 포르투갈어로 된 한식 요리책을 출간했으며, 이제는 한식당을 오픈했다. 지난 2월 28일, 주상파울로 총영사인 배상범 총영사와 무역관 관장, 제갈영철 한브장학회 이사 등 귀빈과 지인을 초대하여 개업식을 갖게 되었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감동과 동시에 눈물이 흘렀다. 식당 준비는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다. 가게 내부는 수리되어 있었지만, 내가 써야 할 냉장고, 가스렌지, 싱크대 등 하나하나를 구입하고 설치해야 했다. 매일 20가지 일을 해도 뭐 하나 빠지지 않게 찾아보니, 어쩌..

브라질 이야기 2024.03.05

제 8차 상파울로 역사 기행

8년 동안 이어온 상파울로 역사 기행, 어제 또 한 번 사람 모아 다녀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상파울로 역사를 배우고 왜 도시가 이렇게 발전했는지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예년에는 예약 후 안 오는 사람 많아 돈을 받았었다. 그렇다고 해서 큰돈도 아니고 10불 정도. 이걸 또 모아서 자선단체에 기증하는데 올해는 이걸 아예 안 받았다. 총 25명이 예약해서 함께 즐겁게 보냈다. 한국에서 유학생, 주재원, 한인 동포 등 각자 궁금한 것을 배우러 시작한 것이다. 날씨는 갑자기 비가 오며 추웠다. 그래도 우리는 재미있었다. 원래는 위험한 시내 중심지는 안 가려고 했는데 그나마 오후에 후딱 다녀왔다.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올해도 힘을 내어 재능을 기부했는데 언젠가 다른 사람이 같이했으면 한다. 하여..

브라질 이야기 2024.01.26

브라질에 스타벅스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 브라질에서 스타벅스는 인기가 있을까? 작년에만 44개 매장을 닫은 스타벅스가 조만간 브라질을 떠날 예정이다. 맛은 좋았다. 처음으로 아메리카노를 시중에 선보였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출시했다. 뜨거운 커피만 마시는 브라질에서 차가운 커피를 주문하고 얼마나 즐거웠었는지 가격도 그리 높지는 않았다. 고급 커피점도 한둘 늘어나며 경쟁이 늘어나며 수익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브라질 국민이 원하는 커피점과는 조금 동떨어졌다. 철저하게 미국식을 선보이며 '봐라, 이게 유행이야' 이런 식으로 공략했다. 그러나 브라질이 원하는 커피점은 따로 있었다. 특별히 고급도 아니고, 맛도 아니고, 그냥 주위에서 편하게 자주 갈 수 있는 공간인데 그걸 고급스럽게 포장하려니 잘 안된 것 같다. 하여간 브라질..

브라질 이야기 2024.01.05

2024년을 열어 가며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녕하세요. 브라질에 사는 손정수입니다. 이제 곧 2023년이 지나갑니다. 여러분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며 저의 한 해를 뒤돌아 봤습니다. 저에게 올해는 정말 바빴고 뜻깊은 한 해였습니다. 무엇보다 일곱 살 쌍둥이를 데리고 한국에도 다녀왔고, 무엇보다 꿈과 목적을 확실하게 가지게 됐습니다. 2011년부터 브라질에서 한식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2022년에 첫 한식 요리책을 출간하였고, 2023년에는 한식 아케데미를 출범했고, 2024년에는 작은 가게를 시작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도움과 지지를 보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024년에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시작과 희망으로 가득 찬 한 해가 되길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 즐겁게 삽시다.

브라질 이야기 2023.12.30

끝없는 도전, 불고기 양념 출시

홀로 때로는 같이 주말에 행사에 참여하여 호떡과 불고기를 판매했다. 기획하고 준비하느라 일주일 동안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몇 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정말 피곤하다. 포장, 팻말, 스티커 등은 전부 직접 만들었다. 재료도 모두 구해서 준비하는 데 허리가 아파졌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혼자 해낸 것은 아니다. 아내도 이날 8시간 동안 서서 호떡 200개를 만들었다. 손목과 허리가 아파서 진통제를 챙겨주었다. 집에 돌아와서 모든 물건을 정리하려고 보니 벌써 새벽이다. 정말로 졸려서 정리를 할 기운이 없어 그냥 잠이 들었다. 피곤하지만, 호떡을 맛보고 줄을 서는 모습을 보니 힘들었던 노력이 더욱 가치 있었다. 또한 내 불고기 양념을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뿌듯하다. 내 꿈과..

브라질 이야기 2023.12.12

반백살 된 느낌

어찌나 피곤한지 졸음 운전하다 50살에 저 세상 갈 뻔했다. 오늘은 Avenues 국제학교에서 닭강정 250kg와 잡채 1,500인분을 만들었다. 한 달에 두 번씩 학교 급식으로 한식을 내놓는다. 당연히 혼자 요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르친 조리사들과 함께 만든다. 먼저 잡채에 채소를 모두 썰어 버무리고 당면은 22kg 삶는다. 이를 한꺼번에 버무리지 못해 5번에 나눠서 버무린다. 손으로 다 버무리고 양념하고 그릇에 담다 보면 아침 시간이 다 지나간다. 원래는 닭강정을 하려고 했는데 재료도 비싸고 없어서 마늘간장 양념을 위에 뿌리기로 했다. 이 양념만 만드는데 한 시간이나 걸려 만들었는데 역시나 부족한 물엿, 순도를 맞추기 위해 무지 애를 썼다. 이야기 안 된 된장찌개를 만들라고 해서 한참을 고생했다...

브라질 이야기 2023.11.29

신용카드 연체비 400% 없애기

신용카드 이자와 전쟁 연간 400%가 넘는 신용카드 연체이자와 전쟁을 선포한 브라질 정부. 가계 부채는 49%로, 월급의 1/3을 빚 상환에 쓰고 있다.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사람 중 73%가 할부 구매를 한다. 가전제품, 의약품, 의류 등 모든 생필품이 비싸서 어쩔 수 없이 나눠서 산다. 오래전부터 말해왔지만, 브라질은 소득이 낮다. 그렇다고 월급을 마구 올려 줄 수도 없다. 또한 제대로 할부금을 내는 경우도 적다. 어떻게 해서든지 내려고 하지만, 이자가 너무 높아 제대로 낼 수 없다. 1년간 이런저런 이유로 밀리면 최초 금액의 네 배가 되는데, 낼 수 있나. 5년간 신용이 없어져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밀린 비용을 못 받아내는 은행과 카드사는 어쩔 수 없이 높은 이자를 받는다는 것이..

브라질 이야기 2023.11.24

따까까와 김치, 김치가 아마존을 만나다.

우리가 그렇게 사랑하는 김치가 이제 브라질에서 많은 사람이 찾는 음식이 되고 있다. 11월 22일은 전 세계적으로 김치의 날이다. 이곳 상파울로에서도 aT센터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주최한 김치 요리 경연이 열렸다. 1차 예선 서류 심사를 한 자격으로 행사에 초대받아 다녀왔다. 어떤 음식을 만들던지 김치를 넣으면 되는데, 간단한 조리를 해야 하고, 실용적으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중 한 신청자는 요리 위에 살짝 김치만 올리는 것이었는데, 이건 너무 성의 없어서 점수를 낮게 줬다. 다른 신청자는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김치를 하나도 안 넣었다. 아마 깜빡하지 않았나 싶다. 브라질 음식은 한식처럼 밥과 반찬으로 나눠주기 때문에 우리 음식이 브라질 사람들에게는 친근감 있게 다가서고 있다..

브라질 이야기 2023.11.24

상파울로 Avenues 국제학교에서 한식 급식을 만들어 내다.

상파울로 Avenues 국제학교에서 한식 급식을 만들어 내다. Avenues 국제학교에는 한국인 학생을 비롯해 1,600명이 매일 점심을 먹는 곳이다. 이 학교에서는 이제 매달 두 번씩 한식을 급식으로 내놓는다. 첫 번째 날 불고기와 잡채 그리고 간장양념 샐러드를 준비했다. 새벽별을 보고 아내와 출근하여 앉지도 못하고 7시간 일했다. 당면 38kg를 삶아 잡채 만드느라 아내 손이 다 익었다. 수 십킬로 솥단지 들고 움직이느라 허리가 아프다. 원하는 맛을 내기는 쉽지 않다. 내가 원하는 고기를 준비하지 못했고, 파, 마늘 신선도와 양이 문제였다. 한국산 양념을 쓰도록 했기에 가격도 아주 비싸다. 그러나 제대로 하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기술을 넣었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온전히 담았다. 지난 2011년부터..

브라질 이야기 202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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