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착한브라질 2023. 10. 2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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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한국 여행기를 틱톡에 올리며 딱 15초 정도 "브라질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 한국 사람 있다" 말했다. 왜 그랬을까? 하여간 댓글과 메시지가 쌓이고 있다. 다들 후딱 채팅방을 개설하라고 난리다. 할 줄 모른다고 했더니 자기들이 만들겠다며 아우성친다.

결혼중개업 회사를 열라는 소리부터, 사기꾼이 하도 많아 불안했는데 자기 꿈을 실현할 수 있겠다며 '아멘' 을 외치는 글도 봤다. 친절하게 댓글을 달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잠시 화면을 보지 않고 있다. 이걸 어쩌나

멋진 남자를 원하는 것은 좋은데 결혼하고 싶다며 남기는 댓글이 재미있다. 50세 이상 남자를 원한다거나, 성인 자녀 두 명이 있어서 육아는 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냥 친구로 사귀고 싶다며 글을 올리는 데 대부분 40대 이상인 것만 알아 두자.

남자 하나 잘 만나 인생을 역전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들 현실이 어떤지 잘 안다. 서로 댓글 쓰며 웃고 떠들고 갑자기 친구가 되고 하여간 난리다. 이러다 서로 단체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다들 한국 남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 드라마에서 본 이미지 그대로 멋지고 예쁘고 상냥하고 뭐 그런 남자를 원한다. 세상에 그런 남자 있을까? 글쎄 그건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화면에 나오는 멋진 남자는 한국 남자가 아니라 외계인이다. 한국에 가면 저런 남자가 막 굴러다니는 줄 알다. 천만에! 나도 한국 사람이지만 이건 아니다 싶다.

환상을 깨야 할까? 그러다 실제로 연인이 탄생하면 어떨지 상상만 해도 불안하다. 웃긴 게 이들 모두 자기들은 한국어를 모른다고 한다. 자막으로 드라마 봐서 한국 남자 만나면 자막이 나온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내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 말조심해야겠다.

추신: 한국 남자님들 그렇다고 내게 연락하지 마세요. 나도 이들을 잘 모르겠습니다.

#웃으면안됨 #결혼정보 #남녀커플 #한국남자브라질여자 #이게다가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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