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렇게 사랑하는 김치가 이제 브라질에서 많은 사람이 찾는 음식이 되고 있다. 11월 22일은 전 세계적으로 김치의 날이다. 이곳 상파울로에서도 aT센터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주최한 김치 요리 경연이 열렸다.
1차 예선 서류 심사를 한 자격으로 행사에 초대받아 다녀왔다. 어떤 음식을 만들던지 김치를 넣으면 되는데, 간단한 조리를 해야 하고, 실용적으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중 한 신청자는 요리 위에 살짝 김치만 올리는 것이었는데, 이건 너무 성의 없어서 점수를 낮게 줬다. 다른 신청자는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김치를 하나도 안 넣었다. 아마 깜빡하지 않았나 싶다.
브라질 음식은 한식처럼 밥과 반찬으로 나눠주기 때문에 우리 음식이 브라질 사람들에게는 친근감 있게 다가서고 있다. 아, 맞다. 한 참가자는 자기가 직접 만들어 온 김치를 자랑했는데, 맛을 봐도 참 훌륭했다.
총 7명의 본선 진출자의 요리 실력은 대단했다. 맛도 여러 가지 다양하게 나와 참 재미있었다. 오지랖 넓은 나는 앞에서 이들을 위로하며 하나씩 맛볼 수 있었다. 결론은, 모두 당장 팔아도 될 정도로 상품성이 높다.
이 중 한국 된장국과 비슷하게 생긴 북부 아마존 지역의 전통 음식 따까까(Tacaca)에 김치를 넣은 만두와 함께 완성한 Fabio Fonseca 셰프가 우승을 차지했다.
원래도 시큼한 맛이 나는 따까까가 김치와 이렇게 궁합이 맞다니! 그렇다고 당장 뛰어나가 따까까를 찾아 먹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을 정도로 호불호가 강한 음식이다.
심사위원들이 심사하는 동안 모든 참석자를 대상으로 김치 만들기도 있었다. 다들 장갑을 끼고 집에 가져갈 김치를 직접 만드는데, 기분이 묘했다.
지난 2011년, 아무도 한식에 관심을 두지 않을 때부터 한식을 홀로 알려왔다. 강제로 입에 넣어 주면 뱉으며 화를 내던 브라질 국민이 이제 이렇게 직접 만들어 먹는다니 가슴이 뿌듯하다.
내가 직접 김치의 날을 만들고 행사를 주관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한식을 꾸준히 알려왔다고 자부한다. 참고로 이번 김치의 날은 현 아우렐리오 노무라 시의원이 발의하여 상파울로 시행령으로 지정된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김치와 한식이 꾸준히 사랑받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제 직접 나서서 관리하고 키워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장 저렴하고 맛없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
하여간 우리 김치, 이제 곧 브라질 전국에서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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