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2023년 첫 휴가

착한브라질 2023. 1. 8.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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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놀았다. 2023년을 열어가며 드디어 초등학생이 되는 쌍둥이에게 추억을 남길 여행을 갔다 왔다. 상파울로에서 북쪽으로 130km 떨어진 Itapeva에 있는 Vale Suiço 리조트. 밥도 다 준다고 하니 아이들과 부랴부랴 떠났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상파울로에서 북부에 위치한 미나스제라이스주는 산이 있다. 해발 1,000미터에 자리를 잡고 있어 공기는 좋다. 주위에 큰 공장도 없고 대도시도 없어 조용한 편이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따뜻한 물이 나오는 수영장에서 살았다. 우리 아이들도 물을 이렇게 좋아하는지 처음 알았다. 비는 또 왜 이리 오는지 참나. 비바람에 추울 때는 실내 수영장에서 몸을 데우고 쉬었다. 

내 이름에 물 '수' 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나는 물이 참 좋다. 물에서 종일 놀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어 이번 기회에 마음껏 수영하고 허리 운동도 했다. 

매 끼니마다 음식이 나오지만, 맛은 별로다. 웬만해서는 음식 사진 찍어 두는데 이번에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요리를 만드는 우리 부부에게는 참 고역이었다. 가짓수는 많은데 실력이 없는지 아니면 원가를 줄이려고 했는지 맛이 영 아니올시다.

이번 리조트 여행에서 아이들에게 좋은 놀거리가 많았다. 놀이 요원과 같이 놀면 되는데 포르투갈어 하기 싫어서,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서 아이들이 착 달라붙었다. 덕분에 수영장 의자에 누워 쉬려던 내 꿈은 달아났다.

이렇게 4일간 놀고 인근 1시간 거리에 있는 Monte Verde 관광 도시로 향했다. 해발 1,500미터가 넘는 이곳은 연간 쌀쌀하고 겨울에는 가끔 살짝 눈이 내리는 곳이다. 지금 한참 더워야 할 여름인데 새벽에 7도까지 떨어지며 벽난로에 장작을 태웠다.

독일 사람이 몰려 살며 관광 도시가 형성되어 매년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물론, 지금 같은 여름에는 원래 관광객이 줄어들어 구경하기 딱 좋다. 그렇지만, 한여름에 이렇게 춥다니 참 희한하다. 다행히 준비성 철저한 아내가 잠바를 준비해가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곳에 새롭게 생긴 영하 17도를 느낄 수 있는 아이스바가 있다. 입장료 내고 들어가면 30분간 내부를 즐길 수 있는데 그냥 컨테이너 냉장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더운 이곳 사람에게 이런 영하 온도는 경험해볼 수 없는 특이한 것으로 사람들이 계속 온다.

평소 할머니.할아버지 보자며 한국 가자고 보채는 우리 아이들. 지금 한국 온도가 이처럼 영하 온도라고 하자 둘이 눈이 커지며 가기 싫다고 한다. 태어나서 이렇게 추운 건 처음 겪는 아이들에게 충격적인가 보다. 10분 정도 있다가 빨리 나가자고 보챈다.

독일식 건축도 볼만하고 무엇보다 치즈, 포도주, 맥주가 유명하다. 인근에서 많이 생산되는 포도주와 치즈는 풍미가 높다. 사과가 들어간 슈트르델은 내가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라 많이 먹었다. 소시지와 빵도 먹어야 하는데 일주일간 여행이라 다들 지쳐있었다.

이렇게 추억 여행 끝내고 집에와 서 쉬고 있다. 다음 주에도 밀린 업무보고 차츰 올해 일 시작해야 한다. 사실 브라질은 카니발이 지나야 진정한 한 해가 시작된다. 2월 중순에 있을 카니발까지 이렇게 천천히 일해야 한다. 잊지 못할 추억 여행을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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