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브라질 축구를 보지 않는 이유 - 7:1 악몽

착한브라질 2022. 11. 2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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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이 드디어 시작된다. 브라질도 월드컵 축제 분위기로 오랜만에 평화가 깃들고 있다. 얼마 전 대선을 치르며 둘로 쪼개진 국력. 이제 한 몸이 되어 국가대표를 응원하게 된다.7


브라질은 만년 우승 후보이다. 1회 때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출전했다, 5관왕에 빛나는 실력으로 올해도 우승을 꿈꾸고 있다.

 

국가 대표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근무 시간이 줄어든다. 가령 오전 경기가 있으면 오후만 근무, 오후 경기가 있으면 점심 먹고 퇴근한다. 

 

그래야 다들 집에 들어가서 축구를 볼 수 있다. 이래서 상업계와 공업계는 월드컵 기간 생산량과 영업 매출이 팍 줄어 든다.

 

안타깝게 나는 축구를 안 본다. 원래부터 축구광이었는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생긴 트라우마가 아직도 나를 힘들게 한다.


준결승전에서 붙은 브라질과 독일. 이날 친구들과 함께 우리 아파트에서 고기를 굽기로 했다. 고기 사고, 맥주 사고 불 피우고 즐거운 날. 


전반 전 11분에 한 골을 먹을 때만 해도 "뭐 셋 골 넣어 이기면 되지 뭐 우히히히" 이딴 생각이나 하며 다들 한잔하고 있었다. 불에 올린 고기를 보러 간 사이 23분에 한 골 또 먹을 때만 해도 그랬다


정확히 1분 뒤 24분에 세 번째 골을 먹었을 때는 리플레이로 보여주는 줄 알았다. 고기 뒤집는 동안에 두 골을 먹다니. 이때부터 고기는 한쪽으로 밀어두고 축구만 봤다.


결과는 누구나 다 아는 7:1로 패배. 마지막 90분에 명예 골을 넣지 않았다면 이때 국가대표 모두 두들겨 맞았을 것이다.


하여간 이때부터 축구에 대한 미련이 다 없어졌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봐도 즐겁지 않고 의미도 없다. 그러나 다시 볼 기회는 있다.


브라질이 우승하여 6관왕이 되던가 아니면 대한민국이 우승하면 된다. 가끔 브라질과 한국이 경기하면 누굴 응원할 것이냐는 초딩적인 질문을 받는다. 물론 나는 대한민국을 응원한다. 


하여간 이번 월드컵이 시작되어 기대는 된다.


대~~~한민국! Bra~~~~sillllllll!

 

https://youtu.be/QV7ulNCWQ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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