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나비처럼 날아라, 한인동포 영화 관람

착한브라질 2022. 11. 17. 22:01
반응형

브라질 한인 동포 2세 영화감독 파울라 김(한국명 김은미)의 신작 Diario de Viagem(Butterfly Diaries) 영화가 지난 16일 Petra Belas Artes (R. da Consolação, 2423) 극장에서 첫 상영돼

Petra Belas Artes 극장은 규모가 작고 빠울리스따 대로 끝에 자리 잡아 주차장도 없다. 그러나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몇 안 되는 예술 극장으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이번에 상영한 작품은 빠울라 김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그동안 단편 영화를 다수 만들었지만, 혼자만의 이름을 내걸고 만든 영화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가 상영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5년 칸 영화제에서 다수의 시나리오와 경쟁하여 당당히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는 프로젝트로 선정된 바 있다. 브라질 국적으로 출품하여 각광을 받으며 탄탄한 길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17년에는 상파울루주 영화진흥원에서 주최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경쟁률 12만 대 1을 뚫고 당당히 선정되어 영화를 만들 기회가 주어졌다. 주연배우를 뽑고 스태프를 꾸리는 등 오랜 준비 끝에 제작이 시작됐다.

2019년에 모든 작업이 끝나고 후작업을 하던 중 코비드 판데믹 사태가 벌어지며 출시가 미뤄졌다. 2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드디어 이번에 개막한 것이다.

영화는 1995년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헤알 정책으로 브라질 화폐가 강세를 보이자 중산층 부모님이 주인공 리즈 Liz (마노엘라 알리페르티 분)를 아일랜드로 유학 보내며 시작된다.

어린 나이로 외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주인공은 집으로 돌아오며 편집증과 거식증에 걸린다. 지독한 사춘기를 지낼 나이에 음식을 거부하며 주위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이를 헤쳐 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았다.

이번 영화는 김 감독이 어린 시절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한때 심한 거식증으로 음식을 거부했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의 왜곡된 시각( Sobre nossa visão distorcida)’ 사이트를 만들어 소소한 경험을 공유하며 지금도 많은 사람과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 감상을 소개하자면 영화는 소름 끼치도록 현실적이다. 주위 생활 소음을 제외하고 배경 음악이 거의 없다. 주인공의 독백으로 가득한 영화는 자칫 연극처럼 보이기도 하며 짧은 행위예술 작품을 보는 느낌도 있다.

주인공이 음식을 거부하며 처절한 기분과 몸 상태를 나타내는 연기는 가히 무섭다. 누구나 겪는 폭풍 사춘기를 어떻게 지냈는지, 잃어버린 과거를 보는 느낌도 든다.

파울라 김 감독은 1983년 브라질에서 태어나 상파울로 주립대학(USP)에서 시나리오와 촬영을 전공했다. 애니메니션과 영화 연출 및 잡지 편집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작가이다.

18세 나이에 스톱모션 애니메니션 <노골적인 성(Explicit Sex)라는 작품으로 2002년 상. 2009년에는 ‘엄친아’을 제작하여 브라질 극장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Diario de Viagem 영화는 감독이 세운 Sam Ka Pur Filmes 와 Dezenove Som Imagem 사가 합작으로 제작했으며 Pandora Filmes 가 배급한다. 이번 영화는 아래 사이트에서 표를 살 수 있다.

https://www.cinebelasartes.com.br/filme/diario-de-viagem/

고생하며 작품을 완성한 파울라 김 감독, 출연진, 제작진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