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내가 뛰어야 하는 이유

착한브라질 2022. 11. 26.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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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며 기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허리가 펴지고 다리 근육이 붙는다. 이걸 몇 년 간 지속적으로 해야 건강해질 것이다. 그동안 내 건강이 왜 이렇게 나빠졌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다.


일단, 10년 전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글을 많이 쓰기 시작했다. 정신이 집중되며 내가 평소 하고 싶었던 말과 생각을 블로그, 신문, 잡지에 올렸다. 하루 열 시간 이상 앉아 생각하고 글을 썼다. 글이 모여 책도 되었지만 허리와 어깨가 아작 났다.


두 번째는 육아다. 이제 만 6살 한 쌍둥이. 기저귀 갈고 먹이고 재우고 하다 보니 잠은 뒷전이고 건강도 망가졌다. 먹는 것도 대충 먹고, 남는 것 먹어 치우다 살이 늘어났다. 무엇보다 체력이 떨어져 칼로리 높은 설탕에 의존하다 이제 당뇨병에 걸릴 것 같아다.


세 번째는 만남이다.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 이야기하다가 기가 빨린다. 한 때는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 30분 간격으로 예약한 적도 있다. 이때 내 기가 다 빠진다. 아내가 이를 알기에 당분간 사람 만나지 말라 한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10분 간 운전하면 공원에 6시 10분 전에 도착한다. 6시에 문을 여는 공원은 안전하다. 경비원이 계속 전기오토바이로 돌고 공원 밖에서는 경비원 차가 순찰한다. 무엇보다 카메라다 많다. 공원 한반퀴가 800미터라 얼마 되지 않는다 그나마 안전하다.

차를 대놓고 뛰기 시작하면 눈에 띄는 사람 한둘 나타난다. 며칠간 뛰다보니 누가 오는지 패턴이 보인다. 이 중 매일 나와 인사하는 사람이 있다. 브라질 사람 특유의 봉지아(Bom dia) 인사를 하는 것은 좋은데 트랙이 짧아 계속 마주칠 때 마다 눈웃음을 준다.

청소원, 경비원, 지나 가는 사람 모두에게 인사하고 말 걸고 어제 축구 경기가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아휴 난 불편하다. 웃기는 건 이 사람은 꼭 반대편으로 걸으며 모든 사람과 인사한다. 그래서 어제부터 나도 이 사람 뒤를 따라 걷는다.

봄이지만 아직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상파울로 날씨도 좋다. 40대 후반에 들어 이제 체력을 많이 길러야 한다. 그래야 커가는 아이들도 번쩍 안아주고 같이 뛰어 놀 수 있다. 14일 만에 6킬로 빠졌다. 오늘도 열심히 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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