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우리의 삶을 뒤돌아봐야 할 때, 지금

착한브라질 2020. 3. 19. 22:49
반응형




내일부터 상파울로 대부분 상업이 문을 닫을 것이다. 앞으로 아이들과 놀기 위해 부랴부랴 아침부터 문방구에 다녀왔다. 직원이 뛰어나오며 혹시 아이들과 놀 것 찾냐며 내가 생각한 물감, 종이, 붓 등 알려준다. 주위에서 이렇게 학부모들이 물건을 사러 오는가 보다. 이럴 때 추천상품으로 묶어 팔면 히트 칠 것이다

아침부터 뉴스를 안 본다. 어차피 도움 안 되는 것. 여기보다 먼저 퍼지기 시작한 유럽 상황은 절망적이다. 벨기에는 아예 방역을 포기하고 면역을 키우기 위해 모두 병에 걸려야 한다고 발표했다.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은 병상이 부족해 난리다. 유럽보다 덜 준비한 브라질 상황에서는 안 봐도 뻔하다

기름에 물 붓듯이 확 번질 것이다. 문제는 이곳 의료체계가 정말 엉망이라 많은 사람이 병원으로 몰릴 것이고 또 국립 병원은 모두 무료라 평소 제대로 안 돌아가는 데 분명 한계가 있다

개인 병원도 사람이 많이 몰리며 포화상태다. 전문의도 진료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해된다

아직 정부에서 하는 것은 없다. 마스크 쓰지 마라. 알콜 마스크 사재기하지 마라. 되팔이하는 사람 법에 걸린다. 이런 소리만 한다.

봉쇄령으로 모든 사람의 움직임을 막으려고 하는데 이게 될까? 가게 문을 닫고 내부에서 일하라고 하는데 그럼 오가는 직원이 병에 걸리면 어쩔 건데?

이제 현실이다. 분명 주위에 많이 걸릴 것이고 나도 걸릴 것이다. 죽을 듯이 고통스러울 것이고 떨어지는 꽃잎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 근데 생각해 보면 더 두려운 것이 있다.

그러면 안 되는데 역시 사람인지라 먹고 사는 것이 걱정된다. 이번 사건으로 병에 걸리는거 보다 많은 사람이 직장 잃고 먹고사는 게 막힐까 걱정한다.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현실이다

한국 미국 브라질 등 여러 곳에서 때마침 막 새 사업을 시작한 페이스북 친구들이 눈에 띈다. 당연히 손님 하나 없고 사업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내야할 공과금과 비용에 한숨만 쉬고 있다

이 병이 지나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또 큰 피해와 차별 속에서 이 세상은 다시 예전과 같은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지금 우리는 자유무역 경제 즉, 자본주의 사회다. 모든 것이 돈과 연결되어 있고 투자와 이익이 발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하고 소비하고 이 모든 게 원할히 돌아가며 이익이 나야 하는데 모든 것이 멈췄다

원래 전쟁이 일어나야 모든 것이 멈추는데 병으로 인해 모든 것이 멈췄다. 돈을 투자한 사람은 돈을 회수하고, 만들고 서비스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던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고 있다.

지금 상황은 서로 조금씩 돈을 내서 이자를 주고받으며 운영되는 계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 중 한 명이 돈을 못 내면 그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근데 나눠 부담하지 못하면 도미노처럼 모두 넘어진다.

모두 멈춰 소비하지 않으니 생산하던 공장도 멈출 것이다. 일하던 노동자도 임금 못 받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15일 쉬라며 임금 50%를 깎으라고 기업에 말했다. 그럼, 사람이 한 달에 반만 먹고 살라는 말인가? 그게 될까?

열린 사회, 개방된 사회, 모든 것이 국경을 넘나드는 글로벌 사회. 그 피해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이제 서서히 국경을 닫고 있다. 너무나 많이 만들고 너무나 많이 소비하던 우리 지구인.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는데 이건 이미 예견된 일들이다. 걱정하지 말고 살아야 하는데 인간은 약하다. 이럴 때일수록 심신을 단련하고 가족과 많이 지내고 물 전기 음식 등 모든 것을 줄여야 한다.

아마 이것은 온 우주가 우리 인간에게 내리는 가벼운 경고일 수 있다. 깨닫고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자식 세대까지 가지 못할 것이다.

울고불고 빼앗고 누르지 말고 최대한 웃으며 밝게 우리의 삶을 살아가자. 결국 인격이 남아 있지 않으면 이 사회는 무너진다. 오늘도 가족과 맛있는 것 만들어 먹고 좌절하지 말고 희망찬 우리의 삶을 밝게 살아가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