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한식 번역은 두 번 생각해야 한다

착한브라질 2020. 3. 1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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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버섯 김치 맛술 조리다 볶다 찜을 포르투갈어로 번역 하면? '살짝 데치다 물기를 뺀다 핏물을 빼다'를 포르투갈어로 어떻게 설명할까? 이미 영어로 번역된 요리책은 있는데 표현이 유럽식이다. 가령 어슷 썰기는 슬라이스 하라고 하는데 같은 표현이 아니라 비슷하게 번역된 것이다. 한식 표현을 브라질 사람에게 제대로 알리려면 용어부터 정립해야 한다.


한인보다 이민역사가 깊은 일본 표현이 많이 사용된다.  표고버섯은 shitake,  간장은 shoyu, 두부는 tofu 등이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쓰고 싶지 않다. 이미 보편화된 용어를 쓰면 어떠냐 하는데 우리말을 잊으면 한식은 미래가 없다. 한국에서 된장을 미소로 맛술을 요리술로 또 표고버섯을 시타케 버섯이라고 한다면 나도 쓰겠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사용 안한다. 


나 혼자 쓴다고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음식은 문화 알림의 중요 부분이다. 문화 교류는 서로 융화될 때 평등하게 작용해야 한다. 즉, 한나라의 문화만 위대하고 상대방의 문화를 낮출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한 문화권 사람이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울 때는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한 환상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오래 전 미국식 영어에 목을 매달고 미국식 음식과 콜라와 햄버거 먹고 또 영화를 보고 옷을 입고 음악 들으며 미국에 대한 환상을 가졌던 것이다. 결국, 그런 문화 종속으로 우리나라는 많은 미국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역사와 문화를 가진 나라이다 이제 세계에서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는 그 첫 번째 조건으로 우리말을 알려야 한다.


물론, 브라질 한인 집에서 일본식 표현인 소유를 더 많이 쓴다 해도 굳이 책을 만들며 일본식 표현을 쓸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 문화를 강요할 필요는 없다. 브라질 사람이 한식 요리 책을 사서 배울 때는 뭔가 그 나라에 대한 관심과 또 배울 자세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요리 책을봐도 모두 각자 자기 나라의 표현식을 쓴다


그래서 나는 맛술을 주장하고 간장을 주장하여 브라질판 한식 요리책에 꼭 알릴 것이다. 몇 달 거쳐 편집하고 수정하고 검토 하지만 정말 가야 할 길이 멀다. 요리책 이름도 선정해야 하고 표지 디자인도 만들어야하고 검토 수정해야 하고 목차도 만들어야 되고 저작권 등록해야하는 듯 갈 길이 멀다. 또 인쇄소에 보내야 하는데 아직 힘들다 .지금이야말로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다.


이번 주부터 주말에는 아이들을 부모님 집에 맡겨두고 아내와 종일 검토 작업하고 있다. 하나씩 확인하고 의견 차이로 싸워가며  정리하는데 안 아픈 곳이 없다. 아이들도 보고 싶고 이게 뭔 난리인지. 그래도 내가 가야하고 해야 할 일이기에 눈물 먹으며 한다. 세상을 뒤 흔들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야 빨리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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