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한식 위크로 세상을 바꾸다

착한브라질 2019. 5. 28. 04:54
처음 시작은 의도치 않게 시작되다


시작은 식당에서 국밥 먹을 때였다. 막 첫 숟가락 뜨고 있을 때, 식당 주인이 어떻게 하면 식당을 더 알릴 수 있을지 어려움을 호소하며 대화가 시작됐다. 그렇지 않아도 수년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도메인 한식 위크 닷컴. 그리고 8년 동안 브라질 사회에서 한식을 알리는 사이트인 반찬 닷컴을 활용하면 우리 한인촌과 한식당을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됐다.

그렇지 않아도 몇 번에 걸쳐 우리 한인사회 신문에 칼럼을 게재하며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관심과 한식 알리기 운동 참여를 호소한 적 있었다. 또한 한식 요리 강습을 브라질 사회 열어 어느 정도 내 이름이 알려져 이를 무기 삼아 한식당 문을 두드렸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지만 노력하기로 했다. 한인이 몰려 사는 봉헤찌로에만 대략 60여 개의 한식당 커피점 빵집 포장마차가 있다. 이들을 한꺼번에 모으기는 쉽지 않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예약하고 확정하고 돈을 받고 메뉴를 결정해야 할지 사항이 너무 많아 한꺼번에 할 수 없어 최소 다섯 개 업체만 선정, 시험 삼으려고 했다.


시작하자 서로 소개하여 한때는 14개 업체와 만나기로 했지만, 실질적으로 모인 것은 일곱 개 업체였다. 세 차례 공식 미팅을 하였고 참가 행사 취지와  어떻게 해야 할지 설명했다. 다들 식당 일하느라 바빠 잠시 쉬는 시간을 선택했다. 일전에 이런 행사를 주관하려는 사람이 대뜸 돈 내라는 소리에 질린 경험이 있다고 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듯 거부감이 있어 이를 깨고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힘들었다.


처음부터 안 오겠다고 한 곳도 있었고 온다고 분명 약속했지만 한 번도 오지 않은 곳도 있다. 특히 내가 개인적으로 이번 행사에 꼭 같이 하기를 바랐던 업체도 있었다. 평소 운영 어려움을 호소하여 도와주기 위해 준비한 행사인데 회의에도 안 왔다. 참여한다 끝까지 간다 말해 놓고 안 온 곳도 있었다. 가장 마음 아팠던 건 다음에 나를 도와주겠다고 하는 말이었다. 이 행사는 전적으로 내가 아닌 한인촌과 한인촌에 있는 식당 홍보를 해 주는 데 나를 도와주겠다니 참. 이처럼 무엇이 앞이고 뒤인지 분간 안 가는 사람이 있다. 


설득 또 설득


처음 며칠간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아픔은 상처가 되고 상처는 아물면 다시 피부가 재생하듯 그냥 마음에 두기로 했다.  또한 이들이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니 이번 기회에 떳떳이 성공하면 다음에는 꼭 다시 참가하기를 희망하며 행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식당 대표와 모여 행사 취지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설명했지만, 설득 과정이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다음부터는 실질적으로 임의 계약하고 시작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식당에서 요리만 해서 그런지 마케팅 홍보 이런 개념이 거의 없었다. 


홍보해 주기 위해서는 업체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사이트 등이 있어야  링크를 걸어 소개할 수 있었는데 아무것도 없었고 일부는 로고 자체도 없었다. 나도 처음 이런 것을 해보느라 어떤 방식으로 예약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여기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업체마다 페이스북 만들어 주고 로고도 만들어 돌아다니며 내가 직접 돈을 주고 음식을 사 먹으며 사진도 찍어 올렸다. 보내 준 로고에는 화면을 캡처해서 보내 줄 정도로 감각 없는 사람도 있었다. 일일이 내가 뛰어다니며 최대한 해 주려 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고통과 아픔을 시간 지나면 견뎌낼 수 있듯 어찌 됐건 잠도 못 자고 뛰어다니며 만들어졌다.  


또 다른 어려움은 사이트 만드는 것이었다. 프로그래밍 언어는 물론 사이트를 어떻게 만들지도 모르고 개념도 없던 나, 이리저리 물어보고 찾아보고 참고하여 3일간 밤새고 뜯어고쳐서 사이트 하나 만들었다. 물론, 허접하고 쓸모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정보를 나눌 수 있어서 활용하기로 했다. 한식 위크 사이트 개설하고 업체마다 소개 문구와 사진 또 결정된 메뉴를 넣어 줘야 했다. 예약하기 위해서는 구글 설문지를 만들어 링크를 누르면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날짜 그리고 메뉴를 선정하도록 만들었다. 확정된 예약은  다시 내 개인 이메일과 각 매장 대표자에게 보내 주도록 만들었다.


이를 위해서는 또 사이트 메뉴를 개설하고 각 업체 매장 주인에게 이메일 주소를 요구했지만 한 사장님은 이메일 쓴 적이 없다며 거부했다. 21세기에 아직 이메일 안 쓰시는 분이 있다니 당황스러웠다. 며칠 고민하며 밥 먹다가 생각난 게 스마트폰 쓰시던데 혹시 하는 마음에 식당으로 달려가 그 사장님 스마트폰을 보니 역시나 구글 안드로이드 폰 당연히 지메일 있었다. 어찌 되었건 예약 시스템은 끝났다.


PDF에서 문구를 복사해서 워드로 보내야 할까요? 네?

이제 홍보를 하는데 이 모든 준비를 3주 만에 끝낸 이유는 최소한 한 달 전부터 광고가 되어야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고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사 전 주말에 상파울루 시에서 운영하는 문화의 날, 그때 홍보하는 총영사관 홍보문구에 우리 행사도 한 줄 인용되기를 바라며 급하게 만든 것이다. 또한 행사가 끝나는 주간에는 브라질에서도 초 히트 치는 방탄소년단 공연이 있어 그들의 관심을 끌고자 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상파울루 총영사관이 주최하는 한국 문화의 날 행사에 한식 위크 홍보가 인용되자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다. 또한 페이스북에 수백 번 공유되었다. 한식 위크 페이지 댓글을 보면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기 위해 상파울루를 찾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아도 먹고 싶었던 한식을 먹기 위해 한식 위크를 찾는다는 문구를 봤다. 결국 예상한 대로 홍보는 잘 됐다.


그 중간에 여러 행사가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바빴다. 한 번 사이트 만들어 놓고 끝날 줄 알았는데 수십 명 예약이 들어오며 확인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예약 이메일이 들어오면  인적 사항을 엑셀로 옮기고 그 엑셀 데이터를 토대로 확정 이메일을 만들어 손님과 식당에 보낸다. 이런 과정이 한두 명이 아닌 수십 번 반복되다 보니 실수하지 않기 위해 확인 또 확인, 그 작업이 수 시간 걸렸다. 


그렇지 않아도 바쁘고 힘든 생활에 몇 시간 새벽 또는 저녁 늦게 확인하다 보니 정말 힘들었다. 이 와중에 내가 출장 지방 출장 행사가 있었다. 며칠간 이메일 확인할 수 없어 않은 브라질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최소한의 비용을 주기로 하고 아르바이트시켰고 잠시나마 한숨 쉴 수 있었다.


뚜껑이 열렸다. 행사가 시작되는 날부터 긴장하였다. 예상대로 노쇼 예약하고 손님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사람들이 모였다. 평균적으로 한 식당에 20명 예약했다. 여기서 무엇이 잘못됐고 잘 됐고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순 없다. 한 가지 처음부터 노렸던 것은 브라질 사회 소개되고 언론에 홍보되는 것이다. 한 집은 문을 연지 3개월밖에 안 돼서 페이스북은 물론 어떻게 사람과 소통해야 할지 정신도 없었다. 그 식당 페이스북도 열어주고 사진도 올리고 여러 곳에 인용 하자 드디어 보고 손님들이 한두 명 가기 시작했고 홍보됐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한인사회에 내가 일이 어떤 순수성이 있는지 알려져 더욱더 기쁘다. 특히 이번 행사를 하며 나는 1센트 하나 받은 게 없다. 오히려 행사 기간 동안 각 식당을 돌아다니며 돈을 내며 밥을 먹었다. 행사가 시작할 때는 브라질 유력인사를 불러 그들에게 음식을 대접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데 이번 행사로 내가 돈을 벌 줄 아는데 버는 거 없다. 식당에서도 나한테 돈을 주는 것도 없고 단지 우리가 약간의 돈을 모아 배너를 만들어 걸은 것과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채용하여 이메일 예약 시스템을 도와주는 것뿐이다. 결론적으로 손정수 개인한테는 주머니에서 돈이나 나갔고 두 달간 껌뻑 죽을 정도로 밤새껏 만든 것이다.



식당도 나름 마음의 준비와 메뉴 준비를 했지만 그래도 아무런 투자 없이 한 명의  손님을 받았다면 그것은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한식 위크는 계속 지속할 것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한식당 관심이 많고 또한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야 한다. 한식당마다 다르지만 50% 이상은 브라질 사람이 오는 시장으로 변한 것이 확실하게 느꼈다. 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맞다. 마음 편하고 편리하게 한인만 받겠다고 주장 식당도 있다. 그런데 손님은 줄어드는 상황을 어떻게 다 감당할 수 있을까.


저녁 시간에 손님 하나 없는 것보다 불편하고 어렵지만, 브라질 손님 받아들이는 게 맞는 것이다. 또한 열심히 노력하면 길이 열리듯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여러 사람을 만났다. 좋은 생각을 줬는데 그중 이런 행사를 연중행사로 하지 말고 매달 마지막 주 날을 잡아 한인촌 식당들이 공통된 할인을 주어 사람이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 나도 동의한다.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브라질인 모두가 힘을 합쳐 한인촌을 알리는 것도 또 다른 별개의 사업으로 행사로 구성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힘들었다. 위도 뒤집어지고 잠이 모자라 어깨 결림과 응급실에 실려가 진통제를 처방받는 등 굉장히 고생했다. 지금도 며칠간 밤낮이 바뀌어서 아직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가슴은 뿌듯하다. 나 혼자 희생으로 한식당에 최소 200명 새로운 손님이 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어떠한 매출보다 시장 사회에 이런 식당이 있다고 홍보하고 사람이 공통된 생각과 희망을 갖고 처음으로 힘을 합쳤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진다.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또다시 시작하자

특히 이번 행사는 한인촌을 찾지 못했던 브라질인에게 맛있는 한식과 한식당을 소개하는 게 주목적이었다. 약 한 달간 준비 끝에 시작한 한식 위크는 이번에 총 200여 명이 예약 방문했다. 이 중 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예약자 중 79%는 여자로 한국 노래를 좋아하는 성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2~30대가 85%, 4~50대가 15% 미만으로 20대는 지금 당장은 구매력이 낮으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식 위크 행사를 알게 된 매체는 페이스북 47%, 친구가 알려준 것이 39%로 SNS를 통한 광고가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앞으로 한식과 한국문화 홍보는 친구가 서로 소통하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온라인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 예약자 85%는 한식을 먹어본 경험이 있고 87%는 5점(만점)을 주며 긍정 평가했다. 이번 한식 위크를 찾은 이유로 62%는 문화 경험, 46% 맛을 선택할 정도로 이는 음식을 먹는 행위 즉, 단순히 맛보다 새로운 문화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실질적인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첫 숟갈에 배부를 순 없다. 실수도 많았고 개선해야 될 일도 많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렇게 첫발을 걸어 이제 앞으로 달릴 일만 남았다. 그럴 때까지 나는 끝까지 갈 것이다. 도와주는 사람도 있고 힘을 넣어 주는 사람도 있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고 시기 질투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어떠한 것이든 다 관심이라 생각하고 나만이 아닌 작은 우리 한인사회 크게 우리가 사는 브라질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이런 행사 한번 크게 했다고 자부심을 느끼며 오늘도 열심히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