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답답하면서 한 편으로는 정의가 살아 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원래는 오랫동안 준비해서 쓰려고 했는데...
그리고 정작 글을 쓰려다 보니 마음이 내키지 않더군요...
강산이 두 번 변한다는 20년전 상파울로 까란지루 교도소에서 자행된 111명의 학살 사건과 관련
당시 관련 군경들에 대한 재판이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총 80명의 군경들 중 먼저 23명에 대한 재판이 지난 일요일인 21일 끝났습니다.
이들은 당시 교도소 1층에서 사살된 15명 중 13명을 죽인 것에 대한 재판이었는데
여기서 각기 12년형을 선고 받았는데 아직 항소 할 수 있기 때문에 갈길은 멉니다.
철저한 살해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재판하는데 20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걸린 것도 그러고
하여간 오늘은 씁쓸하지만 현실적인 브라질 모습을 우리가 알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까란지루(carandiru)는 상파울로 시내 북부에 위치한 동네 이름입니다.
이곳에 상파울로 주정부에서는 1890년도 발표된 새 형법에 의해
죄수들에게도 재활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새로운 교도소를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원 모델은 프랑스의 Centre pénitentiaire de Fresnes 교도소를 본 따서 Giordano Petry 건축가가 설계를 합니다.
그러나 몇년간 진행되지 않다 당시 브라질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인 Ramos de Azevedo에 의해 1920년에 완공됩니다.
당시 엄청난 비용과 정성을 들였는데 일반 교도소 건축비에 14배에 달하는 비용과 모든 자재를 수입해서 건설합니다.
초기에는 1200명을 정원으로 건설된 이 교도소는 1940년대 까지 아메리카 대륙에서 최고의 재활시설이라는 이름로 유명해집니다.
외국 유명인사나 귀빈들이 상파울로에 오면 들리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 Claude Lévi-Strauss도 찾았다고 합니다.
1936년 정신분석학파의 창시자 프로이드의 친구이자 학자인 Stefan Zweig 박사는 책에서 " 깨끗한 환경과 공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죄수들이 빵을 직접 굽고, 약을 만들고, 농장을 재배 하는 등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곳" 이라고 칭찬했고
상파울로 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40년대를 넘어서며 당시 군사독재였던 연방정부의 개입으로 많은 정치범들을 수용하기 시작하며 정원을 초과하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56년 정원을 3250명으로 늘리는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사는 원 건물을 형태를 변형시키고 환경이 파괴되며 천국에서 지옥으로 바뀌게 됩니다.
한 때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하던 1990년대에는 8천명 까지 들어서는 등 최악이 됩니다.
처음에는 초범과 정치범을 수용하던 모델에서 점차적으로 온갖 잡범을 수용하다보니 운영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서도 70년대부터 자생하기 시작한 범죄조직은 점차적으로 조직적으로 운영되며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 중에서도 마약류의 반입은 크나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마약 판매와 각종 이권을 두고 조직들이 서로 싸우는데 매일 같이 피투성입니다.
교도소를 운영하는 주정부에서도 적은 예산으로 운영하다 보니 만연한 부패.부정이 발생합니다.
가끔 한 번씩 교도소를 뒤지면 아래와 같이 각종 무기와 마약이 나옵니다.
적은 월급을 받는 간수에게 어마어마한 돈을 주며 무기나 마약을 반입하라고 하면 대부분 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가족을 위협하면 배달안할 수 없었죠...
수십년간 방치된 건물 그리고 열악한 환경..
까란지루 교도소는 지옥과 다음이 없었습니다.
6명이 들어갈 방에 수십명이 들어가 있고
잠을 자기는 커녕 조직들의 싸움에 허구헌날 사람들이 많이 죽기도 했습니다.
총 9개의 건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건물에서는 다시 경범죄자.중범.강간범 등
죄수들의 특징에 따라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정신병자를 따로 관리하는 곳...
마약중독자 관리라는 곳 등...
이곳에서 오랬동안 의사로 근무했던 의사는 지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터질 것 같았던 이곳에 드디어 전운이 돕니다.
1992년 10월 2일 다른 두 조직원 두명이 서로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이 싸움은 금세 조직싸움으로 번졌고 대대적인 집단 난동으로 변하고...
간수들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를 합니다.
이런 일들은 자주 있는 일들이고 한 번 일어나면 정부와 협상해서 필요한 사항...
즉 환경개선이나 물품을 받고 풀어주는게 단계 였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다른 날과 달리 당시 주군경 총 책임자였던 Ubiratan Guimarães 대령이 특공대 출동 명령을 내립니다.
평상시와 달리 교도소에 특공대가 진입할 것이라는 소식에 죄수들은 무기를 모두 창문으로 버리고 투항합니다.
이들의 원래 목적 또한 시설개선이나 편의를 주장하는 것이였기 때문에 경찰과 싸우는 것은 바라지 않았죠..
그런데 들어온 경찰특공대 들은 무차별로 쏴죽이기 시작합니다.
결과적으로 무장진압을 시도한 군경은 무려 111명의 죄수들을 학살하게 됩니다..
학살이라고 하는 것은 무기도 없는 죄수...
그리고 방에 갇혀있던 죄수...
손발이 묶여있던 죄수...
상관없이 모두 총으로 쏴 죽인 것입니다.
즉 싸우다가 죽은게 아니라 그냥 몰아넣고 쏴 죽인 것입니다.
제가 20대 전이라 이 때의 뉴스와 사진은 생생히 기억 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아직 그 때 사진이 돌아다니는데..
정말 너무 징그러워서 여기에 차마 올리지는 못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죄수 가족들이 걱정되어 찾아온 교도소 정문입니다.
몇시간에 걸친 학살로 정식으로는 111명이 학살 당했다고 하는데..
당시 살아남은 증인들은 그 보다 더 많았다고 합니다.
연고자 없이 수년간 갇혀있던 죄수들은 집계되지도 않았다는 것이죠..
당시 세계적인 뉴스를 타기도 했습니다.
이런 끔찍한 교도소를 지워 버리고자 주정부에서는 2002년도부터 차츰 허물기로 했습니다.
시내 한 복판에 있는 교도소도 위험하기에 없애 버리고...
그 자리에 이런 공원을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브라질은 물론 세계적인 충격을 준 이 사건은 2003년도에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오스카상에 외국영화상에 도전했는데 후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관심을 받기는 했습니다.
유튜브에 보니 누가 영화를 통째로 올렸습니다.
아 맞다...한국에서도 유명했던 프리존 브레이크 시즌 3 에피소드들은 이 까란지루 교도소를 모델로 스토리를 구성했다고 합니다.
자 이제 드디어 끝을 맞추는데
그럼 왜 그 당시 이런 학살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말이 많습니다.
먼저 경찰진입을 명령시킨 Ubiratan Guimarães 대령은 준비되지 않은채 경찰을 진입시켰다고 비난을 받았습니다.
특히 화력사용을 허가했고 진압보다는 사살에 더 중점을 둔 작전을 계획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biratan 대령은 2001년에 열린 재판에서 당시 Antonio Fleury 주지사로부터 빨리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총 632년의 형을 선고 받은 Ubiratan 대령은 정작 2002년에 주의원에 선출됩니다.
따라서 4년간 형집행이 중단되었다가 2006년에 주법원 항소심에서 무혐의를 받아 풀려 납니다.
물론 당시 이 항소건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도 끝은 좋지 않고 2006년 9월 10일 암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여자친구가 가장 유력한 범인으로 주목되었는데 아직 재판중입니다.
그리고 당시 주지사였던 Antonio Fleury 는 탄탄한 정치길이 열렸었는데...
이 사건으로 역사속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20명의 군경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는데..
당시 폭동으로 죄수들이 서로 죽이고 있었기에 어쩔수 없었던 상황이였다고 합니다.
당시 치안국장이였던 Pedro Franco de Campos 현 상파울로주 검사는..
당시 Ubiratan Guimarães 대령에게 할 수 있는 것은 다하라고 명령했다며
당시 상황에서는 필요한 결정이였고..
자기의 결정은 옮았다고 주장 합니다..
이미 죽은 사람들만 안타깝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늦더라도 재판이 진행되는 걸 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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