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때로는 같이
주말에 행사에 참여하여 호떡과 불고기를 판매했다. 기획하고 준비하느라 일주일 동안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몇 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정말 피곤하다. 포장, 팻말, 스티커 등은 전부 직접 만들었다. 재료도 모두 구해서 준비하는 데 허리가 아파졌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혼자 해낸 것은 아니다.
아내도 이날 8시간 동안 서서 호떡 200개를 만들었다. 손목과 허리가 아파서 진통제를 챙겨주었다. 집에 돌아와서 모든 물건을 정리하려고 보니 벌써 새벽이다. 정말로 졸려서 정리를 할 기운이 없어 그냥 잠이 들었다.
피곤하지만, 호떡을 맛보고 줄을 서는 모습을 보니 힘들었던 노력이 더욱 가치 있었다. 또한 내 불고기 양념을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뿌듯하다. 내 꿈과 목표를 정확히 실현하기 위해 차근차근 투자하고 경험하고 있다. 이론을 실전처럼 적용하고 있다!
우리 언제 놀이터에 내려갈까?
아침부터 딸이 놀자고 조르고 있다. 어제 행사 후 피곤해서 뒷정리를 못했다. 오늘은 성당에도 못 갔고,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뒷정리를 했다. 끝없이 나오는 설거지, 수건과 행주는 삶아서 세탁하고 가방과 탁자 보는 건 손으로 닦아냈다. 딸이 옆에서 놀자고 하면서 보챈다. 잠시라도 말하다 보니 오후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잠시 시간을 내어 그네를 흔들어주고 술래잡기를 했다. 얼마 후면 놀아줄 힘이 없을 것이고 아이들도 각자 친구들과 놀 것이다. 그 때까지 추억을 쌓아야 하는데 요즘은 너무 바쁘다.
페이스북을 보니 올해, 작년, 재작년 이 날 모두 행사가 있었다. 하루도 쉬는 날 없이 뛰느라 정작 아이들과 놀 시간이 없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힘이 빠지는 내 단짝 영혼 아내도 무척이나 힘들어한다. 이제 우리 나이에 다들 천천히 살며 즐겨야 하는데 우리는 거꾸로 더 바쁘고 힘들게 살고 있다.
전날 행사에서 혼자 30개 넘는 짐을 홀로 나르다가 공항장애가 도졌다. 왜 내가 항상 혼자 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결론은 가진 게 없어서 그렇다. 결혼 전에도 아무 것도 없었고, 그 후에도 우리 부부는 매일 기적을 체험하고 있다. 필요한 만큼 채워지는 삶을 사는데 믿음이 던져진 게 아니라 몸이 힘들며 두려움만 더 커지고 있다.
눈도 침침하고 허리도 아프고 기억력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체력으로 버티며 살아왔는데 이제 기운이 하나도 없다. 나도 시원하게 사람을 부리며 일하고 싶지만 적자 생활비를 메꾸느라 그럴 여유가 없다. 아이들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일을 맞춰야 하는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달려보자.
#chefjoao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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