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브라질 치안과의 전쟁 마지막 페이지 - 화벨라 소탕작전

착한브라질 2012. 5. 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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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비교하는 평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사람이 살기에 가장 중요한 주거, 환경 그리고 경제적인 안정 등을 설정하여 이를 점수로 매겨 결정 한다. 사람이 먹고 살기에는 위에 열거한 대로 주거, 환경 등이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치안이라고 본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살기 편하다 하더라도 함부로 집 밖을 나가지 못하고 자녀가 납치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속에 산다면 그것은 돈 없이 안전하게 사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마이너스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치안문제는 내가 처음 브라질에 이민 왔을 때만 해도 그렇게 위험한 브라질에 가서 살려고 하느냐 하며 말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유명한 곳이기도 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총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보고에 의하면 브라질이 보유하고 있는 화력총기는 모두 1800만기가 넘는다. 이중 경찰, 군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는 180만기이며 나머지 1600만기는 민간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이 민간인 소유의 무기 중 단 300만 기만 정식등록 되어 있고 나머지 1500만기는 등록은 물론 출처도 불분명한 불법 무기로 추정되고 있다.


불법 무기는 또한 범죄집단에게 강력한 화력을 주기도 한다. 브라질 최대의 관광도시인 리우데 자네이로에서는 범죄집단이 보유하고 있는 화력이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군경보다 높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예로 한 판자촌에서 두 범죄집단 사이의 전투가 벌어지면 시민의 안전을 위해 군경이 출동해야 하나 시민은커녕 오히려 두 집단의 표적이 되기  때문에 섣불리 다가서지 못한다.



2004년 3월에는 중남미 최대의 판자촌인 리우데자네이루의 ‘호씽냐’ 판자촌에서 마약판매처를 두고 싸우는 두 범죄집단의 전투로 1주일간 수 많은 사람이 죽고 온 도시가 마비되는 큰 사건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수백명의 경찰이 출동했으나 워낙 성능 좋은 화력으로 중무장한 범죄인들이라 판자촌을 올라가지 못했고 1600명의 정예 경찰까지 동원했으나 결국 올라가지 못하고 군을 동원해서 간신히 올라갔다.  10년 전에 KBS 취재진들과 함께 길을 잘못 들어 산 꼭대기 까지 올라갔다가 긴장하면 내려 온 적도 있다.


판자촌이라고 불리우는 화벨라는 리우데자네이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브라질 모든 판자촌을 일컷는 말로 원래 브라질 북동부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이 식물이름이 판자촌의 대명사로 알려진데에는 안타까운 역사가 있다. 브라질 북동부는 열대 지방이면서도 내륙지방과 고지대로 사막과 같이 습도가 낮은 지역이다. 수로가 없어 가뭄이 자주 일어났고 정부는 해변지역에 위치하다보니 이 지역의 대지주들은 군주와 같은 주민들의 생사권을 쥐고 있어 약탈을 일삼기도 했다. 난세에는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Antônio Vicente Mendes Maciel라는 지도자는 이렇게 고통받는 주민들을 상대로 평등과 균등분배를 천명하며 현세의 천국을 약속하며 주민들의 세력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들은 까누도라는 소도시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 세력들의 숫자가 늘기 시작하자 위협을 느낀 대지주들과 종교인들은 이들이 세력을 모아 약탈을 일삼고 탄생하지 얼마되지 않은 공화국(1889년)을 누르고 다시 왕정제로 돌아가기를 주장한다며 연방정부의 개입을 요청했다. 뚜렷한 증거없이 출동한 연방정부군은 첫 전투에서 까누도 주민들의 격렬한 저항끝에 수많은 사상자를 내며 퇴각하고 이를 근거로  지역세력가들은 이들을 반란군으로 규정하며 대대적인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는데 이게 곧 까누도 전쟁(1886년~1887년)이다.


당시 수도였던 리우데 자네이루에서 출동하던 연방정부군은 전쟁이 끝나면 군인 한 사람당 집 한채를 받기로 하고 출동하였다. 치열한 전투끝에 2만여명의 사상자 그리고 5천명의 군인들이 죽은 가운데 전쟁을 끝났고 수도로 돌아온 군인들은 정부의 약속을 기다렸으나 수 개월이 지나도 기약이 없자 직접 언덕으로 올라가 집을 세우게 됐는데 이들의 판자촌을 치열한 전투지였던 “화벨라 언덕”에서 유래하여 이 때부터 모든 판자촌은 화벨라라고 부르게 됐다. 이렇게 화벨라는 계층간의 전쟁 그리고 정부의 무관심 속에 생겨난 곳이다.


이들 화벨라를 없애기 위해 60년에는 도시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시내 화벨라 거주자들을 시외각 신도시로 강제 이주시켰다.  판자로 이어진 집 보다는 벽돌로 지은 집을 지어 준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이를 믿고 큰 저항없이 많이 이사했으나 약소한 상.하수도. 병원.학교등이 모자르고 지속적인 지원이 없어 동네가 다시 슬럼화 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위험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무서운  cidad de deus 구역은 이렇게 해서 탄생했고 지난 2002년에는 영화화 하기도 했는데 놀랄 정도로 현실적인 스토리가 재미있다.


처음에는 저소득층이 몰려 살던 판자촌이 범죄의 소굴로 변한 것은 80년대라고 한다. 좀도둑들이 활개치던 곳이 차츰 거대 마약범들과 총기들이 흘러들어가며 조직적인 움직임이 생기며 달라졌다. 이들의 탄생배경도 정치적인 면이 있다. 1964년부터 시작된 군사정부는 언론,노조탄압을 하며 국민들의 자유를 통제했고 이에 항거하던 좌파 운동가들은 정부전복을 모티브로 삼아 외국에서 군사교육을 받고 활동하다 구속된 이들이다.


수감된 이들은 감옥에서 죄수들의 인권 그리고 정부의 탄압에 항거하며 조직적인 폭동을 일으켰는데 이에 영향받은 죄수인들이 사회 부조리를 없애야 한다며 동참하며 조직을 형성하기에 시작했다. 처음에는 수감된 죄수인들의 가족을 돌보고 정부에 항거한다는 명분으로 은행털이, 납치를 시작하며 돈을 모이기 시작했다. 자신들만의 암호, 계급, 규율을 만들어 비밀결사대 같은 운동으로 시작됐으나 70년대부터 80년대초까지 지속된 경제호황과 정치개방으로 차츰 군사정권이 힘을 잃자 이들 또한 명분을 잃고 단순 범죄조직으로 변하게 되었다.


대대적인 규모로 커진 조직은 화벨라들을 차례로 점령하며 마약장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높은 곳으로 올라 갈수록 밑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는게 쉬워 항상 고지는 마약범들이 우글그렸다. 일전에도 글을 쓴바 있지만 이들이 보유한 무기는 엄청나 일반 경찰들은 올라가지도 못하는데 작년에는 작전하던 헬기도 격추시키기도 했다. 화벨라는 범죄인들의 도피처이기도 하다 일을 벌리고 경찰을 따돌리려면 화벨라 안으로 들어가면 더 이상 경찰들이 들어가지 못한다.


리우 화벨라중 가장 유명한 곳은 호싱냐이다. 최소 7만명에서 최대 10만명이 산다는 곳이다. 이곳은 워낙 사람도 많고 무서워서 전기, 수도, 우체국등 기본적인 서비스조차 제공되지 않고 주소도 인정 받지 못한 유령도시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2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리며 왕 같이 생활하던 두목이 얼마전 구속되었다. 월드컵, 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군대를 동원 평화유지군(UPP)이라는 부대를 창출 리우 지역 화벨라들을 하나씩 점령하더니 가장 규모가 크고 상징적인 화벨라를 해방시킨 것이다.


이곳이 요즘 새롭게 바뀌고 있다. 두목이 구속되고 수백명의 범죄인들이 퇴거된 날 후 1주일 후부터 시민들이 드디어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전력회사에서는 각 마다 계량기를 설치한다고 하고 수도국도 계량기 그리고 길에는 가로등이 들어가고 학교, 교회, 단체들도 빈민구호 그리고 계몽운동을 한다며 들어가고 있다. 주교통국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주소를 인정하여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있고 가구점, 할인매장도 배달을 한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 해방된 후 1주일만에 월세가 두 배로 뛰기도 했다.


벌건 대낮에 총격전이 벌어지고 마약하고 총을 멘 조직원들이 활개치던 화벨라가 일반시민들의 생활터전으로 다시 돌아오자 웃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 관광회사는 발빠르게 화벨라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관광코스를 내놓기도 했는데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7만명의 시장과 함께 찾아온 평화. 전체 리우의 평화가 곧 찾아 올 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침략은 쉬워도 유지는 어려운 것과 같이 한 달에 수만불에 달하는 뇌물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경찰들이 속속 들어나고 게릴들의 위협으로 평화유지군 스트레스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들 경찰들의 활약을 영화하기도 했는데 바로 Tropa de Elite 1편과 2편으로 현재까지 브라질 최대흥행영화로 기록되어 있다.


범죄집단이 무장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집단의 침입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이다. 판자촌은 대부분 산 위에 있는데 높은 고지를 점령 할수록 위에서 아래 동네의 움직임을 쉽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자촌에 사는 사람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베트남전의 전투와 같이 게릴라 전으로 무고한 사람들만 죽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끔 경찰에서도 이들 범죄인들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 화풀이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기도 한다. 리우데 자네이로시 북부에서는 여러 동네에서 다발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을 쏴 주민 30명이 죽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집 근처 술집 등에서 놀던 사람들인데 안타까운 것은 이들은 범죄인들이 아니라 선량한 시민이었으며 이중에는 전자오락게임을 하던 13살 어린이등 5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무기를 소지하고 있으니 가장 큰 문제는 총으로 인한 사고는 물론 사건 또한 많다는 것이다. 일단 사고로는 집안에 숨겨져 있던 총을 가지고 놀던 아이가 장난감인줄 알고 놀다 사람을 죽이는 안타까운 일도 가끔 있다. 사건으로는 가벼운 자동차 접촉 사고 또는 이웃간에 의견대립이 있으면 그냥 총으로 서로 쏴 죽이는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


브라질 사람은 일단 단순하고 다혈질이기  때문에 대화로 해결하거나 또는 경찰을 불러서 문제 해결을 보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나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한다던가 아니면 너무 화나면 그냥 쏴 서린다.  한국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 중 ‘너 죽었어’ 또는 ‘너 죽을래’ 가 있다. 브라질 사람과 다투다 이런 말을 사용한다면 분명 그 사람은 총을 가져와 쏠 것이다. 그 이유는 당신이 죽인다고 했으니 그 사람은 위협을 느껴 먼저 손을 쓴 것이다. 따라서 브라질에서는 장난으로라도 ‘너 죽었어’라고 말을 하지 않는다. 괜히 오해해서 총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총기사건으로 브라질에서 연간 사망하는 사람은 38000명이 넘는다. 인구가 더 많은 미국은 28000명, 그리고 내전으로 콜롬비아는 연간 22000명이 죽는다. 총기 사건 외에 각종 살인 사건으로 죽는 사람은 연간 10만 명이 넘는다. 살인 사건이 많은 이유는 다혈질 적인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사형제도가 없고 느슨한 경찰력 그리고 수용한계를 넘어선 사법부로 인해 많은 범죄인들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90년대 중반의 통계에 의하면 전국 평균적으로 100명의 범죄인 중 검거자 30% , 재판을 받는 자 13%, 형을 선고 받는 자 7% 그리고 최종적으로 형을 끝까지 사는 사람은 단 3% 라고 한다. 또한 법정에서 수백 년의 형을 선고 받더라도 헌법은 그 누구도 30년 이상을 감금 시킬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어 연쇄살인범이 풀려나는 경우도 있다. TV를 보면 살인 60범, 70범 하는 범죄인을 보게 되기도 한다. 인질범이 사람을 죽이던 안 죽이던 결과는 똑 같다 그래서 브라질에서는 대부분 돈을 받고 인질을 풀어주는 게 아니라 돈을 받고도 죽인다.


따라서 정부는 물론 국민 대다수는 브라질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졌다고 인정하고 있다. 저녁에 돌아다니지 않고 신호등이 빨간불인데도 저녁에는 서지 않고 달린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헬기가 많은 도시 쌍빠울로는 출.퇴근 시간에 납치당하는 기업인들이 안전을 위해 자체 마련하면서 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며칠전 한국이라는 뜻의 Favela da Coreia 두목이 경찰에게 사살되며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좋은 이름도 많은데 아무런 상관없이 한국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화벨라는 안 좋다. 아래는 지난 2009년  Favela da Coreia 소탕작전중 경찰 헬기에 총을 쏘고 도망가는 범죄인들을 검거하는 비디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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