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맛과 멋을 합쳐야 산다.

착한브라질 2019. 12. 19.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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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가 지나간다. 매년 한인에 관해 글을 쓰며 이번에는 어떤 주제를 잡을까 고민해봤다. 5년 전부터 쓰고 있는 한인사회 변화. 관심 두고 봐서 이제 더는 급격한 변화가 아닌 지속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지금 상황이 어떤지 계속해서 글을 쓰며 관심을 보고 있는데 이 변화는 급격하다는 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이 되었다.


요즘 한인촌을 돌아다니면 얼마 전만 해도 비싼 권리금이 있었던 유명 가게가 문을 닫고 세를 내놓은 건물이 눈에 띄게 많다. 한두 개가 아닌 유명 거리가 열린 가게만큼 문 닫은 가게가 많다. 사실 이런 경험은 우리 한인에게 처음이 아니다. 90년대 중반만 브라스 지역에서 유명한 거리가 이랬던 적이 있다. 80년대 초에 엄청나게 장사 잘되던 길이 서서히 몰락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살아나 장사 잘된다. 


그럼 우리 한인촌이 다시 살아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현상이 우리 상파울루만 아닌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다. 미국은 쇼핑센터가 문을 닫고 한국 명동 홍대와 같은 전통적인 상가도 문을 닫는 상점이 많다. 그럼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공통된 점은 바로 유동인구가 줄어든 것이다. 예전에는 사람이 모여 즐기며 돈을 썼다면 이제는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만난 후 바로 헤어진다. 소비 형태가 바뀐 것이다.


만나도 오랫동안 즐기며 쓰지 않는다. 만나기 전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만남 장소 정보를 공유하고 만나서도 계속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올린다. 집에 갈 때는 어디서 어떤 기분으로 즐겼는지 그 경험을 SNS를 통해 올린다. 즉 소비자 경험이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다. 이 경험은 모두에게 노출되며 홍보된다. 즉 디지털 온라인 시대다.


이런 시대에 기존 같은 전통 시장의 건물과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얻는지 정확한 정보가 중요할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우리 한인촌이  형성된 큰 시장이 살아남을 길은 어떻게 하면 될까. 몇 번에 걸쳐 글을 썼더니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에 왜 또 공포 분위기 조장하냐 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장 변화에 피부로 느낀다면 고마워한 사람도 있다.


즉 현실이지 거짓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인촌은 나아지지 않을까? 글쎄 그것은 잘 모르겠다. 몇 년 전부터 우리 한인촌 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한류 문화가 많이 알려지며 먹고 즐기려 찾는 사람도 있다. 2019년에는 전통적인 방식을 통해 홍보하며 와서 즐길 수 있도록 여러 행사를 실행해 봤다. 성과도 있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걸  확인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것은 한 단체나 기업 또는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 공동으로 만들어야 한다. 의류협회가 옷을 팔기 위하여 회원을 모집한다고 모이지 않는 것처럼 운영 어려움이 있다. 따로 무엇인가 만들지 말고 문화사업을 만들어 소비자가 여러 방도로 즐기도록 해야 한다.  


한인사회가 어려운 이유는 한 가지다. 한인촌에 있는 한인을 대상으로 장사해 온 것이다. 옷 장사로 돈을 벌고 그 돈을 한인촌에서 쓰던 방식이었다. 그런데 옷 장사가 이제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바뀌며 소비자 발걸음이 줄었고 자연스럽게 한인사회에서 쓰는 돈이 줄어든 것이다. 한인촌을 살리기 위해서 아무리 우리가 좋은 것을 만들고 멋있게 만들어도 돈을 쓰려고 오는 한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사람을 모을까? 그것은 바로 지속적인 문화 사업이다. 매년 8월에 열리는 한국 문화의 날 같은 행사를 연중행사로 여러 단계로 만들어 사람이 오게 하는 것이다. 예로 3월에 한국식 커피의 날 지정하여 우리 봉헤찌로에 있는 커피점을 모아 음식을 만들고 알리는 것이다. 내가 올해부터 시작한 한식의 날도 5월에 만들고. 9월에는 한국식 치킨의 날, 10월에는 한국식 화장의 날 등 계속 문화 사업을 만드는 것이다.


또 한국 음악의 날을 만들어 유명 가수를 초빙하여 노래는 물론 짧지만 춤과 노래를 배울 수 있는 날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연중행사를 하면 직접적인 영향은 적더라도 자연스럽게 유동인구가 늘 것이고. 그들이 와서 행사를 즐기고 음식도 먹고 우리 한국 물건도 사고 옷도 살 것이다. 우리가 경쟁력 가지고 파는 것도 많이 팔릴 것이다. 즉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시대는 한식당뿐만 아닌 한국의 맛과 멋을 알리는 시대가 됐다. 맛과 멋은 한 글자 차이다. 상품으로 만들어 한인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계속 주장하지만 이런 것을 브라질 사람이 들어와도 걱정할 필요 없다. 가장 큰 아시안 시장 일본 촌을 보면 브라질 사람이 일본식으로 장사를 한다고 다 잘되는 것이 아니다. 꼭 일본식으로 만들어야 장사 되듯이 결국, 우리가 나서야 될 것이다.


내년에는 여러 단체와 우리 한인이 진정한 목소리를 내어 한인사회를 바꿀만한 연중기획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갈 길은 이제 한 가지다. 더는 뒤를 돌아보며 옛날 영광을 바라보지 않고 앞을 위해 힘을 합쳐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우리 한국인의 장점을 무기로 삼자. 멋진 맛을 내는 한인 사회가 되도록 내년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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