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식당이 안되는 이유

착한브라질 2019. 9. 1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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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에서 가장 큰 동양 시장인 리베르다지. 지금은 일본보다 중국, 대만인이 많이 있지만, 일본인이 살던 곳이다. 이곳에는 정통 일식당과 선물 가게가 많아 일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광장에는 주말마다 수십 개의 음식 판매장을 설치해 이를 맛보려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시장이다. 주 손님은 일본인이었다. 


일식당을 찾으면 문 열고 환영하다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나가라던 곳이었다. 결국, 일본인이 많이 떠났다. 아직도 일본계가 많이 살고 활동하지만 큰 가게는 이미 대만인이 운영하고 있다. 우리 한인도 이 시장에 들러 생필품을 샀고 주말을 즐기던 곳. 지금 이곳은 어마어마한 대형 시장으로 변했다.


한인 5만 명이 산다는 상파울루. 세계적으로 일기 시작한 불황으로 의류업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한인의 삶도 어려워졌다. 봉헤찌로 한인촌에서 옷 장사를 하는 한인이 떠나며 한인촌 자체가 많이 무너졌다. 한때  2,000여 개넘었던 한인 옷 가게와 상점. 이들 상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던 식당과 식품점도 어렵다.


몇 년 전부터 우리 한인촌도 일본 촌 같이 변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해봤다. 한인뿐만 아닌 브라질 사람을 상대로 장사하자고 호소했다. 몇 번 글을 썼지만, 옷 장사하기도 바쁜데 왜 먹거리 시장을 하느냐는 소리도 들었다. 그런데 몇 년 후에 내가 말하기도 전에 벌써 한 인촌에는 커피점을 위주로 여러 먹거리 가게가 들어섰다.


여러 사정에 의해 수십 년간 해오던 의류 사업을 접었다. 세대가 변해 한인 1세대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남은 사람은 새로운 사업으로 먹거리 시장으로 나왔다. 한류 관심이 늘며 한인촌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 이렇게 시장은 수요자가 바뀌고 있는데 공급자인 한식당 주인은 아직 떠난 한인 손님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한식 협회도 만들고 한식의 날을 제정하여 브라질 사회에 바른 한식을 알리고 있다. 브라질 사회에 한식의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요식업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했다. 브라질 사람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보니 한식 맛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문화 체험이라고 했다. 


한인사회에도 일본 시장과 같이 문화 체험 거리로 발전해야 한다. 준비해야 하는데 갈 길 멀다. 한인만 상대하겠다는 사람도 있고 마케팅 홍보에 관심 없는 사람도 있다. 담배 피우던 손으로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손님맞이하고. 모자를 뒤로 꺾어 쓰고 나와 뭐 먹을래요 하는데 왜 그 식당에 나 말고 다른 손님이 없는지 이해 간다. 


먹거리 사업은 정말 굉장한 일이다. 옷은 한 번 사면 오래 입고, 차를 사도 몇 년간 쓴다. 음식은 맛있으면 자주 먹고, 요리해 먹고 다른 문화 체험으로 변한다. 한류 문화가 더욱 알려지면 주위 사람이 한국 문화를 인용할 수 있다. 일본 촌 가게 주인이 대만인이지만 일본어로 표시하고 일본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과 같다. 


방탄소년단 한 멤버 생일에 커피에 사진을 찍어 주는 이벤트가 열렸는데 이를 보려고 수백 명이 몰렸다. 한류 문화를 무기화하여 활용해야 하는데 우리 한인 업체는 준비 안 되어 있다. 포어 메뉴판도 만들고 SNS도 열고 사진도 올려야 하는데 귀찮다, 모르겠다며 안 하고 장사가 안되는지 하소연만 한다.


시장원리는 수요와 공급 균형을 맞추며 수요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공급이 사라진다. 지금 한인촌에서 멋지게 꾸며도 올 손님은 한계가 있다. 5만 명이라는 한인이 모두 매일같이 몰려 살며 같은 식당을 찾으면 그나마 살 수 있는데 이제는 모두 넓게 퍼져 살고 한국말 못 하는 한인 2세는 더욱 안 온다.


지금도 한식당에 관해 물어보는데 확실히 이제 대세는 브라질 손님을 끌어와야 한다. 한식당도 안되고, 떡집도 안되고, 닭집도 안되고, 브라질 손님을 맞이하는 업체만 계속 잘되고 있다. 내가 음식을 얼마에 얼마나 팔아야 하는지도 파악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글을 다음에 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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