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포드 공장 인수하는 까오아

착한브라질 2019. 9. 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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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자체 자동차 회사가 없다. 포드 GM 피아트 폭스바겐 등 외국계 기업이 들어온 역사는 70년이 넘는다. 세계 경제 대국, 다섯 번째 큰 국토를 가진 나라에서 자동차 자체 브랜드가 없다. 7~80년대 몇 번에 걸쳐 국산 차를 생산했지만 처참하게 무너졌다.


수십 년간 통제된 수입. 이곳에서 살아남은 자동차 업계는 오래된 물건처럼 다뤄졌다. 그러다 90년대부터 수입이 개방되며 물밀듯이 수입 차량에 들어왔고 우리 기아 현대도 들어와 자리 잡았다. 이중 브라질에서 가장 큰 포드 자동차 대리점을 운영하는 까오아(CAOA) 그룹이 있다.


이름이 일본어 또는 인디오 말 같은데 사실 까를로스 알베르또 데 올리베이라 안드라지 주인 이름의 철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원래는 의사였는데 포드 자동차 값을 다 받은 대리점이 파산하자 그 대리점을 직접 인수하였다. 차를 팔며  장사 수완이 더 좋아 이를 본업으로 사람이다.


자동차에 관심 많아 공장을 세우려 했다. 프랑스 회사 르노를 들여와 크게 히트 쳤다. 수년 후 프랑스 회사에서 직접 공장을 세우고 거래를 끊자 상처를 크게 받았다. 받은 보상비로 시세를 크게 확장하며 절치부심하여 현대 자동차와 계약할 때 수입 생산 유통 모두 가지게 됐다.


현대자동차가 브라질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 것은 맞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장사하는 사람이 자동차를 생산하기는 쉽지 않다. 나도 10년 전 이 회사에 납품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자동차 타이어부터 시작해서 차 문, 에어컨 등 여러 가지 프로젝트였는데 결론만 말하면 모두 실패했다.


그 이유는 영업하는 사람과 생산하는 사람은 같은 마인드를 가질 수 없다. 대화해 보면 자동차 조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영업적으로만 말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 혼자가 아닌 주위 브라질 부품 회사들과 같이 들어갔는데 그들 모두 수년간 돈만 투자하고 속된 말로 버림당했다.


또 이런 자동차 부품은 쉽게 한 곳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이다. 차를 설계할 때 공동으로 개발해야 한다. 그만큼 부품을 쉽게 바꿀 수가 없는데 이들은 그냥 장사 치어서 바꾸면 되는 줄 알았다. 한 예로 브라질에서 생산되고 있는 한 차량은 엔진부터 시작해서 각 부품이 원래 설계해 준 부품이 아니다.


일부 부품은 중국제를 비롯해 여기저기 다른 회사에서 갔다가 쓴 것이다. 브라질 등 식민지 나라에서는 예전부터 부품이 모자라면  본국에서 올 때까지 수달 또는 몇 년 기다려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부품을 조달하는 습성이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에서도 원래 설계된  오리지널 부품보다 가격과 성능이 비슷한 부품이 있으면 쉽게 쓴다.


물론, 개발 엔지니어들은 난리 친다. 부품을 바꾸면 제품 수명이 줄어들고 자칫하면 화재나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다. 가격 저렴한 중국산을 사용했는데 화재로 탔다. 근데 이곳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런 경우 자동차를 보상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리스크도 있지만, 수익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 부품을 말하다 보니 중국 회사인 JAC도 브라질에 들어왔다. 원래 계획되고 세우려던 부품 공장 인근에 크게 공장을 짓는다고 해서 만나봤다. 부품이 필요하다 해서 에어컨 담당자와 말해 보니 대화가 안 됐다. 너무 몰라 업계에서 얼마나 일했나 물어봤더니 자기는 그냥 자동차 매장에서 판매원이었다고 한다. 


물론, 그날로 대화를 중단했지만 이렇게  자동차 회사는 잘 모르면은 쉽게 접어들 수 없는 것이다. 어쨌든 이 까오아 대리점이 브라질에서 철수 중인 포드사 공장을 인수한다고 한다. 포드는 수년간 업계 4~5위 였는데 이제는 일본 한국 자동차가 들어오며 고전을 면치 못하다 ABC 지역 공장을 폐쇄한다.


문 닫으려 하자 주 정부에서 여러 힘을 써 공장 인수자를 찾고 있었다. 그중 포드 자동차 매장을 운영하고 현대자동차 공장을 가지고 있는 까오아가 우선권을 얻게 되었다. 성사되면 까오아는 여러 상표를 보유하고 직접 생산하는 거대기업으로 바뀌게 된다. 잘 되었으면 한다. 그래도 제대로 돌아갈지 한편으로는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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