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등이 깜빡거려 새 제품 사러 매장을 가려했다. 가까워도 운전하고 돈 내려 줄 서고 하면 한 시간은 쉽게 걸린다. 연말이라 바빠 고민 중 알아본 인터넷 주문. 이번 주에 주문하면 크리스마스 새해와 겹쳐 빨라야 내년 1월 7일까지 보낸다는데. 뭐 그냥 웃고 가볍게 포기.
고민 중 동네 동생의 권유로 알아본 직거래 사이트 mercado livre. 똑같은 제품을 여러 곳에서 배송료 포함 판매장보다 45% 싼 가격에 팔고 있었다. 가짜는 아닌지 잘못된 것은 아닌지 걱정도 잠시, 주문했더니 하루 만에 도착했다. 덕분에 6개 사려던 것 10개나 샀다. 룰루랄라~~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인사회는 불경기라 하는데 이처럼 온라인 시장은 활발하게 돌아간다. 예전에는 먹튀, 늦은 배달, 반품 불가능 등 문제 많았다. 나도 예전에 이 사이트를 통해 직거래해봤는데 별 희한한 경우가 많아 포기했었다. 근데 이제는 소비자 평이 무서워 장난 못 한다.
요즘 소매업이 어려운데 시장이 바뀌는 과정이라 그렇다. 판매자가 알아서 팔던 것을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선택한다.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각 사업자가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 확실한 건 물건을 쌓아두고 손님이 오길 기다리던 시절은 지났다.
판매장에서 24,90 헤알에 판매하는데 직거래 사이트에서는 14 헤알에 배송료 포함 판매되고 있다.
요즘은 실시간으로 매장 재고 정보를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있다. 정보 공유로 소비자 선택권을 늘린 것이다. 소비자는 집요하고 직관적이다. 원하는 것을 찾아 이리저리 수 시간 떠다니는 승냥이와 같다. 이런 시대에 남의 제품을 납품받아 팔아서는 승산이 없다.
그렇다고 남이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을 찾기란 더욱더 어렵다. 아니면 나만의 제품이 있으면 팔기 쉬울 텐데 이도 참 어렵다. 수십 년간 한인이 매달린 의류산업. 수십 가지 업종이 어울리며 브라질 시장을 석권했는데 이제 큰손 중국인에게 물량으로 밀리고 있다.
브라질 시장에서 가장 빠르고 멋지게 좋은 의류 제품을 만들던 한인. 이제는 현지 디자이너를 고용하여 모델을 만들고 중국에서 저가로 밀수하는 중국인과 게임도 안되어 밀려난 게 사실이다. 의류산업은 중간이윤이 높아 자본과 싼 노동력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하는 진입장벽이 낮은 산업이다.
또한, 요즘에는 옷도 온라인으로 주문하며 매장이 전 세계적으로 문을 닫는 추세이다. 이런 현상은 브라질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한국, 이탈리아 등 다른 곳에서도 있다. 대형매장과 쇼핑센터가 문을 닫고 온라인 시장만 매년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다 포기한 것은 아니고 이런 불경기에 사업을 늘리는 업체도 있다. 1.5세대 젊은이들이 모여 한인 의류협회를 만드는 등 다각도 변화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온라인 시장이 앞으로 대세이고 무시하면 안 된다. 얼마 전 수십 년간 하던 사업이 어려워 사이트 만드는데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본 사람도 있다.
사이트라, 이제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대세인데 사이트를 만들 생각을 다 하다니! 그로서는 엄청난 변화와 시대 적응을 위한 노력이겠지만 안타깝게도 늦었다. 한인들만 정보 공유하고 직거래하는 카톡방도 그렇다.
이제 변화의 시대는 도래했다. 온라인 직거래를 위한 핀테크 앱, 빠른 배달앱, 홍보 앱 등 다양한 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먹고 튀어도 해결 안 되던 시장이 자리 잡아가는 요즘, 브라질 시장에서 온라인 시장에 진입하는 업체만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