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브라질 사람도 한식을 잘만든다, 제3차 브라질 한식경연

착한브라질 2018. 9. 17. 23:02
반응형


















주브라질 한국 문화원에서 개최한 한류 엑스포가 15.16일 이틀간 상파울루에서 열렸다. 가장 인기 많은 행사는 단연 노래 무대였지만 바로 옆에서는 올해로 3번째 되는 K-Master Chef Coreano 2018 한식경 연도 열렸다. 매년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여 맛을 봤는데 올해 참가자 수준이 높아 깜짝 놀랐다.


첫날 열린 일반인 부분. 1등은 닭개장을 준비한 Alcyone 씨가 차지하며 상금 1200 헤알(300 달러)과 한국 왕복권을 받았다. 2등은 김치찌개를 준비한 Natalia, 3등은 궁중 떡볶이를 만든 Diego 씨가 차지했다. 올해 심사는 나를 포함하여 브라질 유명 셰프인 Cris Mota와 Lili Aguiar가 함께 했다.


이 두 셰프는 한식을 잘 모르지만, 전문 요리사 자격으로 맛의 조화와 준비과정을 꼼꼼히 분석하며 채점했다. 나는 한식의 맛을 우선으로 얼마나 한식을 이해하고 준비했는지 또 맛이 어우러지는지를 채점했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이틀에 걸쳐 열렸다. 


첫날은 일반인 이튿날은 전문가로 나눴다. 그래야 공정하다고 본 것이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한식 경연 정의가 잘 결정되지 않아 이상한 퓨전 음식이 많았다. 이번 연도에도 브라질 음식과 억지로 섞어 만든어 신청한 것도 있었다. 심사하다 보면 먹기 불편한 것도 있다.


올해부터는 그냥 한식을 제대로 만들기만 해도 점수를 준다고 했더니 일반 참가자들이 부담 없이 출전했다. 빵에 김치를 넣고 불고기에 치즈를 얹을 필요 없이 그냥 맛있게만 하면 되는데 그렇기 위해서는 평소 한식을 많이 먹어봐야 한다.


일요일에 열린 전문인 부분. 1등은 현직 요리사이며 한국 학교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는 Kleber 씨가 정성 들여 만든 잡채로 상금 2000 헤알(500 달러)을 받았다. 2등은 중간에 전기 오븐이 과부하로 꺼지는 등 어수선했지만, 김치전에 브라질 정통 해물 음식 bobo de camarao을 올린 Aline 씨가 차지했다.


https://youtu.be/YR81AzayVHo

 


이렇게 3번에 걸쳐 한식 경연에 참가해보니 몇 가지 문제점과 개선점이 눈에 띄었다. 우선 일반인과 전문가로 나눌 필요는 없다. 어차피 한식 원리와 재료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전문성보다는 참가에 의미를 더 두어야 한다.


두 번째로 전 대회 입상자는 참가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1회 우승자가 2회에 참가하여 준우승하였고 작년 우승자가 올해도 참가 신청했으나 예선 심사에서 탈락했다. 우승자는 상금 외에 자신감과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다. 최대한 많은 이에게 공정하게 기회를 주고자 입상자 참가는 막아야 한다.


세 번째로 공고에서 확실히 대회 목적을 알려야 한다. 브라질인은 한식과 재료를 이용하여 새로운 음식을 만들려고 하는데 그것보다 김치찌개를 만들어도 제대로 하면 된다. 요리는 맛이 중요하고 그 맛을 내기 위해서는 자주 많이 만들어봐야 한다. 결국, 한식과 한국 문화 알림이 목적이지 새로운 메뉴 개발은 아니다. 


몇 년 대회를 둘러보니 역시나 한식 경연대회 참가자는 단연 일본계 브라질인이 가장 많다. 한류 문화를 사랑하는 것도 그렇고 요리 실력이나 감각이 단연 높고 주부가 가장 많다. 또한, 안타까운 것은 참가자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재료를 일본식으로 말하는 데 있다. 


예로 간장은 소유, 두부는 토푸, 버섯은 시타케 등 고유 대명사와 같이 사용하는데 브라질에 바른 한식을 알리는 운동을 하는 반찬닷컴 대표로서 가장 마음이 아픈 부분이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바르게 사용하게 알리고 한식의 고유함을 제대로 알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년에는 더욱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사람, 특히 셰프들이 대거 참가하여 실시간 같은 재료로 경연하는 것을 머릿속에서 그려본다. 힘들어도 열심히 노력하며 고생한 우리 문화원 전 직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 주었으면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