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무료 보건소를 활용하자

며칠 전 7개월 된 우리 쌍둥이 감기 예방접종을 했다. 한인촌 주세 빠울리노 길 끝에 있는 UBS 보건소에서 무료로 맞췄는데 한가한 오후에 갔음에도 벌써 내 앞줄에는 스무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UBS는 시에서 운영하는 보건소이며 진찰은 물론, 간단한 검사와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아기들은 두 번에 걸쳐 줘야 해서 한 달 후에 다시 와야 한다는데 일반 병원에서 맞추면 수십 달러 하는 것을 무료로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 줄 서 있는데 한 할머니는 용지를 주시며 글이 잘 안 보인다며 뭐라고 쓰여 있는지 읽어 달라고 하셨는데 다음 진찰은 인근 보건소를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할머니는 연신 고맙다 하시며 본인도 잘 몰랐는데 이곳이 진찰도 해준다며 우리 한인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하시는데 그렇지 않아도 공공병원 이용에 대해서 글을 쓰려다 오늘 한 번 정리해 본다.

브라질은 공공병원은 모두 무료이다. 전국 어디를 가던 공공병원은 Hospital Publico라고 표시되어 있고 운영은 다시 연방, 주, 시에서 건설한 병원으로 나눠지는데 어디를 가든 연방정부에서 운영하는 단일 보건 시스템인 SUS(Sistema unica de saude)에서 비용을 낸다. 높은 세금을 걷어 이렇게 한 곳으로 모아 전국 어디에서나 혜택을 받게 만들었고 일부 개인병원에서도 SUS를 받아 보험이 없는 사람도 혜택을 받게 하고 있다. SUS 혜택을 받으려면 우선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영주권과 CPF 있는 사람이면 집 근처 UBS 보건소에 가서 10분 만에 누구나 쉽게 등록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척척 잘 돌아가면 문제가 없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 시스템 전체가 적자운영이라 공공병원에서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던가 아니면 줄을 서서 기다리다 사망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요즘 같이 브라질 사회가 전반적인 불경기이며 한인사회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어려움으로 보험이 없을 때 아프면 높은 비용으로 개인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공공병원을 무시할 필요는 없고 평상시에 정보를 잘 알아두면 쓸모가 있다. 얼마 전 지인이 운동 중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며 다급히 연락 왔다. 평상시 보험을 안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는데 일단 근처 개인병원으로 가서 진찰하라고 알려주고 주변을 수소문했다. 개인병원에서는 수술하는데 비용이 2만 헤알이라 해서 높은 비용으로 고민하던 중 평상시 알던 의사와 연락되어 물어보니 정형외과 공공병원 중 Av Nazare에 있는 Hospital Ipiranga를 추천하여 그리로 가라고 바로 전달했다. 결론은 도착하자 진찰받고 며칠 이내에 수술했는데 비용은 하나도 안 들었다.

이처럼 공공보건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비용 없이 치료를 잘할 수 있다. 지인 의사가 좋은 정보를 알려줬는데 일반적으로 사고가 나면 SAMU라는 응급 차량이 온다. 그러면 환자를 차에 태운 후 병원으로 호송하는 데 문제는 응급환자를 받을 병원을 찾다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때로는 일단 근처 병원으로 보낸 후 전문 병원에 자리가 나오길 기다려야 하는데 그게 며칠 시간이 지나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환자가 전문 병원을 직접 찾아갈 경우 아무리 자리가 없어도 거부할 수 없다. 따러서 평상시에 어느 공공병원에 어떤 전문의가 있는지 알아두면 좋다. 예로 Hospital do coracao 은 심장 전문하는 식이다.

만약 된다면 우리 한인이 사용할 수 있는 단체 plano de saude가 있으면 좋으련만 한인 보험회사가 몇 년에 걸쳐 시행했으나 참여도가 낮아 적자로 운영 중단됐다고 한다. 하여간 UBS는 동네마다 꼭 한 곳이 있으니 평상시에 알아두어 독감, 황열병 예방접종을 맞고 약도 무료로 받으면 된다. 참고로 당뇨, 혈압, 심장 등 고질 환자 약은 이곳 UBS 외에 시중 약국 중 Aqui tem farmacia popular라고 표시된 곳에서 처방전을 보여주면 무료로 약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이런 공공시설 활용이 마음에 안 든다면 저렴한 비용에 예약 없이 바로 진찰해주는 Dr. Agora 아니면 저렴한 비용에 여러 전문의가 있는 Dr. Consulta를 이용해 보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