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포르투갈어로 한글 표기하다

착한브라질 2017. 3. 2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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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유명 축구 스타 호나우도는 왜 Ronaldo라고 쓸까? 그건 바로 남미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에서 R은 'ㅎ'으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H는 무음에 가까워 hotel 은 '오떼우'로 발음되는데 이처럼 영문과 확연히 다른 발음법을 가진 포르투갈어로 한글을 표기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요즘 같이 케이팝을 위주로 한 한국문화 관심은 여러 단계에서 발전하고 있는데 영문 표기법을 사용하여 읽으면 한글 발음과 정말 다르게 된다. 얼핏 생각하면 큰 문제 될 것 없지만 날로 한글을 배우는 학생이 늘고 특히 한국 유학파 브라질인 교사가 브라질 학생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요즘 제대로 된 발음 체계를 알려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민 54년이 넘으며 제대로 된 교육책이 없어 한인 2세에게 전해줄 지식이 전혀 없는 요즘 중요한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한국어 회화책이 드디어 태어났다. 바로 포르투갈어로 제작된 한국 Conversação em Coreano로 지난 3월 23일 상파울루 한국학교에서 출판 회를 가졌다. 이 책은 자모음으로부터 시작하여 어휘 회화 표현 문법을 한 권의 책에 담아 브라질을 포함한 포르투갈어권 독자에게 한국어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자고 있다. 공동저자 송정섭, 이후근 씨는 4년 전 한국어 회화책을 교정 작업 중 브라질 사람은 <로마자 표기법>은 영어에 익숙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것에 착안 ‘포르투갈어 알파벳을 이용해 한국어 발음을 표기하는’ TFCB (Transcrição Fonética da língua Coreana para os Brasileiros)라는 발음 표기 규칙을 만들었다.


예로 한국을 기존 로마자 표기법은 Hanguk으로 쓰는데 브라질에서는 '앙구끼'로 발음된다. 이를 raN.guK으로 표현하고 '부우고지'로 발음되는 불고기(Bulgogi)는 bur.gô.gui 로 제안하는 것이다. 소문자와 대문자로 구분한 것은 강한 발음을 표기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 한자를 순우리말로 대체하는데 국가를 나라로, 원을 동그라미로 바꿔 브라질 학생에게 처음부터 고유의 순우리말을 배우도록 권장하고 있다. 브라질 사람의 관점에서 느끼는 한국어의 발음을 최대한 고민하여 초보자에게 어려워 보일지도 모르는 음운현상과 품사에 관한 내용까지 담고 있다. 동음이의어 순우리말과 한자어 의성어와 의태어 주제별 어휘 동사 형용사 목록 등을 부록으로 넣어 단어장의 기능을 하도록 했고 이참에 한국문화와 관광지도 공개된 자료를 모아 하나의 장으로 구성했다. 


확연한 것은 이 책은 브라질 사람을 위한 최초의 한국어 발음 표기라는 것이다. 기존 로마자 표기법은 방(Bang)은 '방기'로 발음되어 차이가 있었는데 이를 벗어나 누구나 있는 그대로 쉽게 한글을 발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대도 있었는데 고유명사를 영문으로 표기하여 똑같이 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발음 안 되는 것은 실생활에 맞지 않아 혼동을 주어 이를 벗어나고자 했다. 예로 이탈리아어 모짜렐라(Mozzarella)치즈를 이곳에서는 무싸렐라(Muçarela)로 표기하는 것을 보면 현지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맞는다는 의견이 모였다. 다른 예로 영어의 korea가 이곳에서는 Coreia 가까운 스페인어권에서는 Corea표 표기하는 것을 보면 각 나라 언어 특성에 따라 해석하는 것은 맞다. 하여간 이 책은 한국어를 배우는 브라질을 포함한 전 세계 포르투갈어권 사람들에게 권장하며 특히 한인  2세와 다문화 가족에게 배우길 권장하고 있다. 


저자 송정섭 씨는 외국어대 포르투갈어 과를 졸업 후 지난 2000년에 최초로 한-포 사전을 편찬하고 현재 상록수 어학원을 운영할 정도로 전문가이고 공동저자 이후근 씨 또한 한글을 적는 즉시 TFCB 표기법에 따른 한국 발음을 표기하는 '세딜랴' 소프트웨어를 제작하여 배포하는 베테랑 프로그래머이다. 고혜린 씨는 삽화를 그렸고 ESPM대학 교수인 김한나 씨는 감수와 번역, 브라질 한식 홍보 운동 반찬닷컴의 손정수 씨는 한식 표기법 관련 자문을 그리고 사진과 발행은 전재석 씨가 담당했다. 이번 책을 발행한 < IBCP> 한포언어연구소는 한국어와 포르투갈어라는 이중언어를 통해 브라질과 한국의 문화 사회를 비교 연구하는 학술단체이자 출판단체로 그동안 사전을 출판하고 언어 학습 교재를 만들어 왔다. 한국어를 브라질 사회에 알리는 일과 브라질 교포를 위해 포르투갈어 관련 서적을 만드는 일을 하며 한국과 브라질 관련, 서적을 출판할 계획에 있다. 언어 연구와 통번역 출판 분야에 관심과 아이디어가 있는 분들이 참여를 바라고 있다. 


한편 이 책은 현재 브라질 한국학교(+ 55 11 3224-0044 / 3350-0044  poli.duk@gmail.com)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TFCB 표기 '세딜랴' 소프트웨어는 아래 링크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http://livros.tistory.com/137



 IBCP - 한포언어연구소

ibcp.brazil@gmail.com

http://www.facebook.com/ibcpbraz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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