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브라질에서 소방 교육이란?

착한브라질 2017. 4. 10. 02:16
반응형

지난 토요일 오전 내가 사는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열린 의무 소방 교육을 받았다.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인데 역시나 참가하는 사람은 주민대표와 이사진 등 임원과 소수 명의 주민이 자발적으로 나왔다. 다들 바쁘고 쉬는 토요일 오전에 일찍 일어나기란 힘들겠지만 그래도 내가 사는 건물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은 알아야 하지 않으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브리가다데인센지오 (Brigada de incendio)는 모든 건물에 의무적으로 있어야 할 소방대이다. 이름에서는 불을 끄는 사람과 혼동하기 쉬운데 그건 소방관의 역할이고 소방대는 교육받은 주민과 직원이 불이 나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다. 


먼저 불이 나면 가장 먼저 신고해야 하는데 한두 명이 아닌 모든 사람이 전화해야 효과가 높다. 두 번째로 이웃에게 화재를 알리고 필요하면 가스 및 전기를 차단하고 우왕좌왕하는 주민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소방관이 오면 어느 곳에 소화기가 있는지 몇 명의 주민이 있는지 불이 난 곳이 어딘지 신속하게 알려줘 불을 빨리 끌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위해 교육에는 안전규칙과 화재 사례를 배우고 건물에 있는 화재예방 시설 점검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화기 사용법을 배우고 불을 직접 꺼보며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다.


브라질은 소방시설이 까다롭다. 지난 1974년 상파울로 조에우마 건물(Edificio Joelma) 화재는 191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치는 크나큰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화재예방 시설과 인식이 거의 없어 지금은 많이 알려져 불나면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않으나 당시 많은 사람이 탑승한 후 흔적도 없이 타버린 경우도 있고 불을 피해 창밖으로 뛰어내리다 사망한 경우 등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주게 되는데 이 사건을 모태로 할리우드 영화 타워링이 탄생하게 된다. 하여간 이때부터 소방시설 규정과 법을 바꾸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계속해서 개정되고 수정되고 있다.


소방 규정이 바뀌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 가령 예전에는 각 층 계단마다 쓰레기통을 두었는데 이는 화재가 발생하면 사람이 몰려 통이 쓰러져 길을 막을 수 있어 지금은 쓰레기를 지하에 있는 쓰레기장으로 들고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또한 방화벽을 의무 설치하였으나 문 열고 닫는 게 귀찮다고 고정해둘 경우 불이 나면 문 하나 때문에 연기와 불이 들어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외 매년 갱신해야 하는 소방허가 서류 그리고 교육은 주민을 불편하게 한다고 무시하는데 이는 우리 자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의 준비이다.


UN에서 권장하는 소방서는 인구 10만 명당 한 개라고 한다. 그러나 인구 1,200만 명이 사는 이곳 상파울로 도시만 해도 40여 개 밖에 없을 정도로 모자라고 전국 500개 도시에는 아예 소방서가 없을 정도로 준비가 모자라다. 이는 모두 극심한 예산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예방을 우선으로 규정이 점차 까다로워지는 것이다. 얼마 전 우리 아파트 옆 건물에 불이 났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하여 신고하자 5분도 안되어 2대 차량이 와서 급히 처리했다. 이처럼 불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우리 자산과 생명은 소방시설과 규정 그리고 안전 규칙을 평상시에 알고 배워둬야 보호할 수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