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색시를 수입해야 하나?

착한브라질 2012. 3. 25.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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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이 글은 8년전  순수 쏠로일 때 쓴 글이다. 지금이야 결혼해서 잘 살고 있지만 이민사회에서 결혼이란 쉽지많은 않은 일이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글 내용은 지금도 변한게 없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옮겼다.


내 직업은 브라질 관광 가이드이다. 전문적으로 하는 일은 통.번역으로 업무상 한국에서 오는 출장자나 여행객들과 자주 만난다.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만 해도 내가 한국에서 이민 나온지 오래됐고 한국과 접할 기화가 없어 사회생활이 무척 힘들었다. 한국에서 자랐다면 당연히 배웠을 대인관계를 설명해 줄 사람들이 없어 처음에는 손님들과 가끔 오해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된 지금은 매일 같이 한국을 접할 수 있어 많이 한국화 되었다.


업무상 손님들과 만나서 한참 대화를 나누다 보면 열이면 열 모두 “결혼 하셨습니까?”하고 묻는다. 한국에서야 원래 남의 나이를 묻는 게 실례가 아니라지만 그래도 오랜 살아온 브라질 정서로 보면 참으로 뜬금없다. 나야 말로 본인이 결혼할 생각이 없으니 안 했지만 왠지 묻는 사람 의도는 “그 나이가 되도록 뭐 했수?” 하고 추궁 하는 분위기라 쉽사리 대답을 못 한다. 부모와 떨어져 30이 넘은 남자가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게 보이기도 할 것이다. 내 속으로는 하고 싶더라도 쉽게 하지 못하는 심정들을 그 누가 이해하랴.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가장 모범적인 대답은 “아직 안 했지만 곧 할 것입니다” 라고 둘러 댄다. 이렇게 대답하면 그럼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또 열의 열명이 “근데 애인은 있남?”하고 남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더 사람 속을 뒤집는 것은 일정이 끝날 즘 되면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성실하고 재미 있고 좋은 총각 같은데 내가 한국/미국 가서 사람 소개 시켜 줄께” 하며 꼭 내 명함과 사진을 찍어가는 아주머니들이 있다.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말하신 분 중 나에게 최소 안부 연락이라도 준 사람 아직 한 명도 없다…. 젠장..


사실 내 친구 중 유일하게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본인인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도 그렇게 하고 싶으나 아직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내 심정을 알아주랴..내가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여자가 싫어서가 아니고 뭐 단순히 짝이 없어서라고 말하겠다. 여기서 말하는 내 단짝만을 말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짝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박수도 한 손으로만 칠 수는 없다 다른 손이 부딪쳐야 비로서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서로 부딪칠 기회가 없는 지금의 나로서는 정말 통한의 눈물만 흘리고 있다. 아 브라질에는 여자가 없나?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자 그럼 천천히 설명을 해 보겠다.

 먼저 브라질에 있는 순수 브라질 토종 여자들을 설명하겠다. 브라질 여자들이 인디언 피가 섞인 혼합형 여자들인 줄 아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 백인이 61% 넘으며 유럽 사람들의 피가 많이 섞여서 어여쁜 여자들이 많다. 푸른 눈과 금발의 북부 유럽 여인들, 태양에 그을린 피부에 짙은 검정 머리의 남부 유럽 여인들, 하얀 피부에 키가 큰 슬라브 여인들, 여기에 브라질 인디오, 아프리카 흑인 그리고 최종적으로 동양의 미가 섞여 브라질 여성이라는 아름다움이 탄생한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끼리 피가 섞이며 더 개량된(?) 어여쁜 여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어여쁜 여성들이라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하다. 지금도 세계적인 유명 모델을 보면 브라질 출신들이 상당수 있다. 모든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애인 또한 브라질 모델이다.


브라질 여자들은 남자를 사귈 때 한국 여자들 같이 먼저 외모, 경제력, 집안 배경, 학력 등등을 따지지 않는다. 일부 상류층 또는 신분상승 기회로 삼는 여인들을 빼 놓고 이들이 찾는 첫번째 조건은 남자가 얼마나 여자한테 잘해 주느냐 이다. 키가 크던 작던, 공부를 많이 했건 안 했건, 장남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고 단지 얼마나 여자를 사랑하게 만들어주냐 이다.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여자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면 끝이라는 것이다. 남자를 사귈 때 따지는 조건은 필수사항이 아니라고 보고 자기가 좋으면 만사 OK 이다.


브라질 여자와 사귀면 이 것만은 좋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골치 아프게 이러쿵 저러쿵 고민할 필요가 있다. 좋으면 좋은 것이고 싫으면 다른 짝을 찾으러 떠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때로는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특징인 다혈질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사랑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데 있어 남자로서는 좋기도 하지만 때로는 부담을 주는데 예로 서로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해도 여자가 포기하지 않아 고생하는 남자도 있다. 특히 바람 피우다 여자에게 걸리는 날에는…음 생각치도 말자…

  

이곳에 오래 살았고 브라질 여자와도 사귀어 봤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브라질 사람과 결혼할 용기가 없다. 태어날 2세가 걱정되어서가 아니라 정작 이 놈들이 커서 나이를 먹으면 엄마와 같이 엄연한 브라질 사람이라 혼자 한국 사람인 나를 왕따 시킬까 봐 걱정 되어서 이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전날에 술을 마시고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진한 블랙 커피에 빵 한 개 주는 여자와 내가 좋아하는 콩나물 끓여 주는 여자 중 누가 더 좋나 하는 데서 판결이 난다. 선택하라면 나는 당연히 뜨끈한 콩나물 끓여 주는 여자라고 할 수 있다.


쓰다 보니 길어졌는데 내가 아직 결혼을 하지 못한 이유로 여자를 사귀지 못하는 이유 둘째로는 같은 한인 교포 중에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이곳 대부분의 결혼은 서로 교포들끼리 사돈을 맺으며 탄생된다. 이들이  만나는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나 성당을 같이 다니며 눈이 맞는 경우가 첫번째, 학교에서 동기 동창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 동네 이웃 사촌으로 세 번째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사 동료에서 사내 커플로 발전하는 경우이다. 이외에 소개를 받아 탄생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스스로 개발된 게 아니라 타인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치지 않겠다.


하여튼 위와 같은 경우를 봐서 먼저 내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여자들은 모두 이미 자기 짝들을 찾아 결혼에 성공했고 남은 여자들은 나에 대해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쉽게 사귀지 못하고 있다. 또한 동네 이웃 사촌은 물론 회사를 다니지 않아 사내 커플은커녕 동료를 사귈 기회도 없다. 문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서로 얼굴을 부딪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이미 내 나이에는 어느 젊은이들이 나를 쳐주겠는가…소개팅 같은 것을 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이 놈의 브라질은 그런 것도 없다. 어떻게 해서 모르는 여자와 처음 만나려고 해도 “그 사람이 안 되는 이유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주의 사람들의 멘트 때문에 만나지도 못하고 깨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아직 한 번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여자를 소개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바로 오늘의 타이틀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위와 같이 어려운 사람들이 최후로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한국에서 신부를 직수입하는 것이다...두둥!!!

한국에 있는 선배후배사촌팔촌 모두 총 동원해 홍보를 하고 소개를 받으면 비행기 타고 붕~날아가 서로 인사하고 몇 주일(일부는 며칠..)만에 서로 오케이 하면 바로 브라질로 데리고 오는 것이다. 그럼 여기서 잠깐 왜 나는 안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분명 일을 것 같아 설명해 보겠다.


첫째 A/S 가 안 된다:  이게 뭐냐 하면 결혼해서 살다 보면 어느 누구든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데 그럴 경우 여자는 거의 대부분 자기 친정 식구 또는 친구에게 하소연을 한다. 단지 수다를 떨며 남편 흉을 보기도 하지만 때로는 만나서 스트레스(자기 엄마 집에 간다던가 등등)를 풀게 되는데 이곳 브라질에 혼자 온 여자는 친구는 물론 친정 식구와 떨어져 있어서 굉장히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간혹 불량품(잘못)이나 제품 업그레이드(교육)를 위해 친정 집으로 A/S 보내게 되는데 여기서는 그게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부부싸움 잘못 했다가는 여자가 여권 챙겨서 한국으로 영영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둘째 모든지 남자가 대동해야 한다:  여자가 처음 와서는 3년간 귀머거리, 벙어리가 된다. 시집살이가 아니고 포어를 못하니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 보는 것부터 집안의 모든 대소사를 남자가 해결해야 한다. 얼마간은 사랑 때문에 그리고 처음이니까 상냥히 남자가 다른 일을 제쳐두고 달려와서 도와준다. 그러나 일하느라 스트레스 받아 있을 때 여자가 귀찮게 전화해서 물어보면 어느 순간 폭발하게 된다. 괜히 여자에게 아직 까지 그런 것도 모르느냐 아니면 몇 번을 설명해야 하고 화를 내는데 아직 이곳 사정을 잘 모르는 여자로서는 정말 답답할 것이다. 사실 내가 아는 형도 이것 때문에 많이 싸웠다고 한다. 처음 6개월 간은 같이 시장도 가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집에 가스 직원이 문을 두드려도 남편에게 전화를 하니 짜증이나 싸움을 많이 했다고 한다. 


셋째 생활방식이 틀리다:  요즘 한국 여자들이 많이 서구화 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국 방식과 브라질 방식은 많은 차이가 있다. 본국에서 수입된 신부들은 브라질에서도 한국과 같이 남자는 밖에서 돈을 벌어오고 여자는 집에서 살림을 하면 되는 줄로 아는데 브라질은 남녀 모두 같이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한국에서 수입된 신부들은 처음에는 말도 모르는 벙어리요 일도 할 줄 모르는 바보가 되어 무시 당하고 특히 외국 나오면 그저 영화에서처럼 으리으리하게 사는 줄로 아는데 힘들게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왜 여기 까지 왔는지 회의를 느낀다고 한다.


결론은 수입품도 만만치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이런 글을 쓰니 뭐 한국 내수용도 A/S가 제대로 안되어 문제가 있다고 하는 사람, 잘 만 간수하면 어디에서든 잘 쓸 수 있다는 사람, 제품이 문제가 사용법이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 등등 제보가 많다. 사실 브라질에 신부를 수입한 사람들 대다수도 처음에는 좌충우돌 싸움도 많았지만 그러면서 정도 들고 또 지금은 알콩달콩 잘 살고 있는 걸 보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닌가 보다.


나도 신부 수입하고 싶은데 자신을 수출하고 싶으신 분 있으시면 꼭 주저하지 말고 직접 연락 주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수입통관 절차를 찾아본다.


마지막으로 2009년 3월에 드뎌 저도 결혼합니다. 참고로 여자는 이곳에서 여행사 하던 사람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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