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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것, 한인회

착한브라질 2016. 2. 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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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대 김요진 한인회장이 이번 주에 취임하며 공식적으로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우리 한인회장직은 책임이 너무 무거워 꺼리는 분위기였는데 무엇보다 공석으로 남을 뻔했던 한인회장에 김요진 회장님이 추대되어 취임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브라질에서 모두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인 한인회의 필요성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일부에서는 아직 한인회가 존재하는지 몰랐다고 말하고 또 일부는 왜 아직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데 브라질 사회에서 한인 각 개인의 목소리는 작은 울림으로 끝나지만 이를 모아 큰 목소리로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한인회입니다.

요즘 자주 들리는 소식 중에 한인이 몰려 사는 봉헤찌로와 아끌리마썽에 전문 강도 피해 사건이 있습니다. 피해자가 되는 것도 슬프지만 정작 하소연 할 곳도 없고 강도가 다시 와도 막을 제도나 공권이 미치지 않아 불안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또 아직 일부 경찰과 세무원은 한인촌 업소를 돌아다니며 손님을 내쫓고 불법으로 문을 닫아 협박에 가까운 뇌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 쫓겨 나는 사람과 불안한 눈빛으로 경찰을 바라보는 업소 주인, 이 모든 게 우리가 한인이라는 이유로 일어나는 것이고 브라질 사회에서 목소리 약하기 때문입니다. 경제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세금 납부 의무를 다하는 우리도 이제 제대로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누려야 합니다.

이민 52년이 넘는 이제 세대를 넘어 진정한 2세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브라질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더는 뜨내기 이방인이 아닌 자랑스러운 브라질인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1세가 희생과 노력으로 일궈놓은 봉헤찌로 한인촌은 요즘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며 그동안 많이 종사하던 의류업에서 서비스업으로 하나둘 업종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1세가 자영업을 일으켰다면 2세는 전문직을 선호하며 공부하여 사회 각계각층으로 퍼져 나갔고 이제 3세는 진정한 브라질인이 되어 사회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 지방선거에는 한인 2세도 출마 계획하고 있어 역동적인 한인사회는 요동치는 브라질 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며 적응하는 중입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1세와 2세 간의 교류가 적다는 것입니다. 이번 한인회 취임식에도 1세대이신 어르신은 다수 참석하셨는데 2세는 극소수만 참석하여 무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40대에 들어선 2세는 이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며 한인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자신 스스로 브라질인이라는 생각이 강해 한인사회의 필요성을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이 땅에서 태어나 살며 활동하며 브라질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이 사회에는 우리를 한국인, 아니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일본인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우리의 일방적인 생각의 차이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난 20세기 지도자는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고 이끌었다면 21세기 지도자는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제시하며 그 방향으로 가도록 독려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예전과 달리 넘치는 정보로 구성원 모두 책임 있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볼 때 이번 새 회장단이 취임하였다고 혼자 모든 문제 즉, 만성 적자인 재정, 불안에 떠는 한인촌 치안 등을 해결할 수 없고 또 그래서는 안 됩니다. 새 회장단은 지금 한인회가 떠안고 있는 문제를 공개하여 모두의 의견을 듣고 한인회 참석을 유도하여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입니다.

또한 우리 한인은 단체장이 바꿔주기를 마냥 기다리지 말고 같이 고민하고 참여하여 스스로 권리와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아직은 국어를 쓰고 읽고 생각하는 세대가 더 많지만 몇 년 후면 이곳에서 태어나는 2세가 더 많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한인회를 바꾸고 가꾸지 않는다면 2세는 더 멀리하고 이 사회에서 정체성과 대표를 잃게 될 것입니다. 모두가 자랑스러워하고 참여를 하도록 한인 스스로 지키며 노력합시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바쁘고 힘든 세상에서 봉사정신으로 무거운 멍에를 짊어진 김요진 한인회장을 만나면 수고한다고 가볍게 어깨를 두드려 주고 커피 한 잔 사주며 다 같이 격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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