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석유공사, 가솔린 가격은 오를까요?

무너지는 석유공사, 가솔린 가격은 오를까요?

 

작년 중반 브라질 사회에서 돌던 우스갯소리가 있었습니다. 경제지표에서 중요한 달러 환율, 가솔린 가격 그리고 브라질석유공사(Petrobras) 주가 중 어느 것이 먼저 5헤알대에 이를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달러 환율과 가솔린 가격은 막 3헤알을 넘었었고 석유공사 주가는 12헤알이었는데 설마 이런 일이 있으리라 하는 우려에서 나온 소리인데 우스갯소리를 넘어 현실적으로 지난주 석유공사 주가가 5헤알로 떨어졌습니다. 이번주에는 5헤알도 무너져 4헤알에 거래되고 있는데 그렇지 않았던 국내 경제에 또 다른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작년부터 시작된 라바자또(Lava-Jato) 수사로 드러난 석유공사와 정치인의 비리와 직접적인 연계성입니다. 드러나는 규모는 어마어마한데 이런 비리로 투자자들은 회사에 대한 신용을 믿지 않아 투자가 멈췄고 아울러 설비와 운영 투자가 줄어 운영비 적자도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외에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유가 하락도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석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고 브라질도 심히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뻬뜨로브라스 석유공사는 2차 대전 후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재건 사업에 따른 산업화, 자국 자원보호 그리고 국제 자본과의 싸움으로 브라질 정부와 국민이 필요성을 느껴 탄생한 것입니다. 1948년 당시 에우리꼬 가스빠르 두뜨라(Eurico Gaspar Dutra) 대통령은 브라질은 석유 시추 사업과 관련된 기술과 자본이 없어 외국자본 유입을 허용하였습니다. 이에 쉘, 텍사코, 에소 등 당시 세계최대 회사들이 투자하여 자칫 모든 석유산업을 독점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에 위협을 느낀 지식인들과 정치인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우리 것(O petróleo é nosso)’이라는 기치를 걸고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었습니다.

 

1950년 재집권에 성공한 제뚤리오 바르가스 대통령은 헤센지(Resende) 공업단지와 자동차 사업을 지원하며 브라질 산업 초석을 다지고 석유 산업을 국유화한다고 선언하며 1953년 브라질석유공사(Petrobras)를 설립한 것입니다. 비로써 산유국이 된 브라질이지만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사여서 지속한 낙하산 운영진으로 항상 비리가 끊이지 않았고 석유를 퍼 올리려면 적절한 투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만성적자 기업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40년간 독점으로 경쟁력을 잃고 생산비가 점차 오르자 드디어 1997년부터 석유를 찾고 퍼 올리는 사업 그리고 정유 산업에 민간기업 진출을 허용합니다.

 

추가적인 투자와 민영화로 점차 성장하더니 2010년에는 주식공개로 728억 불을 투자받으며 세계에서 두 번째 에너지 기업, 아메리카 대륙에서 시가총액으로 두 번째 기업, 세계적으로는 네 번째 기업으로 탄생합니다. 2011년 당시 거래되는 유가 가격은 배럴당 100불을 넘으며 석유 공사는 흑자로 웃기 바빴고 전 세계에서 5위 석유 회사로 성장하며 승승장구합니다. 2000년대 초반 대서양 연안 심해유전 깊이 7km 구간에서 발견된 프레-살(Pre-Sal)은 매장량이 1천억 배럴이 넘을 것으로 보고되며 또 다른 파란불이 들어 옵니다. 이에 따라 각 주는 여기서 벌어들이는 로열티를 전국적으로 나누자 파와 연안에 있는 주끼리 나눠 갖자 파로 나뉘며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프레-살 석유는 높은 생산비와 낮은 채산성으로 생산할수록 적자가 크고 전 세계적인 유가 하락으로 투자도 줄어 물 건너간 꿈이 되었습니다. 또한, 원래 프레-살은 70년대부터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기술개발과 비용이 많이 들어 포기한 것으로 나와 룰라 정부가 괜한 홍보에 이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하여간 지금도 꾸준히 석유를 수출하고 있는데 2014년 수출은 1억8940만 배럴 같은 기간 1억4415만 배럴을 수입했습니다. 석유를 수입하는 이유는 생산되는 석유를 정제할 기반시설이 모자라 질낮은 석유를 수출하여 정유된 고급 유를 수입하는 구조입니다. 요즘 유가도 떨어지는데 히오데자네이로는 이미 4.2헤알이 넘었습니다. 가솔린 가격이 5헤알대에 언제 오를지 두렵습니다.

 

손정수 / 착한 브라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