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흩어지는 밥...뭉치는 죽는다

착한브라질 2011. 11. 5. 01:30

브라질 사람들은 쌀, 훼이정(Feijão:팥), 살라다(Salada:샐러드) 그리고 고기가 가장 기본적인 주식이다. 고기에 대해서는 그 동안 ‘슈하스꼬’에 대해서 쓴 글과 이전 페이지를 보면 알겠지만 브라질 사람들은 매 끼니 때 마다 고기를 먹는다.


먼저 쌀에 대해서 설명해 본다. 이곳 쌀은 한국 쌀과 달리 밥을 하면 뭉쳐지지 않고 바람이 불면 흩날릴 정도로 떨어져 있다. 그 이유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물이 많은 논에서 쌀을 재배하나 이곳 쌀은 물이 없는 밭에서 재배한다. 베트남, 인도에서도 밭에서 재배하는데 6.25 세대들은 옛날에 외국 원조로 받아 먹어봤다고 한다. 하여간 물기가 없어 밥을 해도 흩날린다.


더군다나 밥을 하는 방식도 일단 씻어서 반쯤 익히다가 어느 정도 익으면 물을 버리고 여기에 다진 마늘, 소금 그리고 기름을 넣고 볶는다. 약간 짜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름에 볶았기  때문에 기름지고 마늘 냄새가 난다. 마늘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늘과 양파를 넣기도 하는데 그래서 마늘을 특히 좋아하는 흑인 인들에게서는 심한 마늘 냄새가 나기도 한다.


이곳 밥은 거의 볶음밥 수준인데 재미있는 것은 한국과 달리 숟가락이 아닌 포크로 먹어야 한다. 흩날리다 보니 숟가락으로 담으려면 좀처럼 모으기 힘들고 칼로 모아 포크 위에 얹어서 먹는다. 서양 문화에서 숟가락은 스프를 먹을 때만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식당에 가면 숟가락을 안 준다. 한국에서 온 사람과 브라질 식당을 가보면 숟가락을 안 준다고 뭐라고 그러는 사람도 있는데 자고로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한국 밥을 브라질 사람에게 주면 싱겁고 맛이 없다며 밥이 왜 이리 뭉쳐 있느냐며 이걸 어떻게 먹느냐고 불평한다.


훼이정은 오랫동안 한국 사람들이 단순히 콩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팥으로 정립되었다. 훼이정은 검은색, 갈색 또는 흰색이 있는데 지역마다 다르게 먹는다. 쌍빠울로와 브라질 중서부는 갈색, 리오 데 자네이로는 검은색 그리고 내륙 지방은 약간 흰색 팥을 선호한다. 훼이정은 거의 팥죽이라고 보면 된다. 가끔 미국 서부 영화를 보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프라이팬 위에 팥죽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만드는 방법은 일단 팥을 물에 하루 저녁 동안 넣어 불려 놓고 그 다음날 압력밥솥에 넣고 끓이면 된다.

이 때 베이컨, 소금, 마늘, 소시지, 양파를 다져 넣어 놓고 끓이는데 입맛에 따라 들어가는 양념이 바뀐다. 


한국의 팥죽과 차이점은 바로 짠 맛인데 팥이 뭉개지면 안되고 형체를 유지해야 함으로 오래 끓이지 않는다. 흰쌀 밥 위에 이것을 얹어 섞어 먹는데 한국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될 김치와 같이 브라질 사람들은 꼭 먹는다. 재미 있는 것은 시내 중심가 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흰쌀과 훼이정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고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젊은 이들이 김치, 흰쌀 밥, 된장을 피하는 것과 비슷하다.


살라다는 가장 기본적으로 상추, 양파 그리고 토마토를 먹는다. 먹기 좋게 잘라서 올리브 오일, 식초, 소금, 후추를 뿌려서 먹는다. 중요한 것은 살라다는 밥을 먹기 전에 먹는다. 김치와 같이 밥을 먹으며 살라다를 먹는 게 아니라 밥을 먹기 전에 살라다를 먼저 먹는데 그래야만 소화가 잘되고 식욕을 돋군다고 한다. 살라다는 기본 음식으로 나오지 않는다. 식당에서 싼 음식을 시키면 상추 두개 양파 조각 그리고 토마토 한 조각 등 조금 나온다. 조금 고급 식당에서는 음식을 주문 할 때에 따로 주문해야 하는데 살라다 꼼쁠레도(Salada Completo)에는 상추, 양파, 토마토, 햄, 치즈, 브로콜리, 옥수수, 빠우미또(Palmito:야자수 줄기), 올리브 등이 온다. 양도 많고 영양가도 많아 한 사람이 먹기에는 벅차나 여자들은 건강을 위해 요리 보다 이 살라다로 한 끼 식사를 하기고 한다.


위와 같은 일반적인 식사를 정리해 보면 일단 살라다로 식욕을 돋군 후 볶은 흰쌀 위에 훼이정을 한 국자 올려 놓고 식성에 따라 화로파(Farofa:타피오카 가루)를 뿌린다. 여기에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 아니면 소시지나 계란을 하나 곁들여서 먹는다. 이와 같은 식단은 브라질에서 가장 보편화된 음식이다. 한국에서 흰쌀 밥에 김치 등 몇 가지 반찬을 곁들여서 먹는 것과 같다. 먹는 정도는 먹는 사람의 몸집에 따라 다르지만 많이 먹지는 않는다. 양보다는 질적으로 영양가가 높은 고기를 먹기에 조금 먹는 편이다.


단 육체적으로 많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노동자들과 저소득층은 정말 접시에 밥과 고기를 잔뜩 올리고 먹는데 보기만 해도 배부를 정도로 무지하게 먹는다. 음식들은 조리하는 방법에도 나와 있듯이 대부분 소금을 많이 넣는다. 이는 더운 나라이다 보니 땀을 많이 흐리며 자연스럽게 소금 섭취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육류를 많이 먹는 이 곳은 음식에 대부분 고기가 들어가 있다. 빵 조각을 먹어도 그 안에 햄이나 고기 조각이 들어 있다. 닭고기도 많이 먹는데 살코기를 삶아 양념하고 이를 찢어서 빵 속에 넣고 튀기는 게 있는데 따끈할 때는 정말 맛있다. 음식을 할 때에 고기 조각이 안 보이면 아예 밥을 안 먹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고기가 그 날의 메인 요리이다.


 돼지고기는 잘 안 먹기에 많은 요리를 못 봤다. 기껏해야 돼지 갈비를 숯불에 구워내던가 아니면 철판에 구워서 내놓는다. 또 한 가지 쌍빠울로에서는 1주일 메뉴가 똑 같다. 월요일은 돼지고기와 바나나 튀김을 내 놓은 비라도 빠울리스따(Virado Paulista), 화요일은 닭요리, 수요일은 훼이조아다, 목요일은 스파게티 같은 밀가루 요리, 금요일은 카톨릭 교리에 따라 고기를 먹지 않고 생선요리가 나오고 토요일은 다시 훼이조아다가 메인 요리이다. 이날은 각 식당에서 이런 요리들을 많이 준비 해놓아 주문하면 바로 나온다. 그렇다고 다른 요리를 안 파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성이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 이다. 

 

그리고 이곳 쌍빠울로의 경우 이탈리아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이탈리아 요리도 많이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마까헝(Macarrão:마카로니), 라자냐들을 많이 해 먹는다. 이탈리아 음식은 거의 국민 음식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보편화 되어 있다. 쌍빠울로가 세계에서 피자집이 가장 많은 도시이다.


세계에서 5번째로 큰 나라이면서 이곳에서는 한국의 중국집처럼 한집 건너 피자집이 있을 정도로 많다. 이탈리아 음식도 가지 가지 인데 잘 알려진 스파게티, 라자냐외에 뻬네(Penne), 까뻬렐찌(Capelleti), 뇨끼(Gnocci), 까넬로니(Canelloni)등 종류가 많다. 여기에 소스도 수십 종류가 되기에 골라 먹는 재미도 많다. 그 외에 음식들은 보면 아랍음식, 이탈리아 음식, 포르투갈 음식 등이 섞여 있다. 포르투갈 음식은 말린 대구를 다시 물에 불려 감자와 쪄내는 것이 있다.


브라질은 일반적으로 생선을 잘 안 먹는다. 얼마나 안 먹는지 정부에서 캠페인을 할 정도이다. 해양 길이가 7000km 가 넘는데도 잘 안 먹는데 이는 오래 전부터 고기가 흔해서 이고 또 생선을 조리하기가 쉽지 안기 때문이다. 브라질 생선이 맛없는 것은 아니지만 물이 뜨거워 수산업을 할 정도의 생선은 없다고 한다.

참고로 생선은  태평양 쪽이 더 맛있다. 생선 요리라고 기껏 해봐야 살코기만 발라서 기름에 튀긴 게 거의 전부이다. 아니면 토마토 소스에 곁들여서 찌기도 하는데 여간해서는 잘 안 먹는다. 한국의 해물탕 같은 것도 있다. 흰살 생선, 오징어, 홍합, 새우 등을 감자, 양파, 마늘, 토마토 그리고 같은 향신료를 듬뿍 넣어서 푹 쪄내는 것이다. 푸짐하기는 하는데 문제는 조금 짜고 벌겋게 보이는데 이는 매운 게 아니라 토마토 때문이다. 시내에서는 하지 않고 주로 해변가 식당들이 파는데 주말에 놀러 온 관광객들을 상대로 장사한다. 한국 사람들은 먹을 때에 고추기름을 듬뿍 넣어 맵게 해서 먹는다. 


재미 있는 것은 브라질에서는 먹은 음심값을 무게로 계산하는 식당이 많다. 이는 80년대부터 유행하던 것으로 적은 돈으로 이것 저것 먹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일단 접시를 들고 여기에 먹고 싶은 것을 양껏 덜어서 나중에 무게를 재면 kg에 얼마 하는 식으로 계산이 된다. 저울에는 이미 접시 무게를 감안했기 때문에 내가 접시에 담은 음식 무게만 나간다.


전국적으로 이런 식당이 수십만 개가 되는데 보통 살라다 6가지, 고기 종류 4~5가지 흰쌀, 볶음밥, 등 밥종류 2~3개, 그리고 디저트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는 장사가 잘 되는 곳은 다 합쳐 20~25개 이상이 되는 곳도 있다. 여기서 내가 먹고 싶은 것만 올려 놓는다. 잠깐 여기서 한국 사람과 브라질 사람의 차이가 나는데 브라질 사람들은 돈이 없을 때에 적게 먹으려고 가는데 한국 사람들은 많이 먹으려고 간다. 문화의 차이인 것 같다.


지금 까지는 가장 보편화된 음식이라면 이번에는 유명한 고유 요리는 무엇이 있는지 찾아 보자. 먼저 가장 유명한 ‘슈하스꼬’ 에 대해서는 이전 페이지를 찾아보면 있으니 참조하기 바란다. 그 다음으로 유명한 요리는 바로 ‘훼이조아다(Feijoada)이다. 눈치 빠른 분은 눈치 챘겠지만 바로 훼이정을 넣어서 만든 음식이다. 만드는 방법은 훼이정과 똑 같은데 차이는 바로 검은 훼이정을 쓰고 양념을 더 많이 넣는다는 것이다.


훼이정이 밥 위에 덮어 먹는 것이라면 훼이조아다는 거꾸로 밥을 섞어 먹는다. 여기에는 훼이정 보다 고기가 더 많이 들어가는데 내용물이 재미있다. 우설, 돼지꼬리, 돼지 귀, 소금에 말린 소시지, 소금에 말린 소고기, 돼지 족발 등등이 들어간다. 옛날 노예시절에 농장 주인들이 안 먹는 부위들을 따로 모아 훼이정을 넣고 끓여서 먹던 노예음식이라고 한다.

 한국의 뚝배기와 똑 같은 곳에  먹음직스럽게 담아 나오는데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일품이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돼지 냄새가 난다느니 아니면 징그럽다느니 하는데 그 기분은 외국 사람이 처음으로 순대국을 봤을 때의 기분과 똑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생긴 것 보다는 맛이 일품이다. 훼이조아다는 먹기 전 꼭 사탕수수로 많든 칵테일을 조금 마셔야 제 맛이 난다. 그리고 돼지껍데기를 튀긴 것과 소시지 그리고 돼지갈비를 구워서 나오기도 하는데 이 모두 훼이조아다를 먹기 전에 먹어야 돼지 냄새가 나며 맛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다 먹고 난후 껍질을 벗긴 오렌지를 먹어야 입이 한결 개운해진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이다 보니 여러모로 한국 사람 입맛에 맞다. 일반적인 식당에 가서 일단 고기를 시키면 밥이 나오기 때문이다. 가까운 아르헨티나 또는 파라과이의 경우 쌀을 안 먹는데 매일 빵과 고구마와 감자의 사이인 타피오까를 삶아서 먹는데 먹다 보면 질리게 된다. 육류를 많이 섭취한다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워낙 더운 지방이다 보니 고기를 많이 먹지 못하면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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