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영웅인가 도둑인가? 룰라 그리고 브라질

착한브라질 2013. 9. 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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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열심히 브라질에 사는 착한남편운동본부입니다.

그동안 제 글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격려도 있고 자료 요청도 는데 좀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또 글이 자주 안 올라온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는데 요즘 한식홍보 그리고 먹고 사는 사업일로 좀 바빠서 그렇습니다.

이해해주세요. 네?!

 

아 그리고 중요한 점 !

 

제 블로그를 찾아서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미리 알려 드립니다.

제 글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과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쓰인 글입니다.

물론 역사를 뒤틀려 해석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고,

견해의 차이로 크게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그냥 재미로만 한 번씩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지난 9 18일 브라질 대법원에서 역사적인 사건이 하나 일어났습니다. 멘살렁(Mensalao)이라는 의원들 매수 사건의 재심요청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11명의 대법관 중 5명은 이미 12명의 피의자에게 형량을 선고하였는데 룰라 전임 대통령과 현 대통령이 임명한 6명의 대법관은 무리하게 재심을 받도록 선고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큰 문제 없어 보이는 이 사건은 사실 브라질 국민들에게는 실망감과 절망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멘살렁은 2002년에 집권한 노동당과 대통령 비서실장, 국회의장 등 실세들이 모여 비자금을 조성하여 국회의원들에게 매달 용돈 형식으로 매수한 사건입니다. 초헌법적인 이번 판결은 한동안 파문을 일으킬 것이고 당장 내년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국민의 국민을 위한 좌파정권이 왜 이런 비리를 감싸게 되었고 또 국민들로부터는 외면을 받게 되었는지는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됩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전국 시위는 지금도 진행 중이고 특히 내년 월드컵 때 더 시끄러워질 것입니다.

 

http://blog.daum.net/joaobrazil/200

 

http://blog.daum.net/joaobrazil/201

 

지금은 비리의 온상으로 손가락질을 받는 노동당 정부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룰라를 알아야 합니다다른 나라에서는 천사.영웅.신적인 존재로 그러나 지금 국내에서는 도둑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현대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친 브라질의 대통령 룰라, 빈민출신, 노동당 당수공부도 못했지만 한 국가의 대통령을 지낸 입지적인 인물 등 룰라를 칭하는 명칭은 많습니다그러나 정작 브라질에서는 룰라 반대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물론 세상은 공평하게 누구 한쪽 말만 들어서는 안 되죠. 일단 일대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1945 8 27일 브라질에서 북동부 뻬르남부꼬주(pernambuco) 까에떼(caete)시에서 8형제 중 7번째로 태어남.
  • 1952년 일거리를 찾는다는 핑계로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찾아 어머니와 8 형제 온 가족 차를 얻어타고 리우데자네이루로 이사새살림을 차린 아버지 집에서 함께 기거함. 7살부터 길에서 오렌지 팔고, 주말에는 홍합, 게를 잡아 팔아 집에 도움을 줌
  • 1954년 아버지를 떠나 어머니.형제들과 상파울로로 이사, 12살부터 구두닦이.사무실 보조원 등으로 근근이 일을 함
  • 1956 14살 때 처음으로 볼트 공장에 정규직원이 됨. 프레스에 왼쪽 새끼손가락이 끼는 사고로 잘림, 평생 한이 됨보상비로 집에 가구와 조그마한 땅을 삼.
  • 1960년대에는 오랫동안 직업이 없었음.
  • 1966 Villares 금속회사 입사.
  • 1968년 공 차기를 좋아했으나 브라질 공산당 열성 당원이었던 형 주세 페레이라 실바(Jose Ferreira Silva)의 영향으로 금속노조에 가입
  • 1969년 금속노조임원에 선출, 이때부터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정치에 맛을 들임.
  • 1975년 금속노조 대표로 선출.
  • 1978년 다시 대표로 선출되며 전국파업주도. 국가안전법 위반으로 구속, 노조대표 해임 정치적임 힘의 필요성을 느낌.
  • 1980년 사회운동가, 해방신학자, 노조, 지식인 등을 통솔 노동당(Partido dos Trabalhadores) 창설.
  • 1981년 군사정권에서 30일간 구속. 3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혐의로 판결본명 Luiz Inácio da Silva 에서 Luiz Inácio Lula da Silva로 바꿈룰라(LuLa)는 애칭이었으나 친근감 있게 들려 인기를 얻음.
  • 1982년 상파울로 주지사 도전, 낙선!
  • 1984년 후일 대통령이 되며 정치적인 원수 사이가 되는 페르난도 엔히끼 까르도소(Fernando Henrique Cardoso) 등과 민주주의 운동인 Diretas Ja 에 동참.
  • 1986년 연방하원에 선출됨 1988년 새 헌법 개정에 동참.
  • 1989 20년 넘은 군사정권 후 처음으로 시행된 대통령 직선제에 후보 출마. 이때 각종 미디어에서 당시 무너진 공산주의를 지지하는 낡은 인물 그리고 개인 자산을 빼앗는 인물로 폭격함. 전 애인까지 동원 룰라가 당시 임신했던 딸을 낙태 강요했다고 주장하는 등 인물의 흠집을 냄낙선했으나 세계적인 조명을 받으며 정치적으로 거물로 태어남. 남미 좌파를 주무르기 시작함.
  • 1994년 다시 대전에 도전했으나 정적이기도 하고 수십 년 된 초 슈퍼 인플레를 잡은 엔히끼 대통령과 경함, 결과는 패배.
  • 1998년 다시 대선에 도전. 또다시 엔히끼 대통령에게 패배, 또다시 붙는 이미지 도둑, 자산몰수, 공산당.
  • 2002년 유명 광고인 두다 멘돈사(Duda Mendonca)에게 의뢰 룰라 자신을 새롭게 재포장함. 먼저 노동당 로고에서 낫과 망치를 제거함, 빨간색을 분홍색으로 교체, 항상 열성적으로만 보였던 이미지를 양복으로 깔끔하게 입고 넥타이를 매고 나옴. 정치색도 중도좌파 그리로 우파를 두루 섭렵함. 당시 여당의 강한 후보였던 주세 쎄하(Jose Serra)를 물리치고 드디어 대통령에 당선. 선서식에서 울먹이며 유명한 말을 함. "평생 (고등교육)졸업장 하나 없던 내가 받는 첫 번째 증서가 바로 이 나라 대통령이구나".  

 

자 여기까지가 간단한 룰라의 일대기입니다. 내용을 보면 정말 극적입니다. 배경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그 어려움을 이겨낸 성공 이야기 입니다. 룰라가 태어난 지역은 브라질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인 북동부입니다. 북동부 지역은 포르투갈 왕정시대부터 유럽과 가깝다 보니 일찍 깨우친 신지식인들이 몰려 살며 독립운동을 많이 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로부터 버림을 받은 지역이며 수백 년간 지속한 차별정책으로 산업이 없고 또 멀리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은 토지를 사막화시켜 물도 없는 황무지 지역이기도 합니다. 1년 강우량은 너무 적고 땅은 황폐해서 먹고 살기 힘든 이들의 고통은 멀러 아프리카 오지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각박한 지역에 살던 주민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백인계임에도 불구하고 못 먹어서 키가 작지만 가족 단위로 똘똘 뭉쳐 있습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수백 년 전부터 고향을 등지고 특히 산업화가 이루어지던 20세기부터는 상파울로, 리우데자네이로 등 대도시로 대거 이동하여 청소부 잡일 등으로 먹고 살아가며 산업의 밑바닥에서 생활하며 끈끈한 가족주의로 성장합니다. 이들의 단결심은 못 사는 지역에서 벗어나 잘사는 지역에 와서 느끼는 박탈감. 사투리와 외모에서 받는 차별화로 극심한 이기주의가 발달하고 싸움이 일어나면 온 형제.가족.친지들이 몰리기도 합니다. 룰라 가족도 이러한 도심을 벗어나 고향을 등지고 당시 브라질 전국 산업의 70%를 생산해내던 상파울로로 이사하며 인근 도시 성베르나르도 공업 도시에 온 룰라는 공장에서 일합니다월급도 받으며 일을 하지만 단순 노동자로 성장의 한계를 느낍니다.

 

룰라가 한창 일할 60~ 70년대는 최고의 공업과 성장 시대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서슬이 시퍼런 군사정권의 세상이기도 합니다. 이런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노조와 노동당 설립은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한국의 옛 군사정권 시절 남산과 같이 특별경찰에 한 번 표적이 되면 암살은 물론 징역과 고문을 받던 시절이었는데 이런 시련을 이겨내고 힘과 목소리를 모으는 저변은 대단합니다. 배우질 못했어도 특유의 뚝심과 언변으로 사람들을 모아 1980년 노동당을 창설하는데 사실 혼자가 아니라 교수. 지식인들의 지지 아래 나선 것입니다. 일부는 무식해서 그냥 앞에 세운 것 아니냐는 말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대단합니다.


 


다행히 군사정권이 1984년도에 공식적으로 끝나고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89년 직선제 첫 대선에 후보로 출마하게 됩니다. 노동자와 저소득층에 대한 목소리를 모으고 지지를 모아 부패에 대한 항의와 새로운 가치관을 걸고 출마합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지만, 머리와 수염은 더부룩하고 소매를 걷고 굵은 목소리로 동지들이여 모두 함께 나눌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소리를 내치는데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는 전혀 준비가 안 된 듯한 모습, 그리고 과격한 파업을 주도하던 모습이 겹쳐지게 됩니다. 또한 당시 벌써 무너지기 시작한 공산당을 상장하는 빨간 깃발에 낫과 망치 이 문양이 새겨진 깃발을 보여 흔드는 것은 사람들의 지지를 끌어내지는 못합니다.

 

물론 당시 기성세대와 대부분의 국민은 노동당과 공산주의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여당의 물량공세에 휩쓸려 페르난도 꼴로르 대통령을 지지합니다. 결과적으로만 봤을 때 젊은 기수였던 꼴로르 대통령은 무역개방.혁신을 가져오기는 하지만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며 1992년 탄핵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노동당은 항상 30%의 지지율을 받습니다. 브라질 선거방식은 직접 선거에서51%의 과반수를 차지 못하면 상위 1.2위들이 결선으로 가는데. 그 때에는 과반수가 아니라 가장 많은 득표를 하면 이기게 됩니다. 따라서 결정이 안 나면 3여 개의 군소 정당들은 물밑 협상을 벌여 지지자를 밝힙니다. 소수 좌파 정당들은 아무리 지지해줘도 2차 결선에서는 절대적으로 우파를 이길 수 없는 구도가 형성됩니다.


 


하여간 이후 94년과 98년도에 두 번 더 출마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항상 똑같이 떨어지고 맙니다. 아무래도 국민들은 좌파에 대한 무지가 컸고 노동당을 필두로 하는 브라질 노동당(PTB), 브라질 공산당(PC do Brasil),  공산당(PC)등도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정책을 내세워 국민들에 반감을 삽니다.

 

이 중에서도 몇 개 미친 공약들을 보면,

 

- IMF 추방

- 전 기업들의 국영화

- 균등분배

 

위와 같이 위험한 발상들이 전부였습니다. 좌파들에게 브라질은 처음 국가가 시작될 때부터 불평등하게 시작했으니 모든 분배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이들의 주장에 국민의 대다수는 호응하지 않고 특히 은행.기업들은 기겁합니다.

 

자 그럼 어떻게 해서 룰라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는지를 풀어 보겠습니다. 벌써 3번이나 대선에 출마했지만 확실한 결과를 얻지 못한 룰라, 1998년 대선에서 낙선한 후에는 노동당 당수직도 던지고 공부에 집중합니다. 더 이상 정치에 대한 미련이 없고 일반인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노동당과 노조에서는 대체 인물을 찾아 나섭니다. 그러나 워낙 카리스마 있었던 룰라를 대표하는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같은 좌파 안에서도 여러 파를 어우르는 인물이란 더욱 없습니다. 결국, 2002년 대선에 다시 룰라가 후보로 나옵니다. 당시 같은 정당과 언론.지식인들도 이 부분에 대해 반대가 많았습니다. 룰라 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내놓아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도 룰라가 대선 후보로 나섭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단단히 준비합니다. 공부도 많이 하고 가능성을 가지고 나옵니다. 먼저 원단.원사를 생산하는 기업가 주세 알렌깔(Jose Alenca)을 찾아갑니다. “난 더는 노조위원장이 아닌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 나갈 사람입니다. 같이 세상을 바꿉시다”. 나이 많고 성공한 기업가 주세는 당장 손을 잡고 부통령 후보에 나섭니다. 노조 출신과 기업가, 절대 어울리지 않을 두 사람이 손을 잡습니다. 두 번째로 유명 광고 맨 두다 멘돈싸를 영입합니다. 두다 멘돈싸(Duda Mendonca)는 말루피 전 상파울로 주지사의 선거운동을 도운 유명한 광고인입니다. 선거는 정치뿐만 아니라 마케팅 즉 홍보가 중요한 것을 파악한 룰라는 두다를 찾아가 끈질기게 구애작전을 폅니다. 룰라의 카리스마에 설득당한 두다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몇 가지 제안합니다. 먼저 양복을 입도록 합니다. 노동자와 저소득층을 대표한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표 만을 가지고는 당선될 수 없기에 과감히 양복을 입고 넥타이는 붉은색에서 분홍색으로 부드럽게 합니다. 머리와 수염도 다듬어 나이 먹은 친근한 이웃 아저씨처럼 탈바꿈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노동당 상징 즉 별도 분홍색으로 바꾸도록 합니다. 이런 이미지 변신은 사람들의 반감을 누그러뜨립니다. 그리고 모든 행동과 말에서 과격한 것들 버리고 중도좌파를 껴안아 친근한 사람임을 강조합니다. IMF와는 당선돼도 모든 계약을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가장 중요한 당시 여당이며 전임 대통령 엔히끼 대통령과 연립정당을 구성 중이었던 브라질민주운동당(PMDB)과 손을 잡습니다. 당시 정세는 수십 년 된 인플레를 잡아 물가를 안정시켰고 호황을 즐겼으나 1999IMF를 재신청 하는 등 경제문제가 있었습니다. 브라질 국민들은 국영기업의 민영화 그리고 당시 전국 가뭄으로 수력발전소 가동률이 낮아 전력 파동도 겪으며 자원도 많고 인구도 많은 브라질이 왜 이리 어려워졌는지 그리고 왜 외국에 돈을 줘야 하는지 이제는 한 번 바꾸자는 분위기 퍼집니다. 이를 눈치챈 PMDB는 승부수를 던집니다. 정작 자기들이 속한 연립정당에서 바로 오랜 정적인 노동당과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바로 엔히끼 대통령의 정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를 비난합니다. 여담이지만 이 PMDB가 옛 군사정권을 지지하던 출신 즉 여당이었으며 돈 많은 정당이기도 합니다. 역사는 빠르게 변하는 사람만 살아남는가 봅니다.

 

중도좌파라고 수없이 말하며 특히 친기업 정책을 하겠다고 공약을 하며 상파울로 상공업연맹. 브라질 변호사 협회의 지지를 하나씩 거두어들이고 드디어 선거를 치릅니다. 결국 뚜껑을 열고 보니 장장 4번 도전에 드디어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된 것입니다. 당시 신문을 보면 룰라 자신보다는 국민들 특히 저소득층의 환호가 생생합니다. 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드디어 세상이 바뀌었다. 우리들의 세상이 왔다. 드디어 분배의 시대가 왔다고 환호합니다. 일부 과격파들은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사람 중 몇 명은 대통령궁에서 식기나 잡기를 들고 가려고 하는 등 분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들은 이제 국민의 나라이니 기업들의 돈을 모두 빼앗아 균등분배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말합니다. “모두 순서가 있고 예전과 같이 나누자고 하면 이 나라 망한다. 조금만 참자”. 그렇습니다. 우둔한 국민들은 새 세상이 온 줄 알았는데 바로 탈바꿈한 룰라에게 처음으로 배신감을 느낍니다. 룰라는 친기업정책을 남발하고 급진적인 좌파들은 배신자라는 말을 처음으로 내뱉으며 거리를 둡니다.

 

대통령에 취임한 룰라는 몇 가지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습니다. 먼저 외교부 고시에서 필수과목 중 영어를 뺍니다. 즉 브라질과 거래하려면 포르투갈어를 배워오라고 합니다. 자존심 살리는 정책 같지만 결국 고립되는 위기를 가져옵니다. 고위 공무원 고시에는 대학 졸업을 안 해도 되다는 조건을 내렸습니다. 공부 못한 사람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답니다. 뭐 이런 몇 가지 사람을 깜짝 놀래게 하는(?) 일들은 세상을 정말 뒤집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벌이도 없더 오랜 노조친구를 국영 기업으로 보냅니다. 비전문가들으로 전문직에 임명합니다. 물론 이로 인해 국영기업 운영과  정책은 모두 한 걸음씩 뒤로 후퇴합니다.

 

그래도 2002년부터 시작된 경제호황으로 브라질 국민들은 먹고사는 것에 큰 지장 없었습니다. 1차 산업, 광물과 농산물 수출로 돈을 많이 법니다. 이런 호황기에 국민들은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다 보니 정치에 관심을 잘 두지 않습니다. 룰라는 이 시기를 자기가 정치를 잘해서 그랬다고 지금도 주장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룰라가 발표한 정책은 모두 전임 대통령이 기획하고 시행하던 것을 이름만 바꿔서 내놓은 것입니다. 큰 공사는 모두 착공이나 아니면 시작도 못 하고 만 것이 수두룩합니다. 즉 아무것도 바꾸고 만들고 이뤄 놓은 게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세계가 호황이라 돈이 돌고 돌아 브라질 국민들도 혜택을 본 것입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 경제불황이 이를 잘 보여 줍니다. 룰라 대통령이 잘했다면 브라질은 잘 살아야 하는데 바로 실직률이 높아지고 결국 돈맛을 안 국민들만 어려워졌습니다.

 

 2002년 초에 상파울로 인근 도시인 성베르나드로의 쎌소 다니엘(Celso Daniel) 시장이 납치 된 지 이틀 만에 총상을 입고 시체로 발견됩니다. 경찰은 단순 납치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했는데 파헤칠수록 노동당과 연계됩니다. 즉 납치된 날 타고 있던 차량은 쎌소 시장의 친구 차량의 방탄차였고 정작 차 주인은 납치를 피했습니다. 며칠 동안 수사를 보완한 경찰은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사건 장소에 있던 친구를 지목합니다. 그 친구는 성베르나드로 시에서 버스회사를 운영하며 자금을 만들어 노동당에 보냈는데 새로 취임한 시장이 이를 발견하고 수사를 지시한 것입니다. 즉 이 친구는 저녁을 핑계로 시장을 불렀고 강도들을 따로 불러 납치하도록 한 것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특별한 것이 없는데 문제는 이 친구가 빼돌린 돈이 노동당에 정기적으로 기부됐다는 것입니다. 쎌소 시장의 가족과 형제들은 이 돈 뒤에 룰라가 있다며 수사를 넓힐 것을 주장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희한한 일이 벌어집니다. 우선 납치범과 은닉 장소를 제공했던 범인 2명이 의문의 암살을 당합니다. 즉 누가 사건을 지시했는지 더는 알 수 없습니다. 사건과 연계된 것으로 지목된 현직 경찰관도 집 문 앞에서 총격을 받고 죽습니다. 시장의 마지막 저녁 식사를 접대한 식당의 웨이터, 즉 이날 누구와 있었는지 증언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도 죽습니다. 더 희한한 건, 이 웨이터 살해장면을 목격한 증인도 며칠 후 총격을 받고 암살당합니다. 시장의 시체를 처음으로 발견한 경찰 또한 시체의 옷과 발견 당시 모습을 증언했다가 두발의 총격을 받고 죽습니다. 그리고 고문의 흔적이 있다고 보고한 검사관도 사무실에서 총격을 받고 죽습니다. 우연한 일치치고는 7명이 연달아 죽습니다. 더는 떠들면 다칠 것을 알아챈 시장의 형제들은 조용히 뿔뿔이 도망갑니다. 협박을 받고 외국으로 망명한 형제도 있습니다.

 

위의 사건을 보면 우연한 일개 사건일 수 도 있지만 그래도 노동당과의 연계성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노동당은 항상 돈이 없었습니다. 노조들이 내는 돈으로 당을 운영하던 상황에서는 위와 같은 거미줄 같은 비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권을 장악한 후에는 돈이 흘러넘쳐 들어갑니다. 노동당 출신들은 조직적으로 이 돈을 빼내어 갑니다. 돈이 많은 지주로 구성된 정치인들을 비난하던 자신들이 이제는 바로 그 자리에 올라가자 개인 이익을 누리기 위해 엄청난 일들을 저지릅니다. 룰라 대통령 정부 초기만 해도 자산이 하나도 없던 사람들이 지금은 수백만. 수천만 불의 자산가로 둔갑해 있습니다. 이게 바로 역설적인 노동당의 문제입니다. 자기들이 그런 사람들로 변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비리를 모두 열거하기에는 너무 힘듭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사건은 바로 맨 위에 열거된 멘살렁 입니다.


맨날 야당만 하다 여당이 되자 노동당은 할 일이 없어집니다. 비판만 하다가 갑자기 정책을 만들려고 하니 좀 헷갈립니다. 그래도 열심히 해서 정책을 내놓으면 야당 의원들이 야유를 퍼붓고 협조를 안 해줍니다. 이에 다른 표를 끌어모으고자 브라질노동당(PTB)등 의원들에게 매월 당시 15만 헤알을 줍니다. 그러기 위해서 국영 은행을 사용하여 자금을 끌어모읍니다. 그리고 결과는 40명이 연계되는데 여기에는 전임 국회의장, 대통령 비서실장, 노동당 당수 등 오랜 룰라 친구이자 핵심인물이면 거물급 인물들입니다. 이들은 정치를 하려고 돈을 모은 것이고 나눈 것이기에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즉 정당을 위해 비자금을 만들고 나눠 준 것이기 때문에 개인비리는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오랜 노동운동으로 정신들이 마비된 것 같습니다. 물론 이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는 커녕 우스갯 소리로 회자됩니다.  

 

희한하게 룰라 자신은 정작 모든 비리를 비켜 갑니다. 그렇다고 몰랐을리는 없습니다. 오히려 조용히 있다가 연방법원에서 판결을 받자 연루자들이 잘 못했다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위의 모든 거물을 보더라도 대통령이 몰랐을리는 없습니다. 즉 대통령의 인가 없이는 이들이 이런 일들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들이 살려면 대통령을 보호해야 하기에 조용히 있습니다. 노동당 출신이 아닌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들은 석방해 달라고 대통령도 걸고 넘어가려고 했으나 조용한 것을 보면 분명 뒤에서 어떤 압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입니다. 이 글을 읽어 보면 룰라가 특별히 잘못한 것 없이 보입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에서 룰라를 비판하고 행적 결과를 논의하려고 쓴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국민을 우롱하고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국민들은 말 바꾸기를 잘하고 남의 행적을 자기가 한 것 마냥 떠들어 대는 룰라를 싫어하고 구속하라고 난리를 치는데 외국에서 잘 모르는 시선으로 너무 영웅 칭송하고 있어 이를 알리려고 쓴 글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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