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아이아 탐방기 두번째 날..
상파울로에서 출발하는 날 새벽부터 움직여서 그런지 밤새 잠시 기절하다 일어났다.
온 천지가 눈이라 밤새 추울 줄 알았는데 히터가 있어서 그런지 아침에는 좀 더웠다.
아래 같은 히터인데 온도 조절은 없고 그냥 옆 손잡이를 돌리면 뜨거운 물이 돌면서 열을 내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오전 9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방은 컴컴하다..
어제 너무 녹초가 되어 잠시 기절하고 일어 났는데도 공기가 좋아서 그런지 피곤하지는 않는다..
시계를 보지 않으면 아직 저녁인가 할 정도로 어두 컴컴하다..
오늘은 오전에는 기차를 타고 오후에는 배를 타야 하기에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한다.
햄과 빵을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고 가볍게 꿀을 발라 칼로리를 높이고 끝내려고 하는데..
아내가 한 마다 한다...."더 먹어 오후에 어찌 될지 모르니 많이 먹어"
헐~ 배는 부르는데 살벌한 눈치 때문에 과일도 먹고 단빵도 처묵처묵해 본다...
호텔 로비에서 만난 가이드와 함께 차를 타고 한 15분간을 달리는데 사방이 너무 고요하다...
아침 10시가 다되는 시간임에도 컴컴하지도 밝지도 않고 파란색의 세상이 꼭 꿈속의 나라 같다...
기차역에 오는 중간 왼쪽 산 중간에 불빛이 있는데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산장호텔이란다..
오호라~저 호텔이 전경이 죽인다고 홍보하던 호텔인데 전경은 정말 멋있게 보인데...
그런데 가이드 말이 눈이 많이 오면 차가 못 올라가 고립된다고 한다..
그리고 시내까지는 걸어서 한 시간은 가야할 거리....헐~
가격도 싸고 해서 저 호텔로 예약하려고 했었는데..
이래서 사전답사가 중요하다..
5분 더 달려 도착한 기차역.
해가 뜨기 시작한다.
일명 El tren del fin del mundo 번역하면 이 세상 끝 기차란다...젠장 이름만 가지고는 좀 삭막하다..
이름과 같이 이 기차는 기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00여 년 전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국 땅을 넒히고자 이곳을 점령하던 영국인과 프랑스 사람들을 쫒아내고..
대신 호주와 같이 죄수를 보내 철도를 놓는 등 개척하도록 한다.
이 들 죄수들은 하루종일 나무나 베며 중노동에 동원 되었는데..
1년에 배가 두 번 들어 올 정도로 먼 곳이라 물자도 별로 없었고...
영하의 강추위에도 웃도리 하나 입고 눈속에서 일하는 등 열악환 환경 속에 수없이 죽어 나갔다...
다행히 1947년 당시 페론 대통령이 너무 가혹한 형벌이라고 해서 이 제도를 없앴는데..
정작 이 들이 건설한 철도는 경제적 가치가 없고 또 지진으로 대부분 유실 됐다.
하여간 지금은 일부 남은 철도를 관광 코스로 개발하여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기차가 떠나기 전에 시간이 남아 화장실 좀 다녀왔다...
따뜻한 실내를 벗어나 바깥쪽에 있는데 다행히 히터를 켜 놔서 얼지는 않았는데.
수돗물은 너무 차가워서 손 씻다가 동상 걸리는 줄 알았다...ㅡㅡ;;;;
출발역은 기차 수리를 하고 역무원이 역사와 관광 코스를 설명해 준다..
추워 죽겠는데 화로도 틀어줘서 눈물나게 고맙다..
드디어 기차를 타러 출발...
청룔열차...은하철도 999는 아니자만 그래도 멋은 있다...
기차 내부는 테이블 사이로 두명이 앉게 되어 있다..
히터도 틀어서 그런지 하나도 안 춥다...다행이다..
코스는 처음 15분 정도 달리다 첫 정거장에서 잠시 정차한다.
사람들이 내려 10분간 사진을 찍게 하는데 주변 풍경이 멋있어서 다들 들떠 있다.
그런에 우리와 같은 기차를 탄 프랑스 부부 중 흑인 여성만 금세 다시 탄다..
아마도 추위가 싫은가 보다...
역시 울마눌 사진은 내가 찍어야 제맛이 난다..
나의 영원한 모델...ㅎ.ㅎ
기차를 다시 타고 달려 허허 벌판이 나오는데 옛날 죄수들이 나무를 베어 버려서 그렇단다..
죄수들이 하는 일이란 나무를 베어서 철도에 쓰일 목재를 다듬는 것..
숲 속 중간 중간에 일하다가 쓰러져 죽어나간 죄수들의 무덤이 보인다.
죽으면 그냥 근처에 묻었는데 이들의 영혼이 참으로 안타깝다..
산과 숲을 이리저리 돌다 한 45분 정도 되는 코스를 끝으로 내린다..
생각보다 길지도 않고 별로인 것 같은데 특히 여름이나 가을에 오면 풍경이 멋있을 것 같다..
기차를 내려서 우리를 기다리던 가이드를 미팅하러 가던 중 나무에 눈꽃을 보는데..
파란 것들은 겨울에도 나무에 붙어서 영양분을 빼 먹는 기생나무이다..
가이드를 채용안 한 사람들은 기차를 타고 다시 출발역으로 돌아 간다.
가이드 차를 타고 한 20분 달려서 세계 최남단 국립공원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사진에 손 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 우리가 있다고 하는데 아르헨티나 고속도로의 끝이기도 하다.
국립 공원 안에서 거닐다 드디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도착했다..
이 바다를 뻗어 나가야 남극에 간단다..
참고로 오른쪽은 칠레 땅이란다..내가 보기엔 그 땅이 그 땅 같은데..
하얀 눈위에 토끼와 여우 발자국이 보인다.
아래 사진은 바다에서 올라오는 연어들이 알을 낳는 곳이라고 한다..
여름에 많이 올라온다는데 참고로 연어도 영국인들이 들여온 외래종이다..
다시 차를 타고 한 10분 달려 중간에 위치한 휴게소에 도착했다..
화장실도 사용하고 따뜻한 초콜렛 한 잔씩 하고 좀 쉬는 곳인데..
창밖에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여름이면 사람들이 몰려와 고기도 구워먹고 쉬는 곳이라는데..
조용한 게 너무 좋다..
사진으로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저 멀리 산에 햇볕이드니 반짝이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
시간만 된다면 몇 시간이라도 앉아서 바라만 보고 있었으면 좋겠건만 가이드가 다른 곳에 간다고 재촉한다..
차를 돌려 도착한 호숫가.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이는데 산 위의 만년설은 멋있다..
참고로 저 산들도 칠레라고 한다..
바람도 엄청 불고 추워서 사진 찍고 바로 시내로 차를 돌렸다.
오전 일정은 끝내고 차를 다시 시내로 돌려 1시간 달려와 부둣가에 내렸다..
오후에는 배를 타고 바다표범을 보러 가기로 했다..
배 타는 시간이 한 두시간 남아 시내를 잠시 돌아 보기로 했다.
참고로 세로로 4블록 정도 되는 곳이니 어디든지 걸어서 다닐 수 있다.
1시간 넘었건만 아직 시내가 한산하다..
아래 사진은 양고기와 숯불구이 집...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는데 오전에는 영업 안 하는 것 같다.
어제 잘 못 먹었기에 오늘은 기어코 킹크랩을 뜯어 보자고 해서 여행사에서 추천해 찾은 식당...
일단 빵이 나오고...어제 하루종일 새벽부터 빵을 먹어서 이건 간단히 패스~
빵과 더불어 나온 크림..맛은 별로
사진이 없기에 웨이터에게 통째로 나오는 킹크랩이냐 물었더니 그렇단다..
뭐 뚜껑째로 나오고 어쩌고 해서 생선요리 하나와 같이 주문했다..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허걱~살만 발라서 주는것이구나...
그것도 차겁게 해서...오호라~
내가 원한게 이게 아닌데....ㅎ.ㅎ 웃음만 나온다..
생선은 그냥 달달하게 만들었고...
먹성 좋고 뭐 든지 잘 먹는 편인데..
이 두개는 양도 적고 정말 1끼 반 정도 밖에 안된다..
그것도 가격은 한 개당 26불 정도..
저녁에는 꼭 킹크랩을 먹자 하고 그냥 먹다 만 기분으로 나왔다.
배를 타고 부두로 들어가는데..
무슨 엑스레이도 검사 기기도 있다.
아마도 무관세 도시이다 보니 그런가 보다.
부둣가에는 면세점이라고 써 있는 가게들이 있는데.
역시 시즌이 아니여서 그런지 문을 닫고 있다.
갈매기들도 있는데 이 놈들은 사람들이 무섭지도 않은지 멀뚱멀뚱 처다 보기만 한다.
이 사진을 보니 오전에 갔다온 철도가 생각난다.
아래와 같은 옷을 입고 한 겨울에 철도를 놨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타고 출항할 배..
생각보다 크고 쾌적하다.
배에 이런 시설이 있었다니...커피도 팔고 꽤 있다..
저 빵들이 한개에 10불씩 한다..
배에서 이런 것을 파는 줄 알았으면 그냥 빵이나 먹을 것 그랬다..
배 위에는 오픈되어 있어서 사진을 찍기가 편리하다...
그래도 너무 추워서 오래 있기에는 좀....
드디어 부두 출발...
원래는 9시간, 6시간 짜리 코스가 있는데 지금은 시즌이 아니어서 3시간 짜리만 있단다.
현지 가이드가 포어.스페인어.영어를 섞어가며 설명하는데
따뜻한 실내에 있어서 그런지 졸립기만 하고 하나도 귀에 안 들어온다.
한 30분 달려서 배가 속도를 줄이기에 뭔가 했더니 바위에 바다표범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이걸 보려고 온 것이기는 하나 가까이 가자 냄새가....ㅎㅎ
하여간 이 놈들이 화장실을 따로 쓸리는 없고
그 많은 놈들이 여기저기 쏴 대서 바위 전체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화악 올라온다.
한 겨울이라 그래도 괜찮은 거 같은데 여름이면 죽음일것 같다..
그래도 동물원이 아니라 실제로 앞에서 보니 참 신기하다..
그 중에서도 단연 큰 숫놈이 제일 소리도 크고 아무도 근처에 못 간다..
암컷들은 바위 위쪽에 있다.
웃기는 것은 1년 미만 애들은 이 바위에 안 살고 자기들끼리 다른 바위에서 살고 있다.
참고로 펭귄 섬도 있는데 지금은 겨울이라서 없단다..
다들 추워서 브라질로 올라갔다나....ㅡㅡ;;;;
이런 영화보면 펭귄들은 다들 눈에서 추위를 견디는 줄 알았건만...
하여간 펭귄 비슷한 새들만 잔뜩 봤다...
바닷속은 수미터 아래가 다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미역은 아닐테고 하여간 수풀들이 춤을 추는데 멋있다.
한 1시간 반을 돌아 드디어 도차한 세상 마지막 등대..
하여간 이 세상 마지막이라는 말을 여기 저기 잘 갔다 붙인다...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가려면 이 곳을 통과해야 하는데 밤길을 밝혀주는 등대..
저런 등대 불빛에 의존해서 컴컴한 밤을 지냈을 생각을 하니 인간이란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30페소를 주면 사진을 찍어 현상해 준다..
5시 쯤 다시 부두로 돌아와 호텔로 걸어가며...
어제 봐서 그런지 그래도 이제 제법 눈에도 들어오고
길에 보니 churros를 파는 집도 있다.
시내에서 호텔로 가는 길 끝에 있는 언덕...
얼마 안되지만 하루종일 피곤하고 두터운 옷을 입고 얼음 길을 걸으려니 힘들다..
언던 위에서 내려다 보는 시내
저녁은 호텔에 갔다가 8시 쯤 시내로 다시 돌아가 먹으려고 했는데..
따뜻한 방에 있으니 도저히 나갈 염두가 안 난다..
그냥 호텔에서 저녁을 먹자고 해서 주문해 봤다..
난 소고기에 돼지고기 아내는 해물 리조또..
둘다 먹을 만한데...식당이 너무 썰렁해서 그런지 음식이 금방 식어 맛을 못 느끼겠다.
아내도 리조또가 처음에는 맛있다고 하다가 금방 질려서 못 먹겠다고 한다..
결국 방에 가서 간단히 따뜻하고 맛있는 컵라면으로 입가심 했다...아놔..
참고로 저녁 가격은 한 개당 20불....ㅠㅠ
피곤하고 내일은 반드시 맛있는 것을 먹자고 다짐하며 오늘도 기절한다.
우수아이아 탐방기는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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