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진정한 삶은 나누는 것

착한브라질 2020. 1. 20.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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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심한 우울증에 걸렸다. 아침마다 출근하는 번듯한 사업체가 없었다. 정신없이 온 사랑을 쏟아부을 육아 생활도 없었다. 해야 할 일을 못 해서 심히 불안했다. 그렇다고 놀던 것은 아니다. 매일 정말 남들보다 눈에 띄게 일했지만, 미래를 계획할 결과가 안 보여 좌절하던 때였다.


마흔에 거의 다가오던 나이. 엄청 힘들어 괴로워하다 아내에게 고백했다. 그때 소원은 집 하나 사는 것이었다. 최소한 선금을 모으려 해도 한 달에 200불도 저축하지 못하던 시절. 꿈도 꾸기 어려웠다. 자식도 없고 사업도 안되고 자산도 없어 괴로움에 바보같이 술만 마셔 식도염이 크게 생겼다.


어느 날 깨달음이 왔다.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달려든 적이 있는가? 아니다, 나는 절제되지 않는 부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먼저 나를 바꿔야 하고  먹고사는 것은 내 힘만 아닌 하늘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 이제 알았다.


우선 술을 끊었다. 노력 끝에 성경 공부도 끝냈다. 점차 세상 보는 눈도 깊어졌다. 결혼 7년 만에 아내가 쌍둥이를 임신했다. 그 후 지난 4년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훌쩍 지나갔다. 아이들은 건강하게 이제 만 3살을 넘겨 비로소 한숨 돌리는 시간이 왔다. 


10여 년 전부터 조금씩 활동하며 사회운동에 관심을 가졌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나이 먹으며 얻는 가치관을 깨닫고 실천하는 작은 사명감이었다. 그러다 보니 남보다 앞서 마이크 잡고 활동하고 뛰었다. 나를 보고 잘난 척한다고 손가락질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착하게 살기 위해 여러 노력했다. 시간이 흐르며 도와달라는 요청이 쌓였다. 어쨌든 부르는 곳도 많았고 해야 할 것도 많았다. 시간 없어 피곤하고 많은 사람 만나 내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다. 아내는 왜 그렇게 사느냐 하는데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이해하고 지지해줬다.


활동 많이 하고 있다. 한식도 홍보하고 브라질 정보도 알리고 있다.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 없지만, 나눔으로써 진정한 내 삶이 완성된다. 쉽지는 않았다. 시기도 많았고 오해도 많았다. 가장 큰 오해는 내 삶이 부유하고 여유로워 그러는 줄 안다.


나는 지금도 번듯한 사업체나 자산이 하나도 없다. 어떻게 먹고 사느냐 물어보는데 이것 또한 참 기적이다. 아내는 이번 달에도 적자라고 가계부를 내놓는데 그래도 어찌 굴러가고 있다. 사실 내가 여태껏 살아오며 터득한 삶의 지혜다. 산 사람 목구멍에 거미줄 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누워서 할 일 없이 손가락 빨고 있으면 해결될 것은 없다. 어찌 되었건 열심히 뛰면 먹고는 산다. 자산이 많아서 나눠주는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 또한 아니다. 주머니에서 나오는 동전 모아 한 통 다 차면 나눠 주고 먹는 것에서 조금 떼어 주는 것이다.


이 세상에 외로운 사람이 많다. 그들과 작은 눈빛이나 손을 내밀어 힘을 넣어 주는 것뿐이다. 또한 삶에 불만 가진 사람에게 '당신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니 힘을 내라'라고 알려 주는 것이다. 나보다 잘난 사람 많고 가진 사람 많다. 그러나 그들 중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금의 삶에서 어떤 욕심을 가지고 있는지 평온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모두 하고 싶지만, 변하고 싶지만, 생각을 실천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런 사람에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쉽지는 않다. 바른 자세와 생활을 해야 된다.


많이 불리는 곳에 가야 한다. 나를 착한 사람이라 부르며 도와달라 문제를 해결해 달라 무리하게 부탁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도와주려 하지만 각자 해야 할 일이다. 나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닌 해결 하도록 사람을 연결 또는 방법을 알려 주는 사람이다. 


내 삶은 있는 것 조금씩 나누고 없는 시간 속에 노력하여 내놓는 것이다.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 남을 도와주는 사람도 많다. 그것이 크던 작던 중요하지는 않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친구도 있다. 정말 그런 삶을 사는 삶이 참 부럽다. 모든 것을 포기한 수다도 있다.


나는 선교사도 아니고 성직자도 아니다. 그저 깨닫고 아프고 고통 속에 사는 한 사람일 뿐이다. 쌍둥이 아빠로서 삶을 멋지게 살도록 노력하는 사람이다. 모두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 사람을 만나 서로 밝게 인사해 보자. 같이 커피를 마시든 밥을 먹던 눈 마주치고 인사하자.


나보다 못한 이웃을 만난다고 내가 비참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모두 눈 감으면 가야 할 길이 있다. 그 길을 가기 위해 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문을 어떻게  찾고 들어가는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욕심부리지 말고 멍청한 사람이라도 손을 잡고 갈 수 있도록 오늘도 모두 멋지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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