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드디어 브라질에도 정권 교체가 이루어질 것인가.

착한브라질 2018. 10. 2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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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8일 브라질에서는 제2차 대선 투표가 있었다. 지난 10월 7일에 있었던 1차 투표에서 아무도 51%를 얻지 못해 1.2위를 차지한 후보들 간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다. 한때 인기 많았으나 현재 수감 중인 룰라의 노동당 후보 하다지와 실리주의와 무너진 국가 기강을 다시 세운다는 공약을 건 군인출신 보우소나로. 이번 2차 투표에서 55%를 득표한 보우소나로의 승리로 브라질은 15년 만에 우파정권이 득세하게 됐다.


보우소나로 당선인은 작년만 해도 지지율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가끔 언론에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소개돼며 동성 반대, 낙태 반대 등 구설에 오르는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소견을 반복하며 지지자와 활동력을 넓혔고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며 비슷한 성향의 정치인으로 떠오르던 인물이었다. 현 떼멜 대통령의 무능한 국정 능력과 극심한 정치 불안과 역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도 2002년부터 이어온 좌파정권을 무너트리는데 한몫했다.


브라질 정권에 큰 불만을 가진 대다수 국민은 드디어 우파 정권을 지지한 것이다. 이번 대선을 통해 브라질은 극심하게 좌우로 크게 나누어졌다. 전 룰라 대통령 노동당과 같이 손을 잡았던 MDB 정당은 물론 항상 노동당과 최대 경쟁 상대였던 PSDB 당 그 외 소수 정당은 모두 보우소나루의 반대편에 서며 노동당 후보 하다지를 밀어줬다. 그러나 이미 대세는 기운 것이다. 


지난 15년간 노동당은 역사상 최초의 좌파정권과 국민을 대신하는 정부라는 큰 기대를 걸고 출항했지만 한 전임 대통령은 부정부패로 구속됐고 후임 대통령은 탄핵당하여 좌초되며 그 성대한 꿈은 거품 속에 사라졌다. 일부는 노동당과 정부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경제불황에서 원인을 찾고 있지만, 이유야 어쨌든 난파한 것은 분명하다.


이번 대선을 통해 형제.부모간 세대 차이가 크게 났다. 젊은이와 지식인은 당선인이 군인 출신, 보수 성향 그리고 극우 정신으로 똘똘 뭉쳐 자칫 민주주의를 짓밟는 군인이라고 기겁했다. 특히 독일 히틀러와 비교하며 동성애 반대로 소수를 누르고 노동자 권리를 무시하는 즉 기초민주주의 후퇴라고 겁을 먹고 있다. 반대로 당선인 지지파는 위에서부터 흔들린 기강을 바로잡고 수십 개로 나뉜 정당의 뜯어먹기 식 정치를 뿌리부터 뽑겠다며 현 사회정치 문제를 만든 노동당의 적폐라고 주장한다. 


이유야 어쨌든 브라질은 이번 대선을 통해 큰 산을 넘었지만 앞으로 밀치고 들어갈 밀림은 더욱더 어두워 보인다. 노동당 정부 시절 전 세계적인 호황도 있었지만, 노동자가 싫어하는 은행이 최고의 수익을 남긴 것을 보면 그만큼 브라질에서는 좌우의 문제보다 극소수에 몰려있는 이익 나눠먹기식 즉 소수가 가지고 있는 기득 세력을 이번에 없앤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노동당이 집권하며 수 세기 동안 소수에게 있었던 기득권을 국민에게 나눠준다는 가치를 내걸었다. 그러나 정작, 이 기간 동안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것은 노동당과 연계된 인물과 정부 세력이었고 은행은 역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리며 정보의 비호를 받았다. 최고의 금리 속에서 기업은 도산했고 각종 규제와 낙하산 인사로 가득 찬 기관의 행패로 현재 브라질 기업의 경쟁력은 남미에서도 최하위로 기록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자보다 총을 쏜 강도의 인권을 더 중시하는 풍조도 있었다. 강도를 쏜 경찰을 살인자라 불렀고 피해자의 인권은 생각지도 않았다. 결국, 안전을 보장해야 할 정부의 외면 속에 모든 시민은 극심한 불안과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불만이 모두 복합적인 요소가 되어 2016년 지우마 대통령은 탄핵했고 이번에 그 연장선을 이어 드디어 정권 교체를 이루게 된 것이다.


1994년도 대선에서 PSDB 당을 지지했던 MDB 당은 2002년도에는 노동당을 밀어주며 세력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리저리 붙는 정당에 질린 국민의 심판 속에 이번에는 몰락하였다. 국민의 불안과 불만이 함축되어 분출된 것이다. 북동부 지역을 위주로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 지역과 정부 지원금을 받는 저소득자와 노동자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현 정책을 이어가며 당연히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 전진적인 성장을 약속하고 있다.


즉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며 뿌리부터 하나씩 바꾸겠다고 하는데 어찌 되었건 기업과 은행은 크게 환영할 것이다. 지난주만 해도 환율이 크게 내렸는데 내일 당장 시장 우선주의 정책이 도입될 것을 기대하며 환율이 크게 내릴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 1월 1일 당선인이 취임하며 정책을 새롭게 내놓고 바뀐다면 긴 터널을 지나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 많이 기대된다.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이번 대선을 치르며 정말 말도 안 되는 비방과 비판 그리고 한쪽으로 치우친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 참으로 놀랐다.


형제 부모 사이도 그렇고 직장 동료끼리도 서로 비판하며 깜짝 놀랄 정도로 다른 시각을 가졌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극심하게 서로 상처가 많이 남았을 것이다. 특히 좌파 지지자는 현재 당선인이 취임하면 앞으로 크나큰 악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정작 어떻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2002년 룰라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사회주의 시대가 되고 외국인이 모두 쫓겨난다는 말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지금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해도 한 번에 모든 것이 바뀌고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 한인사회도 어렵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도 한 방에 해결될 것은 아니다. 대통령 하나 바뀌었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계속 지켜보며 바른길로 갈 수 있도록 세력을 모으고 또 지지하고 반대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인 것을 깨닫고 계속 바르게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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