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50시간 4122km 달리다

착한브라질 2018. 1. 20.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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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글은 이곳 브라질에 사는 이지형 님이 페이스북에 공유한 글을 토대로 작성한 글이다. 연말 여행을 하며 느낀 점을 간단히 서술식으로 올려 이를 토대로 재구성해 봤다.



12월 28일 카드 명세를 어쩌다 유심히 보니 수년간 착실히 모았던 가산점이 해를 넘겨 2일부터 없어진다고 쓰여있었다. 젠장, 얼마나 힘들게 모은 포인트를 없애버린다니! 아까운 생각에 급히 이곳저곳 쓸만한 곳을 찾았는데 사는 상파울루에서 멀리 떨어진 살바도르에 있는 한 콘도를 5일간 사용할 수 있다고 통보 왔다.


평상시 연말에는 놀러 가기 좋지 않다. 휴가와 연말 휴일을 지내려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이 놀러 가는지 연일 인파에 묻혀 지내면 그게 바로 스트레스 밭이다. 하지만 연말 마지막 근무일도 지나 더 선택권이 없었고 비행기로 가자니 돈이 더 들 것이고 얼마 전 새 차도 뽑았겠다 미친 듯이 한 번 출발해 본다.


상파울루에서 살바도르까지 거리는 대략 2.000km 왕복 4000km의 험난한 길이지만 모처럼 가족 여행도 될 겸 해서 한인촌 마트에서 라면. 김치 등 며칠 먹을 식품을 싣고 출발했다. 고속 고속도로를 달리며 수많은 톨게이트를 지나는데 가는 길에만 총 5번 주유했다. 


고속도로에서는 가솔린과 에탄올 효율이 비슷해 저렴한 에탄올을 넣었는데 가는 데만 총 700 헤알(220불) 정도 들었다. 문제는 도로 사정 보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주유소에서는 카드 결제를 받지 않고 모두 현찰을 받았다. 카드 받는 곳은 극소수였고 그것도 다른 주유소 카드는 절대로 받지 않았다.


저녁 8시에 출발한 우리는 Fernao dias 의 BR 381 도로를 타고 달려 Belo Horizonte - Montes Claros - Feira de Santana - Salvador 까지 2061Km 거리를 총 26시간에 달려 그다음 날 저녁 자정에 가까스로 Salvador에서 14km 떨어진 Farol de Itapua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한때 브라질 수도였던 살바도르는 습하고 덥고 사람이 많았다. 해가 바뀌는 31일 저녁 해변에는 온통 흰색 옷을 입은 1백만 명이 몰려다. 너무 많은 사람 속을 뚫고 나오는 데 거의 한 시간 걸렸다. 화장실 가고 싶은데 사람 길은 막히고 주위에는 시선 아랑곳하지 않는 남녀노소 모두 소변을 봐 냄새가 심했다.


역시나 치안이 안 좋은 살바도르는 카메라를 갔고 나가려다 콘도 주인이 말려 반바지에 슬리퍼만 신고 나가 사진 촬영을 하지 못했다. 물가는 대체적 저렴해 4박 사용에 1300헤알(400불) 정도 들었고 연료비도 왕복 1300 헤알 그 외 모두 가져간 식재료로 해 먹어 돈이 들지 않았고 휴게소는 화장실만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는 역시 주유소. 상파울루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있는 주유소는 가짜인지 혼합인지 믿음이 안 가는 에탄올과 가솔린을 팔았다. 또한, 정확한 양을 넣는지 확인 불가능하게 팔았고 가격 또한 상파울루에서 3.6 헤알에 판매되는 것이 4.45 헤알로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그래도 앞에 언제 다시 주유소를 만날지 몰라 플라스틱 통에 20리터를 담아 다녔다. 


길이 좋은 상파울루 주를 벗어나 들어선 미나스 제라이스주 도로 사정은 분리선 표시도 없고 속도 방지턱 길도 좁고, 자갈길 도로처럼 움푹 파인 곳이 많았다. 주유소는 밤에는 운영하지 않았고 감시 카메라가 많아 아주 위험했다. 바이아주 경계를 넘어서자 비로써 도로 사정이 좋아졌는데 감시 카메라 표시가 안 되어 있어 벌금 위험이 있었다.


거리상 13~15시간 안에 도착하겠다 했는데 막상 달려보니 18시간 안에는 도착할 수 없었다. 길이 일자로 쭉 뻗어있고 일부 구간은 170km로 달렸지만 역시나 시간이 맞지 않았다. 4박 후 돌아와서 보니 왕복 4122km에 50시간을 운전한 것으로 나왔다. 돈을 적게 쓰려 출발했지만 돌아오는 데 정말 힘들었다. 다시 하라면 절대로 못할 것 같다. 브라질 도로와 주유소 사정을 보며 깊이 생각하게 만든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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