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인촌은 변하고 있습니다
지금 브라질 경제가 어렵습니다. 연일 안 좋은 경제 불황 소식이 올라오고 2주 후 시작되는 성탄절도 예년과 달리 분위기를 즐길 수 없을 정도로 얼어 붙어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이런 분위기는 처음 본다고 한숨을 쉬는데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는 정치불안은 더욱 우리 장래를 암담하게 합니다. 사실 이런 불황은 몇 년 전부터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과열된 경제 호황은 외국 자본이 몰리며 투기판이 벌려진 것입니다. 월드컵과 올림픽 두 개의 국제적인 행사로 부동산 가격도 수배 올라가고 남들보다 많이 벌어들인 것은 사실입니다. 경제가 호황이었던 것만큼 거기에 투자한 비용이 지금은 고스란히 손해로 남아 더욱 어려워지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우리 한인도 이민 52년 만에 최악의 시기를 지내며 지금 시장은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때 대다수가 의류업에 종사할 만큼 가장 규모가 컸던 옷 장사는 이제 주변에 가게를 닫고 업종변화를 꾀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입니다. 4년 전 30~40대 나이의 140여 명을 기준 삼아 업종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그때 벌써 반 이상이 의류업에 종사하지 않고 타업종으로 변경 중이었으며 대부분 직장 생활하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당시 몇 명을 인터뷰한 결과 옷 장사는 너무 치열해진 경쟁과 낮은 이익 그리고 브라질 정부의 무분별한 조세와 노동법에 시달리다 때려치웠다고 합니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장사 잘하고 계시는 분도 있지만 지금은 4년전과 비교 더 많은 사람이 옷 장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옷가게를 그만두며 자연스럽게 우리 한인촌인 봉헤찌로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고 그 자리에 중국인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후아 쁘라찌스를 보면 중국인 식당과 커피집 그리고 box 상가가 몇 개 들어서고 있습니다. 원래 이들은 가까운 25데마르쏘에서 장사하며 주거지로 봉헤찌로에서 살았는데 불경기와 업종 변화를 시도하며 연일 식당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며 봉헤찌로도 조만간 리벨다지와 같이 중국인 시장이 될 것 같아 걱정이 앞서고 있습니다. 꼭 그것이 잘 못 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럴 거면 우리 한인도 같이 참여하여 봉헤찌로에 먹거리를 만드는 것이 어떨지 조심히 생각해 봅니다.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무엇이 좋을까 제게 문의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옷가게를 벗어나 새로운 시장 개척을 하고 싶다는 욕망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이 좋을지 감을 못 잡고 있더군요. 이에 저는 우리 한인도 먹는 사업 즉 요식업을 개발하면 참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 적이 많습니다. 5년 전부터 혼자 시행하고 있는 반찬닷컴은 브라질 사회에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를 알리며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습니다. 한류 문화로 알려진 K-POP이 인기를 끌며 시작된 관심은 이제 음악,드라마를 넘어 한국의 먹거리를 찾는 브라질 팬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한인촌을 찾아 매운 음식과 빙수를 즐기며 한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일찍 감지한 2세 중 김치버거, 불고기 햄버거를 파는 곳도 있고 한 청년은 김치타코를 개발하여 푸드트럭을 몰고 다니며 장사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요식업계를 새로운 시장으로 보는 우리 2세는 브라질식으로는 경쟁력이 없기에 우리 한식을 이곳 브라질 음식과 잘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중입니다. 우린 한인촌에도 이런 붐이 일어서인지 잘 보시면 한국식 치킨집이 5곳이나 되고 커피집은 7개나 됩니다. 얼마 전 반찬가게 집도 한 개 더 늘었는데 이런 현상은 아주 좋습니다.
봉헤찌로에만 한식당이 수십 개나 됩니다. 밤에만 열리는 실내포장마차와 배달 집을 보면 확실한 경쟁력과 차별적인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리벨다지는 일본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중국.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으로 발전한 것처럼 우리 봉헤찌로도 조금만 더 관심을 두고 개발하면 엄청난 시장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요식업이 의류업과 비교 매출은 적어도 한국 음식 문화는 우리만 가질 수 있고 유일한 이민 지역인 봉헤찌로는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식의 날을 제정하여 우리 봉헤찌로를 찾는 관광객이 줄을 서는 그 날을 우리 모두 같이 꿈꿔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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