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한국을 자주 봤다. 3번 버스를 타야 하는 데 6번 버스를 탔고, 종로에서 내려야 하는데 남대문에서 내렸다. 좁은 골목을 헤매다 하나라도 더 봐야 하는 급한 마음에 헐떡이다 잠이 깬다. 심한 향수병이다.
한국은 내게 아주 먼 나라다. 11살까지 살다 이민 떠났지만, 제대로 보고 배운 것이 없다. 모두 신문, 인터넷에서 배운 것이다. 그러다 가끔 들어오면 모든 게 신기했다. 인터넷으로만 본 문화, 맛, 거기를 보며 하나씩 내 영혼이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내게 너무 먼 나라다. 요즘 항공료도 비싸 온 식구 같이 떠날 수 없었다. 장사를 하며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크게 쓰겠지만, 나와 아내는 월급을 받고 사는 사람으로서 비행기 값도 큰 부담이었다.
아이들이 다섯 살 때부터 한국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하도 유튜브를 봐서 한국, 특히 서울 어린이들이 쓰는 말을 잘 알고 있었다. 한국에서 알지도 못하는 사촌과 친척을 만나고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보고 싶다고 노래를 했다.
그 꿈을 딸이 직접 이뤄냈다. 이번 한글 그림일기 대회에 초대 받아 비행기 표를 두 개 받았다. 나머지는 어찌어찌하여 간신히 비용을 마련했다. 딸이 아니었다면 절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도착하여 쓸 돈이 없었다. 그러다 잊고 있었던 한국 계좌. 그동안 방송 출연료와 원고료를 차곡차곡 8년간 모아놨었다. 많게는 10만 원 적게는 3만 원 이렇게 받았는데 한국 와서 열어보니 그것도 꽤나 됐다. 결국, 이런 비용으로 그동안 잘 쓰고 지냈다.
뿌리를 알게 해 주었고 친구도 만들었고 무엇보다 최우수상도 받은 딸. 그리고 나는 수많은 페이스북 친구를 만나 인연도 맺었고 또한 예전 인연도 만나 정말 반가웠다. 8년 전에는 홀로 왔지만, 이제 4명이 되어 왔다. 이제 브라질로 돌아간다.
잘 놀다 갑니다.
#가족여행 #한국방문
#온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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