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패션 거래를 플랫폼으로 연결하다 - 한인 스타트업 HOUPA

착한브라질 2021. 7. 7.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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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커 지역마다 물류 창고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팔고 싶은 사람과 사는 사람을 지역마다 쉽게 연결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Houpa!의 목적입니다.” 브라질은 세계 4대 의류 시장을 가진 곳으로 우리 한인 대부분도 이곳에서 의류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옷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출시할 이민 2세 김태진 씨의 회사를 소개한다.

 

브라질은 매년 60억 벌의 옷을 생산하며 매출은 450억 불로 세계 4대 데님(진 원단) 생산지, 최대 니트 생산국이다. 의류 업계는 옷뿐만 아니라 원단·원사·포장·봉제 등 모든 것을 합하여 전체 노동력의 16.7% 가 종사하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우리 한인 대다수도 옷을 만들어 파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인은 지난 1960년대 초반 이민을 시작.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의류 업계에 진출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패션 센터인 봉헤찌로(Bom Retiro)와 브라스(Bras) 지역에 한 둘 가게를 얻기 시작하여 한때 2,000여 개가 넘는 상점을 가졌으나 이제는 그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2015~2020년 사이 브라질에 불어닥친 경제 불황으로 우리 한인도 사업을 줄이는 등 타격을 입었다.

 

본격적으로 불황이 일어 수년간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 시작된 코비드19 사태로 격리가 시작되며 오랫동안 영업 정지가 있었다. 손님도 집을 나서기 꺼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시장 변화가 급격히 일었다.

 

수 천 개 가게가 몰린 지역에서 장사하던 한인. 판데믹으로 영업 금지가 이어지자 자구책으로 SNS를 이용한 온라인 판매에 관심을 쏟았다. 물론, 오래전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하여 판매하는 방법은 있었으나 급하게 배우며 만들려니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미리 온라인 사업을 준비한 상점은 매출이 배로 뛰었다. 손님에게 제품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어 주문받고 돈은 송금받아 처리하는 등 간단한 것 같지만 이를 준비 못 한 업체는 사진 촬영부터 버겁고 재고를 연동해야 하는 등 번거로워 한둘 포기하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새로운 것을 배우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8년 의류 판매 플랫폼 Houpa!를 창업한 김태진 씨는 1980년생으로 브라질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을 따라 자연스럽게 옷을 만들며 20여 년간 의류업에 종사했다. 변하는 시장 변화를 예상하고 지난 2016년부터 온라인 판매에 관심을 가졌다. 2018년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Houpa!를 창업했다. 참고로 Houpa!는 옷을 뜻하는 호우빠(Roupa)에서 차용한 말이다.

 

 

 

2012년부터 아내와 Unique Chic 의류 상점을 열어 지금은 두 개의 가게를 가지고 있다. 김태진 씨는 “옷을 만드는 전 과정을 통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옷감을 고르는 것부터 구매, 생산, 재고 관리 등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방법을 찾았고 기존에 있는 많은 프로그램을 통합하여 관리하기 시작했다.

 

자체적으로 만든 시스템이 호환되자 주위에 사용을 권하기 시작했고 2016년부터 시스템 개발에 집중했다. 프로그램 개발자를 영입, ERP 시스템을 만들어 옷 라벨에 QR 코드를 입력하고 이를 스캔하면 판매 관리에서 재고 확인 및 출고출하를 쉽게 검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관심 있게 본 주위 의류 상점에 판매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이 됐다.

 

이때만 해도 소비자와 판매자 간 소통과 지급은 SNS 메신저인 whatsapp를 통해서 했다. 정보 처리와 확인이 어려운 가운데 특히 재고 파악과 지급 방식을 통합할 필요성을 느꼈고 이를 합하여 2018년부터 Houpa!를 창업하게 된 것이다.

 

Houpa! 주 업무는 물류다. 단순히 온라인 판매가 아니라. 전국망을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전국에 제품을 홍보하고 배달 창고를 운영하는 것은 대기업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Houpa!에서는 판매된 제품을 구매자 근처에 있는 가게가 배달하고 판매 커미션을 나눠 받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생산자는 판매대금을 받고, 도·소매 업자는 있는 재고를 빨리 소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온라인 쇼핑을 만들려면 많은 시간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자체적으로 만들기보다 대신해 준다는 개념이 더욱 강하다. 단순한 프리마켓이 아닌 소·도매가 서로 연결하는 플랫폼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까지 1,500여 개 업체가 입점하였으며 이들이 만들어 판매하는 의류 상표는 2만 개에 달하고 있다. 또한 전국의 2만 명의 도·소매 업체가 등록되어 있다.

 

Houpa!를 통한 판매 매출은 총 5천만 헤알(1천만 불)에 상당하다. 작년에만 3천만 헤알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이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태진 씨는 창업하며 스타트업이 무엇인지에 공부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이 무엇인지 배우고 경험하느라 꽤 많은 시간과 실패가 있었습니다. 이를 경험 삼아 이제 규모를 늘리는 과정입니다” 고 밝혔다. 

 

 

현재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판매 관리하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앱은 오는 8월 1일에 공식적으로 공개된다. 가장 큰 경쟁상대로 인스타그램으로 선택한 김태진 씨는 “우리는 단일 플랫폼 내에서 패션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연결하고자 합니다. 또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기반으로 합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며 가장 큰 어려움으로 적절한 직원 채용이라고 말했다. 아직 시장에 제대로 교육받은 전문가가 모자라 사람을 채용하여 교육 시키는 것에 이골이 났다고 한다. 현재 45명의 직원과 함께 차세대 한인사회를 이끌고 나갈 김태진 씨의 Houpa!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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