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이민 오신 명세봉님이 쓰신 책 파라과이 랩소디. 소제목인 지구 끝에서 던지는 이야기가 딱 맞다. 작가 명세봉님과는 이미 페이스북으로 친구가 되어 이런저런 소식을 받고 있었다. 출간 소식은 이미 듣고 있어서 큰 기대를 하진 않았는데 읽어가며 나도 모르게 많은 눈물을 흘렸다. 지금이야 이민 사회가 많이 발전하고 한국도 더욱 잘 사는 나라 되어 많은 사람이 잘 모르겠지만 남미 이민 사회는 참 어려웠다.
나도 처음 1984년도 부모님 따라 이민 왔을 때 당시 받았던 문화 충격은 아직 고통으로 기억 저편에 남아 있다. 요즘 한인은 잘 모를 것이다. 당시 이민 삶이 어땠을지. 당시 받았던 사회적 무시와 불안한 현실 앞에서 무너지는 암담함. 이 모든 것이 이 책에 녹아들어 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다 오셔서 쓰는 글인데도 글 수준이 상당히 높다. 나도 책을 내봤지만 이렇게 멋진 글을 가슴에 와닿게 쓴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 있는 분이라는 것이다.
명세봉님은 지금 파라과이와 브라질 국경도시인 시우다드델에스테에서 미용용품 전문 테라노바 쇼핑센터를 운영하시는 전문 경영인이다. 이 책은 이민을 준비하고 또는 꿈꾸고 있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가장 현실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어 주재원 또는 여행자들이 쓰는 일대기의 책과는 다르다. 한인사회에 가장 어려웠던 이야기를 직접 겪고 보고 쓴 글이다. 물론, 지금은 예전과 같이 큰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이민이라는 것은 참 어렵다.
다른 나라에 정착하며 본국과 떨어져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도전. 요즘 같이 비행기 타고 잠깐 나갔다 오는 외국이 아닌 예전에는 정말 목숨 걸고 나오는 이민 사회. 이제는 2세가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이곳에서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고 어찌 살았는지 또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나도 글을 쓰고 책을 내봤지만 이런 마음속의 이야기 글을 쓸 자신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