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봉헤찌로 한인촌은 변했다

착한브라질 2017. 2. 1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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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인촌은 이미 변했다. 지난 몇 년간 수차례 한인촌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으며 언젠가는 우리 터전을 잃을 수 있음을 알리는 글을 쓴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는 아니지만 정말 많이 변했다. 먼저 큰길은 후아 쁘라찌스를 위주로 주위 거리를 돌아보면 예전 한식당 외에 한국식 빵집, 닭튀김, 햄버거, 어묵 등 여러 가지 먹거리 가게가 새롭게 문을 열고 있다. 물론, 이런 변화는 좋지만 너무 한쪽으로 몰리면 열매를 맺기도 전에 시들어지는 꽃처럼 작은 시장을 두고 싸우며 손해 보는 한인이 속출할까 걱정도 된다.

거의 40년간 이어져 오던 옷가게는 요즘 정말 안된다. 물론, 이런 불황 속에서도 성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 옷가게를 정리하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고 새로운 업종 변화를 꾀하는 사람이 많다. 일전에 두 번에 걸쳐 봉헤찌로 변화를 내다본 적이 있다. 먼저 지난 2011년에 주변 140명을 임의로 선정하여 조사했는데 벌써 반 이상이 의류업에 종사하지 않아 이들은 곧 다른 업종으로 변화할 것이 내다봤다. 두 번째는 리베르다지 일본 촌과 같이 우리 한인촌도 결국 먹거리 문화 사업으로 변신하는 것을 내다본 것이다. 

지금 보면 예상대로 대다수 한인이 먹자 사업에 도전 중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 팥빙수 전문업체도 그렇고 요즘 SNS에서 한인을 상대로 생긴 사고팔고 페이지에는 집에서 만든 반찬과 음식을 배달한다는 광고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정말로 이 모든 먹거리 식당이 잘 될까 하는 의문점이 든다. 한인촌에 있던 기존 60여 개의 한식당, 포장마차 외에 새롭게 문을 여는 식당은 분명 브라질 사람에게도 꽤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역사상 최악의 불황 시기라 누구도 돈을 쓸 사람이 없다.

또한, 한식당뿐만 아니라 봉헤찌로 지역이 브라질 사람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요즘 한식당을 찾은 브라질 친구가 매운 감자탕과 불고기에 소주를 마시는 사람이 심심찮게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브라질 사람은 한인촌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다른 문제는 브라질 손님에 대한 거부감으로 광고도 안 하고 오히려 손님을 받지 않는 곳이 많다. 얼마 되지 않은 우리 한인만 상대하기보다 더 많은 숫자의 브라질 시장을 뚫어야 진정한 한인촌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TV 방송에서 커피의 거리라는 이름으로 후아 쁘라찌스 빵집들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이를 보고 당장 그 주말까지 많은 사람이 몰렸고 지금도 많이 홍보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TV나 잡지가 아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 광고가 대세이다. 대부분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구하고 어디 어느 집에서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작년 초부터 반찬가게, 식당, 빵 가게 몇 개를 선정하여 무료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주고 사진 찍어주고 홍보해줬다.

예전에는 이런 페이지를 열려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고 돈이 들었지만, 이제는 손쉽게 누구나 무료로 열 수 있다. 지금도 페이지를 뚝딱 열어두고 꾸준히 관리하면 가만히 앉아서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우리 가게 제품은 무엇인지, 새 제품은 무엇인지, 배달은 가능한지 더 나아가 주문도 받아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다. 문제는 이런 페이지를 만들어 줬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가게 주인은 관심도 없고 관리할 의지가 없다. 기껏 만들어 놨지만 주문하려 해도, 예약하려 해도 답이 없어 점차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다. 

한인촌은 확실히 변했고 그 중심에는 우리 한인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다수 있다. 한인촌에 버젓이 중국 문화원을 설립하고 있고 중식당과 술집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을 우리는 거부할 필요는 없는 게 똑같이 상대하고 장사하면 매출도 올리고 브라질 소비자에게는 한식과 중식을 맛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이제 한인촌은 가게 숫자와 크기를 따지는 겉모양(하드웨어)보다 제품 설명과 안내를 하는 내면(소프트웨어)을 살려 한인촌 홍보 내용에 더 주력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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