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상파울로 길거리 주차는 스마트폰으로

착한브라질 2016. 10. 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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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최대의 도시 상파울루에는 몇 대의 차가 다닐까? 매일 2,000만 명의 시민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도시에는 지난 2015년 5월 25일 상파울루에 등록된 차량이 800만 대 넘었다. 여기에는 개인 승용차와, 버스, 트럭, 오토바이 등 모든 운송수단을 포함하고 있다. 800만 대를 다시 종류별로 분류하면 100만 대는 오토바이 등 이륜구동, 94만 대는 마이크로버스와 유틸리티 차량, 568만 대는 개인 승용차 그리고 버스는 4만 대이다. 지난 1980년 160만 대에서 1991년 360만 대를 넘어섰다. 2001년도에는 512만 대를 넘어 현재에 이르고 있어 이제 온 도시 17,000km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이 수치도 1년 전 숫자로 매일 700대 이상의 신규 차량이 등록되어 단순 계산해도 1년이 지난 지금은 분명 20만 대 이상이 늘었다. 말이 800만 대이지 요즘 교통 사정을 보면 최악이다. 예전 90년대 후반에 아끌리마썽에서 한인촌 봉헤찌로 까지 차량으로 20분 걸리던 것이 지금은 40분은 기본이고 사고나 공사판이 있다면 1시간 넘을 때도 있다. 물론, 출퇴근 길은 이보다 심해 지옥도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차가 많은 만큼 주차 공간 확보도 어려운데 웬만한 대도시와 달리 상파울루 시에는 유료 주차장이 많다. 브라질 주차 노조(SINDEPARK)에 따르면 도시에 5,346개 주차장이 운영 중이며 50만 개의 주차공간을 매월 6천만 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지역과 시간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차를 세우고 최소 30분부터 계산되어 보통 한 시간에 최소 3불에서 10불 등 다양하다. 시간당 10불 받는 곳은 유명 호텔 또는 주요 상가 지역인데 여기에 차를 잠시 두고 다녀오면 비용이 어마어마해진다. 주차비가 비싸다고 하지만 길에 세워두는 것보다 안전하기에 선호하고 특히 보험회사에서 길에 세워두었다 도난당하면 주위에 유료 주차장이 있었는지에 따라 보상이 달라져 꼭 찾는다. 그렇다고 유료 주차장이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차를 세워두면 긁히거나 내부에 있는 귀중품을 가져가는 것은 애교이다. 일부는 차량 휠과 타이어를 모두 교체한 사건도 있었고 차를 가지고 나가 범죄에 사용한 경우 또는 차량 서류와 부품 번호를 모두 복제해 똑같은 클론 차량을 만들기도 해 나중에 차량 주인이 골치 아파지기도 한다. 하여간 그래도 길에 세워 두는 것보다는 안전하다.




그럼 길에 세워두는 것은 어떤가? 물론 유료 주차장보다는 저렴하게 세워 둘 수 있다. 그러나 도난 위험을 감수하고 세워두는 것은 물론이고 도심 중심지에 차를 세우려면 비용을 따로 내야 하는데 바로 주차 카드인 조나아술(ZONA AZUL)을 사야 한다. 조나 아줄을 번역하자면 파란 지역이라는 뜻인으로 표지판도 파란색 그리고 카드도 파란색이다. 주차 카드는 모든 구간에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지정된 구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표지판에 CARTAO AZUL이라고 쓰여 있는 구간에 지정된 시간 (대체로 오전 7에서 오후 7시) 안에 주차할 경우 한 시간에 한 장의 카드를 써야 한다. 카드에 차번호, 월, 일 그리고 시간을 적어 운전석 앞 창문에 붙여 두면 지나가는 검침원이 눈으로 확인한다. 두 시간을 주차하려면 두 장의 카드를 적으면 되는데 한 장당 공식 가격은 5 헤알(1.5불 정도)에 거래된다. 문제는 이 금액이 길에서 주차를 도와주며 불법 호객 행위를 하는 일명 플라 넬리냐(Flanelinha)를 통해 사게 되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비싸진다. 평상시에 10개짜리 묶음을 사면 되는데 가끔 바빠서 준비 못 하면 비싼 값에 울며 살 수밖에 없었다.



10개 주차 카드는 50 헤알(15불)인데 이걸 한 번에 사서 차에 두고 가끔 쓰게 되는데 이걸 또 훔쳐가는 경우도 있다. 비싸다 보니 주차 카드를 운반하는 차량을 털어 시중에 되파는 경우도 있는데 싸게 나온 것을 썼다가 벌금을 무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는 몇 년째 똑같은 모양을 인쇄해서 팔았는데 이때 사용한 카드를 일 년 후 같은 날에 다시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몇 년 전부터는 모델을 자주 바꾸고 있다. 그래도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어서 부정이 많아 지난 2015년에만 1,500만 불의 손해가 있었다. 이를 막고자 시에서는 사고팔고를 확실히 한눈에 볼 수 있는 스마트폰용 앱을 발표했는데 현재 4개 업체가 운영 중이다. 사용방법은 먼저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한 후 본인 자동차를 등록하고 크레딧을 사서 넣어두고 종이와 똑같이 시간당 5 헤알씩 사용하면 된다. 종이와 다른 것은 주차 시간이 끝나갈 때 미리 메시지로 알려 줘 다시 차로 이동할 필요 없이 그 자리에서 다시 크레딧을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검침원은 카드가 안 보이면 스마트폰으로 번호판을 입력하여 현재 앱을 통해 지불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기존 종이보다는 쓰기 편리한 디지털 조나 아술 이제 사용을 꼭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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