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룰라는 어떻게 되는가?

착한브라질 2016. 3. 2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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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언론에서 연일 지우마 대통령 탄핵과 룰라 전임 대통령 구속이 뜨거운 소식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때,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추앙받던 룰라는 ‘도둑놈’이라는 소리를 듣는 비리의 대명사가 되었고 현 정부와 노동당은 극심한 분노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법원의 허가 아래 도청된 룰라 전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보면 심각한 증거인멸, 정치인 매수, 개인 비리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고 특히, 현 지우마 대통령은 한 나라의 대표가 아닌 전임 대통령의 꼭두각시 같은 행동을 보여 국민의 실망이 큽니다. 2주 전 전국 400여 개 도시에서 300만 명이 참가하며 열린 역사상 최대 대규모 시위는 지우마 대통령 탄핵, 룰라 구속, 비리척결을 요구하며 경제위기와 함께 분열되는 국민화합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라바자또(Lava Jato) 수사에서 드러난 증거로 룰라 구속은 시간문제인데 지난주 수사망을 피해 수석 장관으로 취임하며 다시 한 번 혼란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브라질석유공사(PETROBRAS) 고위임원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여 개시된 라바자또 수사작전. 2년간 수사로 비자금 대부분이 정치계로 흘러들어 간 것을 확인, 최대 건설사 Odebrecht전 대표에게 15년형을 구형하고 전 수석장관이었던 주세 지르세우(Jose Dirceu)를 구속하였습니다. 지우마 대통령과 긴밀한 노동당 상원의원 델씨지오 두 아마라우(Delcidio do Amaral)도 구속되었다, 수사협조 조건으로 석방되었습니다. 룰라 전임 대통령는 건설사로부터 과루자 고급 아파트와 농장을 받았으나 실제 주인이 아니라며 증거를 없애던 중 검찰의 거듭된 출두를 거부하다 지난 4일 연방 경찰에게 강제구인되어 꽁고냐스 공항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조사에서 룰라는 모든 혐의를 부정하며 지금의 사태는 정치적인 표적 수사라며 항의하며 불쾌감을 표출했습니다. 연방 경찰은 이날 룰라 재단과 주변 인물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증거를 확보했으며 지우마 대통령은 그 다음 날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날아와 룰라를 위로하였습니다.

그동안 성역으로 표현되며 건드릴 수 없는 존재로만 평가되던 룰라 강제구인 뉴스는 실시간 전해지며 한 편의 드라마 같았고 브라질자유운동(Movimento Brasil Livre)등 시민운동은 지난 13일 전국적인 시위를 벌였는데 이에 놀란 노동당과 정부는 반대 시위를 열며 지금의 문제는 우파의 불법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드러나는 증거와 조여드는 수사를 피하고자 룰라는 개인변호사의 제시로 면책특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장관직을 지우마 대통령에게 요청하게 됩니다. 장관에 취임하면 모든 수사는 검찰총장이 기소하고 연방대법원에서 심사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대부분 자기편이 뒤를 봐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6일 오후1시 반 법원을 통해 공개된 룰라 도청 내용을 보면 지우마 대통령이 룰라에게 전화하여 ‘만약 필요하면 사용할 수 있도록 서류를 보낸다"고 대화했는데 여기서 말한 서류는 장관 취임서라고 알려져 경찰이 들이닥치면 이미 장관 신분임을 내세우게 한 것이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며 의원들이 "(지우마 대통령)퇴임"을 제창했고 국회 앞에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몰려 시위하며 전국적으로 또 다른 불이 붙었습니다. 추가로 발표된 녹음에서 연방 대법관으로 취임한 에우제니오 아라겅(Eugenio Aragao) 전 연방검찰 부총장 뒤에 룰라 입김이 작용했으며 수사방해를 목적으로 자신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도록 명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통화 내용이 알려지며 궁지에 몰린 지우마 대통령은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가 너무 룰라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아파트, 농장) 주인이 아니라 말해도 믿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정 운영을 위해 룰라를 수석 장관에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도청을 허용한 세르지오 모로(Sergio Moro) 판사는 ":국민의 알 권리는 지도자 위에 있다"며 성역없이 조사한다고 밝혔고 전국 대도시에는 수만 명의 시민이 몰려들며 한목소리로 정권퇴진을 요구하여 이번 장관직 수락은 룰라 스스로 정치 생명줄을 끊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평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21일에 취임하려던 룰라는 17일 오전 10시 수석 장관에 취임하였습니다. 곧이어 연방판사가 직무정지를 명했는데 이유는 취임은 수사를 피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불법이라 명했습니다. 정부의 항소가 이뤄졌으나 지우말 멘데스(Gilmar Mendes) 대법관이 룰라 취임은 편법이라며 정했고 정부가 다시 항소했으나 루이스 푹스(Luiz Fux) 대법관이 기각하며 현재 룰라 장관직은 정지 상태입니다. 한편 취임 소식을 들은 하원은 즉시 지우마 대통령 탄핵 특별위원회 소집을 433대 1로 열어 65명의 위원이 탄핵안을 심사 중입니다. 장관 취임 소식을 들은 국민은 대통령을 지낸 이가 다시 장관직에 취임한 사실에 경악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물론, 노동당과 정부 지지자도 지난 18일 전국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열었는데 지금의 상황은 쿠데타를 노리는 불법 행위라며 국가를 지키자 호소하고 있습니다.

22일 떼오리 자바스키(Teori Zavascki) 대법권은 룰라에 관한 모든 수사를 대법원으로 이원하고 도청 내용 공개도 금지하여 룰라에게 면책특권을 주었습니다. 한편 미쉘 떼멜(Michel Temer) 부통령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PMDB 전국전당대회를 오는 29일 열어 공식적으로 노동당과 결별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럴면 정부는 당장 대통령 탄핵을 막아야 할 정족수가 모자라 식물정부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현 정치문제는 룰라 구속, 지우마 탄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차기 대권을 쥐던 불타고 있는 지금의 브라질 국가를 재건하려면 국민 결집력을 보여야 하는데 지금의 노동당은 전면전을 선포할 정도로 극심한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불탄 집을 수리하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하는 데 반대의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노동당의 해방이 있으면 잘 될 것 하나 없습니다. 지금의 브라질 사항은 국민 분열 시초라고 봅니다. 이런 난세에는 반드시 영웅이 탄생하는데 그 결과가 어떨지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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