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브라질 이민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착한브라질 2015. 9. 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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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브라질을 알리는 착한남편운동본부장입니다.

요 몇 주간 여행을 다녀오느라 글을 많이 못 썼습니다.

떠나기 전 브라질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 글을 올렸는데 역시나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운 글을 쓰는데 칭찬도 있었지만, 비판도 당연히 있더군요.

그런데 제 블로그에서는 직접 견해를 밝히며 설명할 의지가 있지만 남의 카페에서 해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카페 운영자의 방침과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고 자칫하면 오해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깊게 고민한 결과 이번 기회에 제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 외에 다른 카페에 투고하는 모든 활동을 접습니다.

이 블로그는 제 개인의 생각으로 쓰는 곳입니다.

제 의견이나 생각을 보고 싶으신 분은 블로그로 직접 오셔서 보시면 됩니다.

자 그럼 오늘도 담담히 제 생각을 적습니다.






부모님을 따라 브라질에 와서 산지 어언 30여 년이 지났습니다.

자의에 온 것이 아니어서 1세대가 아닌 1.5세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죠.

인생의 1/4을 산 이곳, 이제는 우리 집이라고 부르며 사는 곳입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브라질 경제위기 그리고 사회불안은 이곳 생활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하고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 보아도 브라질에 대해 정이 떨어졌다는 사람, 무섭다는 사람, 싫다는 사람 등 불편을 쏟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요즘 오랜 브라질 생활을 다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경제위기와 브라질 한인 삶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길게 썼으니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물론 브라질이 좋다고 하는 사람도 많고 저도 그중의 한 사람으로서 브라질의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경제위기와 치안불안은 정말 온종일 스트레스받게 하고 있습니다.

장사가 안돼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희망에 살던 이곳, 실제로 성공한 한인이 많고 중산층 이상의 삶을 살던 우리 한인들..

사회 각계각층에서 일어나는 부패.부정는 눈감고 살면 되고 뇌물이 필수사항으로 된 브라질은 그저 여유로움으로 어느 정도 참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장사도 안 되고 더욱 치안 문제는 심해져 자고 일어나면 오늘은 무슨 일이 안 일어날지..

또 주변 가족에게는 큰일이 일어나지 않을지 걱정 또 걱정 속에 살게 하고 있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무서운 브라질을 잠쉬 뒤로 하고 마침 휴가철이기도 해서 일단 쉬자는 생각으로 미국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당연히 미국 여행은 좋았습니다.

일정이 바삐 돌아가서 여유는 없었지만..

뻥뚤린 도로는 움푹 파인 곳이 없고(브라질 도로는 지금 엉망입니다)..

허물어져 가는 집도 잘 안보이고(브라질은 판자촌..ㅜㅜ)

상점에는 제대로 된 가격을 받고(브라질 물가와 비교 저렴합니다)

어디든 제대로 나라가 돌아가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게 어디를 가던 총을 맞을 위험이나 강도가 없다는 것입니다.

뭐 미국도 총기사건과 강도사건이 많지만 브라질 같지는 않아 정말 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너무 편안하고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 받다 보니 퍼뜩 미국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디다

이민이 쉬운 운동도 아니고 그냥 지나치는 생각으로 한 것인데..

이게 자꾸 마음에 걸리며 우리 부모님들이 겪었던 '이민바람' 이 살랑거리더군요.

그러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한국에서 살던 분이 브라질 여행 와서 짧은 시간에 보는 시각. 

좋은 것만 보고 먹으며 한국과 비교하면 여유롭고 한없이 좋아 보이는 브라질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갖은 어려움이 있는 것처럼 저도 미국에서 좋은 점만 보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이런 시각으로 판단한다면 역시나 이민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온종일 일하지 않고 구경만 하다 보면 그 어느 나라도 평화롭고 멋지게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을 살다 보면 갖은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죠.

실제로 미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몇 명을 만나봤는데 치안은 좋지만 살기에는 브라질이 더 좋다고 오고 싶다고 합니다.

물론 예전에는 좋았던 브라질이었지만 요즘 같은 치안 부재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요.


하여간 브라질 이민에 대해 정보를 요청하는 분 중 제가 쓴 글이나 정보에 대해서 크게 동요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물가 비싸고 특히 치안이 어렵다는 것에 대해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정부는 뭐하고 있느냐고 묻는데..

그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에 미국 여행을 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미국은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치안.법.경제 하여간 맞물리면서 안전하게 돌아가는 데 반대로 브라질은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삐거덕합니다.

이게 쉽게 설명이 안 되지만 일단 아래 비디오를 보면 대략 느낌이 옵니다.

강도와 경찰의 총격전으로 두 명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일단 비디오 내용은 좀 충격적입니다. 

마음 약하신 분은 보시지 마세요..



내용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지난 9월 4일 은행에서 돈을 찾은 여성 피해자를 따라온 강도가 가방을 낚아채자 피해자가 막으며 몸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이를 본 주변 경찰들이 몰리자 강도가 여성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는 동안 노숙자 한 명이 용감히 나서서 강도에게 덤벼들었지만 강도가 쏜 총 2방을 맞아 사망했고 이 틈에 여성 인질이 도망치자 경찰들이 강도에게 20발을 쏴서 사살한 것입니다.


이 뉴스는 한국에서 온 출장자와 저 그리고 아내 이렇게 3명이 식당에서 저녁을 먹다가 본 것입니다.

온종일 창문 열지 마라, 길에서 핸드폰 꺼내지 마라, 주차하면 차 안에 앉아 있지 말라고 출장자에게 설명했었는데...

처음에는 왜 그래야 하느지 이해 못 하던 출장자도 위 뉴스를 보고 수긍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저도 조금 남아있던 브라질에 대해서 정이 뚝떨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 사건이 일어난 쎄(Se) 성당은 서울 명동성당과 같이 도심 한복판에 있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물론 평소에도 위험해서 저는 가지 않는 곳이지만 몇 달 전만 해도 저기서 우리 한인성당 설립 50주년 기념미사가 열렸던 곳으로 하여간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입니다.


대낮에 저런 총격이 버젓이 일어나는 곳...

지난 2012년 통계를 보면 4만 명이 총기사건으로 살해됐다고 합니다.

이는 평균 하루에 116명이 죽어 나가는 곳이죠.

또 총기살인율을 보면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은 세계 11위 입니다.

뭐 베네주엘라, 이라크, 콜롬비아 보다는 안전하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확률은 적다는 것을 위안 삼아야 하겠지만 하여간 치안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자료출처:  http://g1.globo.com/politica/noticia/2015/05/arma-de-fogo-mata-116-por-dia-no-pais-segundo-mapa-da-violencia.html

http://veja.abril.com.br/noticia/brasil/brasil-e-o-11-pais-com-mais-mortes-por-arma-de-fogo/



결론은 짧은 여행동안 본 시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역시 브라질 보다는 안전한 미국이 더욱 생각나게 됩니다.

이민 30여 년이 지난 지금 브라질에 제대로 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아 그렇다고 지금 브라질에 오려는 분들에게 두려움만 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온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그리 깊게 받아들이지는 마시고 각자 판단하시면 됩니다.

오랜만에 여행을 하며 깊게 생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떠나고 싶지는 않은 브라질, 언제쯤 안전한 나라가 될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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