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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따를 아는 사람 손!

착한브라질 2020. 2. 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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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빤스(아래 속옷) 입은 채 쓰레빠(실내화)  신고 방에서 나온다. 거울을 보니 런닝구(런닝셔츠)에 빵꾸(구멍)가 났다. 뗑뗑이(물방울) 옷부터 입고 아침 먹으려는데 그릇에 기스(흠)가 나있어 기분 잡쳤다. 오늘은 오뎅(어묵볶음)으로 벤또(도시락) 싸서 나갔는데 아뿔싸 차가 엥꼬(기름이 떨어졌다) 났다. 


한국인이라면 대충 이해하고 남을 말이다.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광복한 날이 70년이 넘었는데 아직 잘 모르고 국적불명 말을 쓴다. 특히 브라질 같이 외국에 사는 한인은 더욱 그렇다.  60~70년대 이민 온 사람은 그 당시 수준에 머물러 한국과 관련된 모든 풍습. 문화가 시간 속에 멈춰있다.


이곳에서 태어난 2세는 더욱 그렇다. 부모가 하는 말을 진정한 한국어로 살며 때로 일본인과 대화하다  어라? 한국말과 비슷하네 생각하며 동화된다. 이 모두 비극적인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알고 있는 사람이 적을 때 조금이나마 알면 서로 배우고 할 텐데 그런 발전이 전혀 없었다.


80~90년대 이민 온 사람은 그나마 변화된 시대 사람이다. 80년대부터 시작한 우리말 찾기 운동이  막 시작할 때였다. 도우미 같은 멋진 말도 이때 생겼고 일본식 선후배가 아닌 선후임으로 순화하는 등 우리말이 제자리 찾았다. 그러나 아직 잘 모른 사람이 많다.


얼마 전에도 지적했는데 연말 모임은 새해를 열어 가자는 뜻의 송년회가 맞다. 일본에서 시작한 망년회를 아주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또 우리 고유문화 설을 두고 굳이 구정이라고 쓰고 있다.  원래 말을 찾아야 하는데 고집인지 아니면 무식한지 예부터 쓰던 전통이라고 그냥 쓴다. 


브라질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곳에서 쓰는 표현이 그대로 말에 남겨 있다. 가령 이런 식이다. "길에서 강도 당해 세군도 데뻬(2o DP: 2경 경찰서)에 갔다 델레가도(Delegado: 서장)왔데" " 어제 길에서 피스칼(fiscal:세무조사관) 에게 잡혔는데 노따(nota:세금영수증)이 없어서 물따(multa: 벌금) 맞았데" 


위 같은 표현은 그래도 애교다. 생활 용어를 이곳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대체하다 보니 그렇다. 자주 사용하는 언어에 맞춰 우리 생각도 바뀐다. 이민 생활이 길어지면 내가 쓰는 말이 많이 바뀐다. 차츰 한국어를 잊어버리기 일수고 포어와 꼬여 말하기 나름이다. 


말과 글은 계속 읽고 써야 한다. 글을 잘 쓰려면 생각이 정리돼야 한다. 생각을 정리하려면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과정이 반복되면 생각도 바르게 하고 말도 예쁘게 한다. 배우기 힘들다고 포르투갈어를 안 쓰고 한국어도 대충 말하면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 못하는 반벙어리가 될 수 있다.


특히 한인사회에 앞서는 사람은 모두 조심해야 한다. 교육자라는 사람이 자기 남편을 오빠라고 부른다. 글 좀 쓴다는 사람이 며칠을 몇일로 쓰는 것은 애교로 볼 수 있다. 그래도 남이 볼 수 있는 글은 항상 조심해야 하고 잘못을 지적하면 인정하고 수정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말은 변한다. 새롭게 재 탄생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게 변한다. 사람이 쓰는 표현과 글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대략 알 수 있다. 이게 옳고 그르고는 아니다. 그러나 잘못된 말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 예쁘게 써야 하고 제대로 써야 한다.  참고로 벌따는 벌금과 포어 앞자를 섞인 것이다. 웃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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