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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수 396

고추장과 쌈장을 즐긴다.

고추를 쌈장에 찍어 먹는 브라질 사람을 본 적이 있나? 나는 봤다, 지난 토요일 첫 한식 아카데미 워크샵에서. 초록 고추도 처음 봤고, 쌈장도 처음 본 사람들이 한입 베어 물더니 깜짝 놀랐다. 다들 궁금해서 무슨 맛이냐 물었더니, 정말 맛있는 향신료라며 손뼉을 쳤다. 그때야 한둘 먹어보고 내가 설명을 다 끝나기도 전에 모든 고추는 사라졌다. 이렇게 우리가 흔하게 먹는 음식 재료가 브라질 사람에게 알려졌다. 이게 내가 한 일이다. 어렵다 말하고 안된다 말할 때 꾸준히 달렸다. 입에 넣어주던 시대는 넘었다. 이제 스스로 만들어 먹고 찾도록 해야 한다. 이게 사업이고 문화다. 추상적으로 봉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많다. 나와 상관없다며 멀리 떨어져 본다. 또는 쓸모없이 한식을 왜 알리느냐며 타박하는 사람도 있다..

브라질 이야기 2023.04.20

브라질에 울려 퍼진 한식 아카데미

꿈을 이루는 사람은 행복하다, 내가 바로 그렇다. 지난 2011년부터 브라질에서 한식 알림 운동을 하고 있다. 방송에도 나가고 요리 교실도 열고 한식 요리책도 만들었다. 이 모두를 어우르는 한식 아카데미 첫 워크샵을 오늘 가졌다. 셰프를 비롯해 인플루언서, 언론인 등 총 12명과 함께 여섯 가지 요리를 만들고 신나게 먹었다. 많이 알려지지 않는 닭날개조림, 콩나물잡채, 양배추쌈, 미역죽, 두부전골, 버섯볶음. 여기에 중간에 만들어 준 콩나물무침과 불고기를 포함하여 8가지 음식을 같이 만들었다. 많이 먹었다. 원래 한두 점 맛만 보는 것인데 만드는 족족 집어 가 사진 찍을 겨를도 없었다. 예전에는 한식을 입에 강제로 넣어주며 먹으라 했는데 이제는 스스로 찾아와서 만들어 먹는다. 이게 내가 지난 10년간 한..

브라질 이야기 2023.04.19

트랙터가 카니발 행렬을 이끌다.

올해 카니발 휴가 기간은 2월 17일부터 22일까지 이어진다. 원래 정식 휴일은 21일 하루고 금요일 저녁부터 놀기 시작하여 수요일 점심부터 정상 근무해야 한다. 그러나 월요일을 이어서 쉬기 때문에 오랫동안 쉴 수 있다. 이때를 맞이하여 가족 여행을 떠났다. 먼저 도착한 곳은 브라질에서 가장 높은 곳에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깜뽀스두조르덩(Campos do Jordao) 휴양도시다. Jordao 이 요르단으로 번역되어 혹시나 하고 오해하는 사람 많은데 그냥 흔한 포르투갈 성씨일 뿐이다. 상파울로주와 미나스제라이스 주 경계선인 Camamducaia 산맥 위에 위치하고 있어 높고 날씨가 선선하다. 아니 겨울에는 영하로 떨어져 눈이 오기도 한다. 브라질에서 그것도 남동부 상파울로시 인근에서 눈이 온다는 사실을..

브라질 이야기 2023.02.22

7차 상파울로 역사 기행

오늘은 상파울로 시 창립 469주년이다. 일 년 중 가장 안전한 오늘, 9명과 함께 7차 역사 기행을 떠났다. 매년하던 코스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가장 높은 지역인 빠울리스따 대로에서 시작했다. 전철을 타고 리베르다지 일본촌을 거쳐 쎄 광장 인근을 돌았다. 무더운 날씨에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안타까운 것은 쎄 광장 앞에서 스마트폰을 날치기당할 뻔했지만, 피해를 보지 않았다. 올해 함께한 9명이 낸 참가비에 내 참가비를 더하여 10명, 총 600헤알(120불 상당) 전액은 양로원 "작은 예수회"에 기부된다. 얼마 되지 않지만 내 작은 재능을 살려 기부한 뜻깊은 일이다. 매년 봉사하고 있지만, 너무 힘들어 내년에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겠다. 오늘 함께하신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

브라질 이야기 2023.01.26

7차 상파울로 역사 기행

오늘은 상파울로 시 창립 469주년이다. 일 년 중 가장 안전한 오늘, 9명과 함께 7차 역사 기행을 떠났다. 매년하던 코스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가장 높은 지역인 빠울리스따 대로에서 시작했다. 전철을 타고 리베르다지 일본촌을 거쳐 쎄 광장 인근을 돌았다. 무더운 날씨에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안타까운 것은 쎄 광장 앞에서 스마트폰을 날치기당할 뻔했지만, 피해를 보지 않았다. 올해 함께한 9명이 낸 참가비에 내 참가비를 더하여 10명, 총 600헤알(120불 상당) 전액은 양로원 "작은 예수회"에 기부된다. 얼마 되지 않지만 내 작은 재능을 살려 기부한 뜻깊은 일이다. 매년 봉사하고 있지만, 너무 힘들어 내년에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겠다. 오늘 함께하신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

브라질 이야기 2023.01.26

설날맞이 생방송 출연

이민 60주년을 맞이하여 올해는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첫 번째로 전국에 방송되는 RedeTV 의 "Manha do Ronnie" 생방송에 출연하여 한국 문화와 맛을 알렸다. 포르투갈어로 한식 요리책을 내놓은 것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게 첫 단추가 되어 방송국에서 출연 요청이 오면 우리 문화도 같이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는 특히 이민 60주년도 다가오고 설날이 겹쳐 두 가지를 한꺼번에 소개했다. 혼자 다 준비할 수 없어서 브라질 한인문화 예술인 연합회의 이화영 회장님과 같이 기획했다. 처음에는 사물놀이와 부채춤, 한복 등 다양한 것을 기획했지만, 최종적으로 한식과 규방 그리고 사물놀이만 출연하게 됐다. 규방의 김영주 씨도 새벽부터 와서 큰 도움 주셨다. 또한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카테고리 없음 2023.01.25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할 때

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사람 그 자체보다 사람이 모여 생각하고 겪었던 경험을 배우는 것이 참 좋다. 그래서 역사 책을 좋아한다. 사람이 한둘 모여 살다 보면 역사가 창조한다. 이를 후손에게 전할 것이냐 아니면 그냥 묻어둘 것이냐는 각자의 사 미지의 바다를 건너 신대륙으로 온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떠나오면 가졌던 그 불안감, 아무것도 없던 땅에서 맞아들이는 막막함.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허망함 이런 감정이 다 고스란히 역사책으로 남아 있다. 살던 곳에서 편안함을 떠나 목숨 하나 달랑 들고 찾아온 이 땅에서 그들은 신기루를 만난 것이 아니라 창조했다. 땅을 개척하고 건물을 짓고, 나라를 만들고 문화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본국과 멀어지고 말투나 생활방식이 달라진다..

브라질 이야기 2023.01.11

2023년 첫 휴가

신나게 놀았다. 2023년을 열어가며 드디어 초등학생이 되는 쌍둥이에게 추억을 남길 여행을 갔다 왔다. 상파울로에서 북쪽으로 130km 떨어진 Itapeva에 있는 Vale Suiço 리조트. 밥도 다 준다고 하니 아이들과 부랴부랴 떠났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상파울로에서 북부에 위치한 미나스제라이스주는 산이 있다. 해발 1,000미터에 자리를 잡고 있어 공기는 좋다. 주위에 큰 공장도 없고 대도시도 없어 조용한 편이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따뜻한 물이 나오는 수영장에서 살았다. 우리 아이들도 물을 이렇게 좋아하는지 처음 알았다. 비는 또 왜 이리 오는지 참나. 비바람에 추울 때는 실내 수영장에서 몸을 데우고 쉬었다. 내 이름에 물 '수' 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나는 물이 참 좋다. 물에서 종일 놀 수 있는..

브라질 이야기 2023.01.08

싼 게 비지떡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보려고 산 TV 리모컨이 고장 났다. 아이들이 여기저기 던지고 막 쓰는 바람에 고장 난 것이다. 집에 굴러 다니는 다른 몇 개의 리모컨을 돌려쓰고 있었는데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보기 위해 리모컨만 따로 샀다. 역시나 가격이 문제다. 배달은 총알 배달같이 4시간이면 금세 온다. 문제는 같은 모델 중 가격이 17 헤알(3.5불)부터 96 헤알(18불)까지 다양하다. '켜고 끄고만 되면 돼'라는 안일함에 싼 것 두 개 주문했다. 결과는 역시나 싼 게 비지떡. 왼쪽이 저가 상품 오른쪽이 정품 일단 받아놓고 보니 정품과 비교해서 무게가 절반밖에 안 되는 가벼움에 놀랐다. 이런 경우 많은 것을 빼고 만든 것이다. 배터리 놓고 몇 번 잘되나 싶었는데 얼씨구 바로 먹통이 된다. 크게 고..

브라질 이야기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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