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야기

어? 브라질이 그래요?

착한브라질 2020. 2. 3.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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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살며 보고 배운 것을 글로 나눈다. 오랜전부터 글을 올렸더니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대학생이 과제 발표를 위해 물어보는 글이 많다. 모두 답해 주는데 조건은 발표 후 그 내용을 나한테 공유해주는 것이다. 내 이름 석 자 알리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알려준 것을 얼마나 이해하고 써먹었는지 그것을 알기 위해서이다. 발표 후 꼭 알려주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역시나 필요한 것 받고 연락 안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래 내용은 대학교 과제 발표를 위해 질문한 것을 답해준 것이다. 발표가 잘 끝났으면 학교와 학부를 소개할 텐데 안타깝게 프로젝트 발표가 취소됐다고 연락 와 글 내용만 공개한다. 처음부터 이 내용을 공개한다고 했기에 글을 다듬어 올린다.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아직 브라질에 대해 너무 모르는 사람이 있어 참고하라는 취지로 올린다. 지극히 내 개인적인 견해이다. 이 점 이해 바란다.



1Q. 많은 사람은 브라질을 더운 나라로 알고 있는데, 일부 유학생 중 남부(쿠리치바) 지역은 밤에는 무척 춥다며 보온 물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남부와 북부의 온도 차이와 음식과 생활양식에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 것인가요?

브라질이 덥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모순입니다. 더운 곳도 있고 추운 곳도 있습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 큰 나라에서 딱 하나로 집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습니다. 적도 바로 밑에 있는 아마존 지역은 매년 계속 뜨겁지만 제가 사는 상파울로를 비롯한 남부지방은 한국과 비슷한 온도를 가진 곳도 있습니다. 특히 우루과이와 접경하고 있는 남부 산간지방은 겨울에 눈도 내립니다. 지금 문의하신 상파울로 평균 날씨와 남부 산간 지방에는 평균 날씨를 보면 서울과 비교해도 그게 그리 높지 않습니다.

문화적인 차이는 1889년 노예를 해방하며 일손이 모자라 유럽에서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였습니다. 그중 백인은 상파울로 만해도 날씨가 무더워 살 수 없었고 점차 유럽과 비슷하게 선선한 빠라나주 산타카타리나주 등 남부지역으로 내려간 것입니다. 그곳에는 우크라이나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북부 등 하얀 피부에 금발 사람이 많이 살고 있고 상파울로에는 이탈리아 남부지방 시칠리아 등 인종적으로 라틴계열이 많이 사는 곳입니다. 이외 북부 지방 바이아주는 거의 대부분이 가장 가까운 아프리카에서 실려 온 흑인이 많아 음식과 문화 모두 다 다릅니다.

참고로 아마존 지역은 인디오가 많이 살던 곳이라 인종이나 음식이나 모두 다 다릅니다. 이렇게 보시는 것과 같이 브라질은 지역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고 뿌리 문화도 다르기에 모두 다 특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2Q. 브라질 인종 비율이 네이버에 따르면 백인 45% 혼혈 43% 흑인 7.5% 기타 1.5%로 검색됩니다. 브라질은 혼혈과 흑인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백인 비율이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백인 비율이 45%로 높게 나타났는데 여기서 백인, 혼혈 간의 문화 차이가 존재하나요? 만약 존재한다면 어떠한 차이가 있는 것인가요?

흑인이 많다는 것도 잘못된 정보입니다. 브라질에서 한국 중국 일본은 같은 민족의 같은 언어 똑같은 화폐를 쓴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너무 모르는 소리입니다. 이렇다 정하지 말고 어떤지 먼저 알아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브라질에 흑인이 많다는 건 영화나 문학에서 잘못 소개한 것입니다. 처음 포르투갈 이민 다음 스페인 등 유럽에서 이민자가 몰려 만든 나라입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수백 년간 많은 노예를 데려왔지만 먼저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차이점은 흑인과 백인 인디오 등 혼혈이 섞이며 인종이 분리됩니다. 따라서 백인이라도 유전자를 조사해 보면 흑인 조상이 섞여 있습니다. 예전 포르투갈 자체도 북아프리카 사람과 섞이며 혼혈이 많이 있어 특별하게 차이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남부지방에는 이백 년 전부터 온 북유럽 이민자가 많아 그들은 파란 눈의 금발 머리 하얀 피부 등 완연히 백인도 있습니다. 참고로 브라질에서는 인종 차별을 큰 죄로 치고 있습니다. 그만큼 서로 차별 못 하게 하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우리 한국인도 이곳에서 살며 큰 차별을 받지 않고 잘 살 수 있습니다.


3Q. 브라질은 부정부패와 치안 불안으로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를 많이 꺼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도 치안이 불안하고 브라질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부에게 주는 뇌물 문화(?)가 만연한가요?

두 가지입니다. 브라질 정부가 부패한 것은 맞습니다. 브라질 정부뿐만 아니라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전 세계가 다 그렇습니다. 내가 사는 곳에서 내가 연줄이 있어 어떻게 하는 돌아가는지 방법을 안다면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다른 나라로 가서 우리나라 시스템과 비교하면 굉장히 차별적이고 부패하다 느껴지는 것입니다. 한국은 세상에서 제일 빠르고 굉장히 잘 돌아가고 있는데 그런 곳에서 살다 외국에 나오면 다 답답하고 다 부정 부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정부가 부패한 것을 꼭 누구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나 다 있는 만연한 것이고 브라질은 부패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관련 시스템이 너무 복잡하고 세금과 규제가 매우 많은 게 걸림돌입니다. 일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데 그러다 보니 당연히 뒷돈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로 제 주위 사람도 강아지 사료 가게를 차렸는데 법에 의하면 가게를 차리고 생산시설을 다 준비해 놓고 허가를 받아야 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허가받는데 몇 년이 걸립니다.

몇 년 동안 장사도 못 하고 준비해야 되는데 엄청난 손해죠 결국 문을 열고 장사하다가 주위 신고로 강제로 문을 닫고 엄청나게 큰 벌금을 받았습니다. 이런 시스템은 가장 고질적인 것으로 몇 명이 먼저 독점하고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유시장주의 또 자유경쟁이 공정하게 돌아가도록 정부의 감시 역할이 중요한데 브라질 같은 나라에서는 잘 안 돌아가는 것입니다.


4Q. 외교부 국제경제 동향에 따르면 2018년부터 브라질 경제 수준이 많이 상승하였고 계속 성장할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통계적인 수치가 아닌 실제로 국민 생활수준이 올랐는지요. 향상되었다면 10~15년 전과 현재의 어떠한 점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시나요?

2000년대 초반부터 전 세계적인 호항으로 2012년까지 브라질은 고성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워낙 없던 사람이 약간의 생활수준이 올랐다고 눈에 띄게 성장한 것은 아닙니다. 판자촌에서 벽돌로 갈았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지금도 다른 나라와 비교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맞는데 워낙 인구도 많고 땅도 크다 보니 그게 피부로 쉽게 와 닿지 않습니다. 국민소득이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라 우리 눈에 보이는 이런 큰 소비성향 변화를 볼 순 없습니다.

브라질에는 한국 인구 정도 되는 중산층의 주 소비자가 있는 나라입니다. 즉 대다수는 한 달 월급이 채 30만 원이 안 됩니다. 이런 사람이 돈을 쓰면 얼마나 쓰겠습니까, 또 이들의 소비시장이 올라간다 해도 얼마나 올라가겠습니까? 한 달에 30만 원 버는 사람이 성장하여 월급이 100% 오른다 해도 60만 원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게 그냥 단순히 인구가 많다 하여 브라질 시장에 들어오면 안 됩니다. 한국 인구 정도 되는 중상층 사람이 있어 그들을 상대로 사업하다 보면 언젠가 성장합니다.


5Q. 만약 대한민국 기업들이 브라질에 진출하고 싶으면 어떠한 준비와 마음가짐으로 브라질에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브라질의 고질적인 세금 시스템 또한 넓은 지역을 관리할 유통망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많습니다. 즉 매력은 있으나 모르고 들어오면 전국에 물건만 깔다가 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시스템을 배우며 깨지며 배우다가 뒤로 다 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수십 년 살며 수십 년 그 사업을 하는 사람을 만나 동업자로 생각하여 장기간 투자하여 배운다고 해야 합니다. 단순히 물건만 보낸다고 되는 것이 아닌, 한국에서 제품 개발한 비용과 시간을 똑같이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승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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